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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개혁법안 처리놓고 대립각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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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국가보안법 등 4대 개혁법안 처리에 당의 사활을 걸고 있다. 급기야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지난 6일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국회 법사위에서 기습 변칙 상정하기에 이르자, 한나라당은 국보법폐지안 자체를 무시하고 있다. 이에따라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연내 처리에서 한발 물러서는 한편 사립학교법 친일진상규명법 언론관계법의 연내 처리를 위해 야당측에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마저 순탄치 않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천정배 대표 국보법 연내처리 유보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지난 7일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연내 처리를 유보하겠다”고 밝히고 관련 입법 청문회와 국민대토론회 개최를 제안해 놓고 있다. 천 대표는 이와함께 “연말 임시국회에서 민생 경제 법안을 우선 처리하고 개혁 법안도 합리적 타협을 통해 연내에 처리하자”고 말했다. 천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국보법의 연내 처리는 강행하지 않는 대신 나머지 3대 개혁입법인 사립학교법 친일진상규명법 언론관계법은 연내 처리하겠다는 이른바 ‘3+1’ 방안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보법의 상정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고수키로 하고 법사위에서도 국보법 자체에 대한 논란을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법제사법위원회 날치기 사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여당의 국보법 폐지안 당론 철회 △나머지 3대 법안의 위헌 부분 삭제 후 합의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친일진상규명법 핵심사항 합의

열린우리당은 사립학교 재단이사진의 3분의 1 이상을 ‘개방형 이사’로 채우는 것을 골자로 한 4대 개혁법의 하나로 추진중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경우 7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상정했다. 당초 한나라당은 “여당이 날치기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며 상정에 반대했으나 열린우리당이 연내에 강행 처리하지 않는다“고 약속해 합의 상정이 이뤄졌다. 또 국회 행정자치위도 7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일제강점하 친일반민족 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하 친일 진상 규명법 개정안)의 일부 핵심 조항에 대해 여야가 잠정적으로 합의하고 이를 8일 열린 행자위 전체회의에 넘겼다. 합의한 개정안은 조사대상을 군의 경우 ‘중좌(현 중령)’ 이상에서 ‘소위(현 소위)’ 이상으로, 헌병과 경찰은 계급 구분없이 전부 포함하기로 했다.

하지만 신문시장지배적 사업자 추정을 위해 상위 3개사 점유율을 전체의 60%로 정하고 그 대상을 일간신문에서 종합일간지로 축소키로하는 내용을 포함한 신문법 등 언론관계법안은 일찌감치 문광위에 상정됐으나 언론법안 심의가 본격화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 정종복 의원은 “1990년대 지방 소주 업자들이 진로소주를 겨냥해 1개사 점유율이 전체의 33%, 2개사가 50%를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감축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주세법 개정안을 냈다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았다”며“동아 조선 중앙일보를 정조준한 여당의 신문법안은 위헌이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제출한 신문법안에 명시된 관련 규정은 위헌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견차를 좁히기에는 많은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미경 문화관광위원장은 “신문법을 비롯한 언론법안을 위원회에서 우선 처리한다는 인식에 변함이 없으며 연내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원기 국회의장 직권상정도 거론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의 국보법 폐지안 처리 연내 유보 선언으로 나머지 3개 법안의 국회통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쉽게 낙관할 수 없는 입장이다. 사립학교법의 경우 연내 처리하지 않겠다는 열린우리당의 협약에 따라 한나라당의 동의를 얻어 이제 겨우 교육위원회에 상정한 상태며 언론관계법 역시 시장의 소유지분율에 대한 위헌여부까지 등장하고 있어 논의가 점차 격화되고 있다. 이런가운데 여야 법안심사소위에서 핵심사항에 합의한 ‘친일규명법’만이 연내 처리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따라 열린우리당은 지난 9일 정기국회가 끝났으나 밀려있는 민생관련 법안 처리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임시국회를 소집, 4대 개혁법을 연내에 마무리 지울수도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당이 일방통행식 국회 운영으로 인한 부담 등을 고려할 수 밖에 없어 일단 임시국회만 소집해 놓고 의사 일정은 야당과 협상하는 모양을 취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다 김원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도 제기되고 있다. 여당은 한나라당의 강력한 반대로 4개 법안의 처리가 여의치 않을 경우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직권 상정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보법 양당 정치생명과 직결

여야가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국보법의 경우 열린우리당은 ‘입법전쟁’의 국면에서 하나의 상징적인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국보법 문제가 당의 정체성과 연결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폐지안을 법사위에 상정함으로써 대외적으로 개혁의지를 천명함은 물론 대내적으로는 결속력을 다지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국보법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최후 보루인 만 큼 폐지는 절대 좌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더 복잡한 계산이 깔려있다. 즉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로서는 국보법이 정치생명과 이어져 있어 국보법이 폐지되면 지도력에 결정적 타격을 입게 되며 대권의 꿈도 좌절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양당은 국보법에서 밀리면 내년 4월 재보선은 물론 오는 2007년 대선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어 4개 개혁입법안 가운데 국보법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얼마동안 남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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