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6 (금)

  • 맑음동두천 -13.5℃
  • 맑음강릉 -8.0℃
  • 맑음서울 -11.8℃
  • 맑음대전 -9.5℃
  • 맑음대구 -7.4℃
  • 맑음울산 -6.8℃
  • 맑음광주 -5.9℃
  • 맑음부산 -5.8℃
  • 흐림고창 -6.9℃
  • 제주 2.0℃
  • 맑음강화 -11.5℃
  • 맑음보은 -10.1℃
  • 맑음금산 -9.1℃
  • 맑음강진군 -5.3℃
  • 맑음경주시 -7.5℃
  • 맑음거제 -4.8℃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남과 북의 엇박자, 엇갈리는 남북관계

URL복사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무르익었다는 논의가 무성하다. 이미 남북은 몇 차례 접촉했고 개최 합의를 위한 구체적 조건까지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연내 가능성을 거론했던 대통령은 급한 불을 끄기라도 하듯 회담을 위한 댓가는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대통령의 발언을 자의적으로 고쳐 공개한 청와대 대변인의 소동을 보면 역설적으로 정상회담 진행의 신빙성을 짐작케 한다. 이래저래 수면 아래서 남북이 정상회담 논의를 진행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각종 실무회담도 진행중이다. 개성공단 실무회담에 이어 금강산관광 실무접촉도 논란은 있었지만 진행되었다. 3통(통관·통신·통행)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군사실무회담도 이미 북이 제안해놓은 상태다. 신년 초부터 북은 남북관계 진전에 강한 의지를 보였고 옥수수 1만톤 수용을 비롯해 적극적 행보를 보여왔다. 이명박 대통령도 신년 연설에서 남북관계의 전기 마련을 강조했고 급기야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모저모로 남북관계가 진행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관계개선 조짐 속 여전한 냉기류


물론 남북관계의 긍정적 흐름을 무조건 낙관만 할 수 없는 다른 기류도 존재한다. 남쪽의 급변사태 거론에 대해 북은 국방위원회 명의의 고강도 비난성명을 내놓는가 하면 남쪽을 겨냥한 육해군 합동군사훈련도 보여줬다. 김태영 국방장관의 선제공격 시사 발언은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급기야 북은 NLL을 겨냥한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해안포 사격으로 무력시위를 벌였다.


대화와 회담이 진행되는 한편으로 긴장과 갈등이 지속되는 강온 양면의 두 기류가 남북관계에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커트 캠벨 미 국무부 차관보가 방한하고 왕 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방이 방북하는 등 주변국의 외교적 움직임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2010년 한반도의 지각변동 조짐이 시작된 것 같으나 변화의 방향이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북한의 의도와 한국의 전략이 엇박자를 내는지 아니면 맞장구를 치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진행중인 정세변동을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안팎으로 무르익는 관계정상화 불가피성


정세의 맥을 정확히 짚으려면 본질적 흐름과 곁가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단 북측의 전략은 본질적으로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에 맞춰져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북은 북미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라도 남북관계를 일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핵협상과 북미관계 개선은 핵심적으로 미국과 논의해야 하지만 한국이 발목을 잡거나 딴죽을 걸 경우 협상이 늦춰지거나 장애를 받을 수 있음을 과거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최고위급의 정상회담을 통해서라도 남북관계를 정상화시켜야 할 이유다.


또 화폐개혁 이후 북한 경제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외부로부터 의미있는 지원을 얻기 위해서도 남북관계 개선은 유용하다. 최근 들어 정치·군사적 차원은 강경하면서도 경제적 지원과 남북협력 사업에 적극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물론 북은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숙이면서까지 이명박 정부의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북한의 처지와 대내적 상황 그리고 국제적 여건 등이 2010년 남북관계 진전을 추동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미적거리는 이명박 정부, 도대체 왜?


문제는 이명박 정부다. 북의 적극적인 구애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 속도 진전보다 대북 압박에 아직 미련이 많아 보인다. 북의 잇따른 회담 제의에 오히려 한국은 회담 일정을 연기하고 신중하게 속도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성공단 발전에 핵심 관건인 3통문제는 당연히 군사회담에서 진정성있게 논의되어야 하는데도 북이 먼저 군사실무회담을 요구했지만 남쪽은 왠지 미루는 형국이다.


북이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는 관광재개 문제 역시 이명박 정부는 선뜻 응할 마음이 아직 없어 보인다. 이는 이번 실무회담 결렬에서도 드러났다. 이미 지난해 여름에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관광객 신변안전을 보장하면서 금강산 관광재개를 희망했고 현대아산을 통해 여러 차례 실무회담을 제안했지만 매번 이명박 정부는 당국간 공식라인이 아니라며 거부했다. 결국 북이 통일부에 공식 회담을 제안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회담이 성사되었지만 여전히 이명박 정부는 관광 댓가가 지급되는 금강산관광에 별 관심이 없다. 진상규명과 신변보장 및 재발방지라는 전제조건은 이미 상당부분 해소되었음에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관광재개를 결심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급변사태’ 오기만 기다리는가  


남북정상회담도 마찬가지다. 국군포로 납북자 송환요구에 북이 굴복해야만 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상회담에 조건이 없어야 한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원칙 없는 회담은 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국군포로 납북자 몇 명을 데려오는 것에 정상회담 전체를 올인하는 거라면 그것보다 더한 이벤트성은 없을 것이다. 정상회담의 성사와 성공은 사실 양 정상간 신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수상황을 전제로 한 남북정상회담은 미리 외교라인에서 의견조율을 마치고 정작 회담은 공식적 확인 절차에 해당하는 동맹국간 정상회담과 질적으로 다르다. 요구조건을 들어서 성사되면 그만이고 안되도 그만이라는 식의 접근은 정상적인 정상회담의 성사를 어렵게 만들뿐이다.


사실 이명박 정부 일각의 분위기는 아직도 북한 급변사태와 임박한 통일 기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부흥계획’의 존재가 보도된 후 정부는 공식 확인을 거부했지만 국책 연구기관 등에서 김정일 위원장 유고를 대비한 급변사태 시나리오와 대응방안이 최근 들어 집중 논의되고 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부흥계획 발설자를 찾으려는 강도 높은 조사로 인해 국책기관 연구자들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음은 역으로 부흥계획의 폭발력을 인정하는 셈이다. 대통령의 인식과 청와대의 분위기도 북이 갈수록 어려울 것이며 결국은 결정적 순간이 도래할 것이라는 주관적 기대가 적지 않다. 북과 협상과 회담을 해야 할 통일부가 금년도 업무계획에 ‘미래준비 통일역량 강화’를 제시하고 정부의 통일 노력을 부쩍 강조하는 것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이제 남한정부가 대답할 차례다
 
북은 대화를 원하고 관계정상화를 희망하는데도 아직 이명박 정부는 뚜렷이 화답하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가 그렇게 강조하는 비핵화를 위해서도 남북관계 진전은 필요하다. 한반도 정세에 대한 개입력은 바로 남북관계라는 우리의 독자적 카드를 갖고 있을 때 증대된다. 급변사태를 기대만 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그렇게 기대해 마지않는 급변사태 ‘이후’ 통일과정을 주도하기 위해서도 북에 친남 의식이 확산되도록 해야 하고, 이는 사실 화해와 협력을 통한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마저 매정하게 끊고 대화에는 소극적이면서 내부적으로는 급변사태 운운하며 북한 길들이기와 버릇 고치기에만 익숙한 정부라면 남북관계 정상화는 요원할 것이다.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는 남북관계의 두 기류가 제발 금년엔 화해와 협력의 흐름으로 정착되길 바란다. 그 선택은 이명박 정부에 달려 있다.


* 본문은 디지털 창비 논평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5 서울아트쇼’ 개막...국내 미술작품 한자리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 14회 '2025 서울아트쇼’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A홀에서 진행된다. 국내·외 150여 갤러리가 소장한 전시는 제프쿤스 알렉스카츠 등 해외 작가 작품을 포함해 약 3000여점 규모로 전시한다. 한국미술 오리지널리티 특별전과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 등 다양한 기획전도 함께 마련된다. 특별전으로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김환기, 박서보, 백남준, 이우환, 이중섭, 천경자) ▲김창열에서 하태임까지(이배, 이건용 외 18인)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쿠사마 야요이 외 19인) ▲스컵처가든(광화문을 그리는 고흐 등 대형조각전)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도 구성돼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아트쇼 운영위원회는 "그동안 '서울아트쇼'는 타 아트페어와 차별화를 하고자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를 위시해 다양한 특별전을 기획하여 보다 폭 넓은 문화 향유를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결과 매년 크리스마스 미술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운영위원회는 "서울아트쇼는 소수의 전유물로서의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을 모토로 시작된 아트페어이며, 앞으로도 더욱 과감하게

정치

더보기
【특집】 시사뉴스·수도권일보 선정 2025 국정감사 우수의원
[시사뉴스 박성태, 강민재, 홍경의, 이광효, 김세권, 우민기, 양용기 기자] 이재명 정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국감은 17개 상임위가 총 834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실시했다. 올해 국감은 ‘내란청산’과 ‘민생회복’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며 정치적 공방과 민생 현안이 교차한 가운데 치열한 질의가 이어졌다. 정치·행정 분야에서는 사법개혁 논의와 행정부 권한 남용 논란이, 산업·경제 분야에서는 도심 지반침하 및 산업안전 이슈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유독 특정 인물들이 주목을 많이 받은 2025 국감은 초반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 하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증인 채택 여부는 국감기간인 한달 내내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는 정책 검증과 정치적 공방이 병행된 채 막을 내렸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실태를 분석하고 시정을 촉구한 의원들도 있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재난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화려한 한류 문화에 감춰진 어두운 이면에서 고통받고 있는 약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쿠팡 “유출자 3천개 계정 이름과 전화번호 등 고객정보 저장 후 모두 삭제...외부전송 無”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유출자는 약 3천개 계정의 고객정보를 저장하고 이후 모두 삭제했고 외부 전송은 없었음을 밝혔다. 쿠팡은 25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쿠팡은 유출자를 특정했고 고객 정보 유출에 사용된 모든 장치가 회수됐음을 확인했다”며 “현재까지 조사에 의하면 유출자는 3300만 고객 정보에 접근했지만 약 3000개 계정의 제한된 고객 정보만 저장했고 이후 이를 모두 삭제했다. 외부 전송 등 추가 유출은 없다”고 밝혔다. 쿠팡은 “쿠팡은 디지털 지문(digital fingerprints) 등 포렌식 증거를 활용해 고객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을 특정했다. 유출자는 행위 일체를 자백하고 고객 정보에 접근한 방식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유출자가 쿠팡 고객 정보를 접근 및 탈취하는 데 사용된 모든 장치와 하드 드라이브는 검증된 절차에 따라 모두 회수돼 안전하게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은 지난 12월 17일 유출자의 진술서 제출을 시작으로 관련 장치 등 일체 자료를 확보하는 즉시 정부에 제출해 왔다”며 “쿠팡은 현재 진행 중인 정부기관의 관련 조사에도 성실히 협조해 왔다”고 밝혔다. 쿠팡은 “사건 초기부터 쿠팡은

문화

더보기
군복을 입은 음악가의 일상 기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나의 군악대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20대 초반, 용인경찰교향악단에서 군악병으로 복무하며 보낸 2년 2개월의 시간을 바탕으로, 군 생활과 음악가로서의 성장기를 진솔하게 기록한 작품이다. 클라리넷 전공자로 음악적 역량을 한창 키워가야 할 시기에 군 입대를 맞이한 저자는, 군복을 입은 음악가로 살아가며 느낀 복합적인 감정과 현실적인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음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실력이 퇴보하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불안,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연주자로서의 감각을 유지하려 했던 치열한 시간들이 담담한 문체로 펼쳐진다. ‘나의 군악대 이야기’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은 군악대라는 특수한 공간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점이다. 일반 병영과는 다른 군악대의 일상, 훈련과 연주가 공존하는 생활, 각종 국가 행사와 공연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장면들은 기존의 군대 서사와는 다른 결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 한국 군악대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읽힌다. 또한 ‘사라진 다롱이 일경’, ‘전설의 고향’과 같은 에피소드는 군대 특유의 긴장감과 허무함, 그리고 웃음을 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