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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보험가입자 외국사로 옮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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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를 등에 업은 보험시장이 치열해지고 있다. 총자산이 200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지속성장을 하고 있는 생명보험(생보) 시장 열기는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한동안 생보시장에서 절대적 존재로 자리 잡았던 삼성·대한·교보생명 등 ‘빅3’의 입지가 점차 낮아지는 대신 외국계 생보사의 약진이 눈에 띤다.


외국계 자산증가율 100%대

지난해 10월말 현재 생보사의 총 자산은 201조4,041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1987년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1993년 50조원 1999년 11월 100조원을 기록한데 이어 2002년 8월 150조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해오고 있다.

삼성·대한·교보 등 ‘빅3’의 전체 생보사 자산의 78.18%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자산은 87조7,232억원으로 생보가 가운데 자산규모가 가장 크고 대한생명 35조8,497억원 교보생명 33조8,904억원 순이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총 자산증가율은 외국계의 급성장으로 정리된다. SH&C생명의 자산증가율은 576.4%로 가장 높았고, 하나생명 159.1% AIG생명 139.5% PCA생명 92.7% 등이다.

외국계의 약진은 자산 뿐 아니라 보험업계의 매출이라고 할 수 있는 ‘수입보험료’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00년 외국계 생보사의 수입수수료는 전체의 5.8%에 불과했다. 이 시기에 삼성·대한·교보생명의 수입수수료 점유율을 80.9%에 달해 토종과 외국계와 극명한 차이가 이뤄졌다. 그러나, 2003년 방카슈랑스 1단계 시행 후 외국계가 13.6%까지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리는 동안 삼성·대한·교보의 점유율은 지난해 10월말 68.5%까지 곤두박질 쳤다. 상위 3사를 제외한 군소 생보사의 점유율은 14.4%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2004년 10월말 현재 외국계의 점유율은 17.0%까지 육박했다. 이 같은 급신장은 2003년부터 도입된 방카슈랑스가 주된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방카슈랑스 통한 매출 급증

방카슈랑스의 영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이 이를 통한 매출변화다. 국내 보험사는 설계사와 대리점을 통한 매출이 핵심이었다. 이러한 환경이 외국사가 적용하기에는 쉽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003년 타 금융기관에서도 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카슈랑스가 도입되면서 판매망의 다양화가 외국사의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외국사의 경우 전통 판매보다는 방카슈랑스를 비롯한 제2, 3의 창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4월부터 10월까지 ‘초회 수입보험료’는 3조823억원 이었다. 이 가운데 전통 모집방법인 설계사와 대리점 임직원을 통한 보험료는 절반에 불과한 1조6,50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방카슈랑스를 통한 1조4,770억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외국사의 방카슈랑스 비중이 국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의 경우 이 기간 동안 6,975억원의 초회 수입보험료를 기록했다. 그 중 설계사(3,534억원)와 임직원(1,206억원) 대리점(909억원)을 통한 수입보험료가 80.99%를 차지할 정도로 전통적 판매 방법에 치우쳐 있다. 대한생명과 교보생명도 전통적 판매방법에 대한 의존도가 각각 73.47%와 67.00%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회보험료 국내사 따돌려

반면 외국사는 설계사와 대리점 판매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반면, 방카슈랑스를 이용한 판매가 상대적으로 높아 국내사와 대조를 이뤘다.
외국사 가운데 국내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AIG생명은 전체 수입보험료 5,539억원 가운데 91.41%인 5,063억원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이뤄졌다. ING생명 또한 2,608억원 중 72.39%(1,883억원)가 타 금융권에서 매출이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생보업계는 외국사가 시장변화에 적절한 대응을 한 것이 국내에서 급신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AIG생명은 “방카슈랑스 보다는 설계사를 통한 판매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면서도 “다양한 채널로 인해 수입보험료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며, 특히, 초회보험료를 기준으로 하면 방카슈랑스 규모가 크다”고 말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설계사를 통한 보험계약 기반이 외국사가 국내사 보다 약했던 것이 지난 2003년 방카슈랑스가 시행되면서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뿐만
, 아니라 텔러마켓(T/M) 사이버마켓(C/M) 등의 가입방법 다변화는 국내사의 점유율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외국보험사의 급신장으로 국내 보험업계의 점유율이 낮아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어 자칫 국내사의 고객이탈이 더욱 심화될 것인가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단계 개방 늦춰야

더욱이 오는 4월 예정돼 있는 방카슈랑스 2단계 개방은 국내 생보사의 입지를 더욱 축소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생보협회는 지난 2003년 1단계 시행이후 외국사와 은행계의 초회보험료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설계사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방카슈랑스 시장에서는 은행의 비율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개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68.60%에 달하는 등 시장의 불균형을 자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3년 9월부터 2004년 8월까지 12개월간 판매된 방카슈랑스 총 금액은 3조1,826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은행권에서 판매된 것이 3조682억원으로 증권(1,144억원) 저축은행(1억원)을 멀찌감치 밀어내고 96.41%를 점유하고 있다.

설계사시장도 방카슈랑스로 인해 상당부분 축소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설계사를 통한 보험료 수입은 지난해 2조6,60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4.7% 하락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경향은 올해도 이어져 1조6,316억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와 함께 금융산업 내에서 생보산업의 비중은 10% 미만으로 방카슈랑스의 무분별한 개방은 은행이 생보산업을 대체하는 기한 상황도 연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또 은행이 과도한 플러스형 영업을 하면서 불완전판매가 거세질 경우 생보 산업의 신용도 하락위험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2단계 개방을 연기해야 한다는 게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업계는 방카슈랑스로 인해 설계사 수가 약 57.5%된 감소된 상황으로 2단계 개방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대량실업과 생보산업 신뢰도 저하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또 불공정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불완전판매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수수료도 규제 해야하는 등 불공정방지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 금융권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 가운데 한 가지가 49%를 넘어설 경우 독점으로 간주토록 돼 있는 부분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는 판매비중 제한을 35%이하로 낮춰 한 금융권에서 많은 상품을 판매토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며 해당 금융권이 15%이상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의 판매비중도 합산해야 할 것을 요구했다.


손보업계도 피해우려

여기에 손해보험도 아직까지 보호되고 있는 자동차보험이 방카슈랑스에 노출될 경우 고객 이탈은 더욱 거셀 것으로 우려된다.
손해보험의 핵심인 자동차 보험은 생명보험업계의 종신보험·CI보험 등과 함께 방카슈랑스 대상에서 제외됐다. 향후 이들 시장이 개방될 경우 국내 보험사에 대한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방카슈랑스로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생보업계는 국내 금융기관 가운데 가장 신뢰를 받고 있는 곳이 은행이고,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설계사 보다 쉽게 접근 할 수 있어 방카슈랑스의 확대는 손보업계도 자유롭지 않다는 견해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손보업계는 발끈하고 있다. 외국의 자동차 보험은 방카슈랑스를 도입하기는 했는만, 그 실적이 저조하다는 게 이유다. 2002년 방카슈랑스를 도입한 국가 가운데 프랑스가 6%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미국도 3%에 불과하다. 영국과 독일도 1%대로 극히 미미하다는 주장이다. 이들 국가들의 또 다른 특징은 직판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등을 통한 판매가 대부분을 기록한다는 것이다.

손보업계는 이에 대해 “외국의 자동차보험 방카슈랑스는 전체 판매에 대해 1~6%선에 불과해 인터넷 보다 효율적이지 못하다”며 “시장이 개방되더라도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자동차 보험은 계약과 동시에 모든 내용을 고객이 인지하게 되는 완전판매 상품으로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해 방카슈랑스 확대에 경계에 눈빛을 보였다.
여기에 생보시장이 방카슈랑스 도입으로 외국사에 대한 시장잠식이 급격히 이뤄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종명기자 skc113@sis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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