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7.30 (수)

  • 맑음동두천 32.0℃
  • 맑음강릉 33.9℃
  • 맑음서울 32.7℃
  • 맑음대전 32.8℃
  • 맑음대구 31.6℃
  • 맑음울산 31.0℃
  • 맑음광주 32.3℃
  • 구름조금부산 31.5℃
  • 맑음고창 33.1℃
  • 구름조금제주 29.9℃
  • 맑음강화 30.8℃
  • 맑음보은 30.5℃
  • 맑음금산 30.8℃
  • 맑음강진군 33.3℃
  • 맑음경주시 31.9℃
  • 구름조금거제 29.1℃
기상청 제공

문화

살아남은 자의 슬픔

URL복사
생각해 보면 오히려 추모 받아야 하는 이들은 노무현이나 김대중이나 용산 철거민 열사들이 아닌 살아 있는 우리들인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의 궁핍과 무지와 나약함인지도 모른다. 살아서도 도대체 살아 있다는 실감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그래서 어떤 우상이 필요한, 어떤 허위가 필요한, 어떤 감상이 필요한, 어떤 대리 만족이 필요한, 우리 시대 모든 이들의 죽음이 추모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죽어 있다는 것을 모르고 단지 자본에 충실한 일하는 기계로, 소비하는 기계로만 살아가는 우리들과 우리 시대에 대한 묵념, 우리 자신들에 대한 고별사인지도 모른다. _송경동(시인)
애도의 시간, 성찰의 시간을 준비하며
당대비평 기획위원회가 ‘당비의생각’ 3번째 책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자의 죽음>으로 다시금 논쟁과 담론의 마당을 펼친다.
이 책은 독일출생‘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라는 ‘불온한’(?) 줄임말을 공유하던 386세대가 이제 40줄에 접어들어 40평대 아파트를 점유하는 ‘안온한’ 생애를 추구하는 2009년, 그 봄에서 여름까지 한국 사회에 불시에 충격적으로 찾아온 ‘누구에게나 기억되는 죽음’과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죽음’을 제재로 불편하고도 불길한 질문을 던진다.
수많은 죽음을 에워싸고 진행된 한국의 민주주의 혹은 정치적 삶. ‘민주화’ 뒤 우리는 정치적인 죽음을 더 이상 전과 같은 열정 속에서 애도하지 못하고 빠르게 잊어버리거나 지워버렸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자의 죽음>은 바로 그러한 죽음과 기억의 정치 동학을 보수 프레임과 ‘노빠’ 현상학으로부터 떨어져 면밀하고도 비판적으로로 성찰하고자 시도하였다.
죽음을 애도하는 일은 살아 있는 자들의 삶을 반성으로 이끈다.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분노할 때, 그것은 우리가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었던 믿음에 일격을 가하며, ‘우리’라는 공동체적 환상을 깨트린다.
산 자와 죽은 자의 삶의 간극
그것은 살아 있는 우리와 죽은 자 사이를 나누었던 삶의 간극을 확인하고 ‘정치적인 것’에 대한 물음으로 이끈다. 오늘 ‘우리’는 그런 애도의 정치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가? 1년이 되어 가는 용산 참사를 둘러싸고 우리가 맞이하는 상황은 어떠한가. 용산 참사로 죽은 이들이 죽은 자들로 온전히 애도 받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그들의 죽음을 애도할 정치적인 공간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그들을 장례 치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의 ‘뜻 알 수 없는’ 갑작스런 죽음 이후 찾아온 애도와 우울증의 스펙터클에 대한 비판적 분석에서 기획을 시작하였다. 처음 질문은 전국적인 ‘노무현 애도 현상’의 분석에서 시작하였으나 뒤이은 김대중 대통령의 죽음을 맞닥뜨리고서 기획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용산-노무현-김대중이라는 질문의 축과 폭을 다시금 구성하였다.
많은 이들이 인간 노무현과 대통령 노무현을 구별하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러한 주장이야말로 정치적인 것일 수도 있다.
노무현의 죽음 뒤 국가기관의 공식적인 추모에서 자발적인 시민의 애도 행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들과 많은 말들이 출현했다. ‘추모’라는 행위가 발휘하는 윤리적인 압력은 민주주의적 정치 공간이 가진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일 ‘성찰’을 위협하기도 하였다.
노무현은 한국 사회에서 매우 독특한 정치지도자였다. 서민 대통령, 비주류 대통령이라는 그의 배경과 활동 방식이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적 정치 비판을 억압한 요소란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저항하는 주체’와 ‘민중’
민주주의적 투쟁을 스펙터클한 고발과 폭로, 즉 ‘원한’의 정치를 상연하는 무대로 굴절시킨 결과는 ‘저항의 정치’를 박탈하였다. 노무현의 죽음을 둘러싼 ‘애도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그들은 대중매체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애도 이벤트 속에서 ‘지켜주지 못한’ 자신의 윤리적 타협을 용인하는 자기만족적인 환상에 머물렀다.
용산의 죽음이 애도되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런 애도하는 주체의 정체성에 거슬리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 주체의 형상은 무엇인가. 모두가 서민을 지향(?)하는 때에, 지금 ‘저항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우리에게 ‘민중’은 무엇이며, 정치적 주체의 형편은 어떠할까.
언제나 남은 것은 ‘법의 판단’이었다. 물론 예상했던 대로 노무현에서 용산까지 법의 판단은 지긋지긋하게도 불공정했다. 언제나 정의를 이해관계의 각축으로 환원하는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2009년의 죽음은 법적 판단의 무력함을 증언하는 것이기도 하려니와 법 자체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민 사회는 ‘불타는 몸들’을 빠르게 망각했다. ‘무관심’이라는 말이 더 적확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MB정부가 성공을 거둔 것도 아니다. 시민들은 무관심했지만, 정부에 지지를 표하지도 않았다.
그 주검들은 어느 편에게도 ‘이미지의 힘’을 상실하게 되었다. 그토록 강렬했던 죽음의 이미지가 그토록 빠르게 망각 혹은 무관심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답변과 재질문을 담은 2편의 기획의 말과 10편의 비평, 2편의 시각 이미지 화보로 책을 꾸민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자의 죽음>은 당대의 날선 비평가들이 참여한 이 에세이와 이미지 사이에서 용산을 애도하는 목소리는 점차 상승하며, 노무현과 김대중에 대한 기억의 침식 작용을 잠시 멈춰 세운다. 가격은 14,000원 / 문의 : 02-3670-1143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박찬대 "국힘 절반 윤리특위로 내란심판 불가능…정당 의석에 위원 구성하도록 법 개정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민의힘 절반 윤리특위로는 내란심판이 불가능하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의힘 절반 윤리특위로는 내란심판이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날 민주당·국민의힘 동수로 구성되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정당 의석 비율에 따라 위원을 구성하도록 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문제가 있는 국회의원을 제명시킬 수도 있는 위원회가 윤리특위지만 그동안 유명무실, 사실상 허울뿐이었다"며 "그래서 저는 지난 15일 정치·정당개혁 10대 공약에 윤리특위 상설화를 네 번째 공약으로 포함시켰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6명씩 들어가는 윤리특위 구성이라니 안될 일"이라며 "쌓여있는 징계요구안, 제명안이 얼마나 중요한데 결론도 내지 못할 5 대 5 윤리특위에서 논의를 하게 한단 말이냐"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 박찬대는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논의해 국민의힘의 뻔뻔스런 요구를 막아내고 아예 국회법에 윤리특위 상설화는 물론이고 구성방식까지 못박아 넣겠다"며 "현재 상임위는 국회법에 따라 각 정당의 의석 비율에 따라

경제

더보기
이노비즈협회, 민간 주도 정책 제안 플랫폼 본격 가동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회장 정광천)가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정책 변화를 위한 민간 주도 정책 제안 플랫폼을 본격 가동한다. 협회는 이노비즈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혁신성장을 지원할 신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노비즈 정책 제안 챌린지’를 오는 8월 15일(금)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챌린지는 중소기업이 직접 체감하는 불합리한 제도와 개선이 필요한 정책 사각지대를 발굴해 정부에 제안하는 참여형 프로젝트다. 이노비즈기업 및 중소기업 정책에 관심 있는 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R&D 지원 △AI 및 디지털 전환 △ESG 경영 △글로벌 진출 △공공조달 혁신 △특허 및 지식재산 보호 △인재 양성 및 일자리 창출 △지방 동반성장 등 8대 핵심 분야 중 1개 이상에 해당하는 제안을 제출하면 된다. 참여는 온라인 접수를 통해 간편하게 가능하며, 1차 심사를 통과한 우수 제안에 한해 상세 제안서를 추가 접수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장성, 창의성, 실현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하여 최종 선정된 7건의 우수 제안은 향후 협회 주관 정책 건의 시 우선 반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각 제안자에게는 이노비즈협회장상과 함께 최대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캐릭터 스틸 공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 시리즈 <애마>​가 캐릭터 스틸을 공개했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과 신인 배우 ‘주애’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공개된 캐릭터 스틸은 80년대를 뜨겁게 달군 ‘애마부인’의 제작을 둘러싼 다채로운 인물들의 모습을 담아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먼저 화려한 의상부터 헤어 스타일, 악세서리까지 완벽하게 갖춘 ‘정희란’(이하늬)의 스틸은 당대 스크린을 풍미했던 탑배우의 아우라를 물씬 풍긴다. ‘희란’은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스타로, ‘더 이상의 노출 연기를 하지 않겠다’ 선언하며 ‘애마부인’의 주연 캐스팅을 거절하는 인물이다. 이하늬는 캐릭터에 대해 ​“단단한 우아함이 뿜어져 나오는 인물. 그냥 서 있더라도 카리스마가 온전히 뚫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해, 그가 표현해낼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희란’에 대한 기대를 모은다. 일약 ‘애마부인’의 주연으로 발탁된 신인 배우 ‘신주애’(방효린)의 반전 매력을 담은 스틸 또한 궁금증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