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지난해에 이어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주요 과목 선택과목 간 유불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목 간 중요도에서는 지난해 국어, 수학 비중에서 수학 비중이 대단히 높아졌으며, ‘불수능’이라 불렸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는 점이다. 이번 수능의 전반적 기조는 변별력 확보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국어, 지난해 수능보단 쉬웠지만 변별력은 유지
국어와 영어가 너무 어려워 ‘불수능’으로 불린 작년보다는 최상위권에게 다소 쉬웠지만, 상위권을 가려낼 만큼은 까다로운 시험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어영역 난이도는 평이했다.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등 선택과목 문항 역시 지난해 수능과 6월 모의평가보다 쉽게 출제됐다. 그러나 변별력이 없는 ‘물수능’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난이도가 평이해진 것은 문학, 지문의 길이가 길지 않고, EBS 연계 50% 지켰기 때문에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게 출제됐고, 독서 파트 또한 EBS 연계로 인해 생소한 지문이 없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난해 수능 1등급 컷 언어와 매체 84점, 화법과작문 86점 보다는 커트라인 점수가 상향 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지난해 수능 언어와매체 표준점수 149점, 화법과작문 147점보다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하락할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수학, 변별력 확보 더 클 것으로 보여
수학영역은 전년 수준 정도로 어렵게 출제됐고 상대적으로 기하 선택과목이 전년 수준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다. 1등급 커트라인 또한 전년 수준 정도를 유지할 정도로 변별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학 선택과목 간 유불리는 그대로 발생이 불가피하여 고득점 학생이 많은 이과 미적분, 기하 학생들이 표준점수에서 높은 점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추세로 보면 국어보다 수학의 변별력 확보가 더 클 것으로 보이며, 선택과목 간 점수 차는 여전히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상황으로는 미적분 표준점수가 가장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영어, 최상위권 1등급 확보 비상, 2등급 확보도 어려워
영어영역은 작년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특히 지난해 경우 1등급이 6.2%에 불과했는데 이번 영어영역은 9월 평가원 모의고사보다 대폭 어렵게 출제됐고,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수준과 비슷하게 출제됐다.
6월 모의평가는 1등급 5.7%, 9월 모의평가는 1등급 16.0%로 난이도가 급등락한 바 있다.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하려던 당초 의도보다 더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 사이 큰 혼란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예상을 했다.
종로학원은 최상위권 1등급 확보에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2등급 확보도 여의치 않을 듯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 1등급 비율을 살펴보면 2018학년 10.0%, 2019학년 5.3%, 2020학년 7.4%, 2021학년 12.7%, 2022학년 6.2%였다. 2등급 이내는 2018학년 29.7%, 2019학년 19.6%, 2020학년 23.7%, 2021학년 29.1%, 2022학년 27.9%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영어 2등급 확보 여부가 관건”이라며 “문과 학생의 주요 전략 과목인 영어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확보해야 하는데 2등급 확보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정시에서 서울권 소재 대학은 영어 변별력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수 있는 구도”라 분석했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이번 시험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됐다”면서도 “직전 시험이었던 9월 모의평가가 무척 쉬워 그를 기준으로 학습했던 학생들은 매우 당혹스러워 할 수 있었다”고 전망했다.
선택과목 간 유불리 “완전 극복 어려워”
문·이과 통합형 체제 2년 차인 이번 시험에서 국어와 수학은 ‘공통+선택과목’ 형태로 수험생들은 공통과목을 풀고 선택과목 하나를 골라 응시했다.
문·이과 통합시험으로 치러지면서 지난해처럼 문과생에게 불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고려해 미적분으로 갈아타는 수험생에 더해 미적분 선택 비율이 높은 재수·반수생이 늘면서 미적분 응시자가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문과를 지망하는 수험생보다 이과를 지망하는 경우 같은 수의 문제를 맞혀도 더 높은 표준점수를 얻게 된다는 논란은 이번 시험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출제기관장인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원장도 지난 17일 국어와 수학 영역의 선택과목 간 유·불리 논란을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렵다”고 시인했다. 이어 “선택과목에 대한 난이도 차이를 현재와 같이 조정하지 않으면 쉬운 과목을 택하는 학생들이 또 유리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지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종합적으로 금년도 입시는 수학에 대한 비중이 대단히 높고 이과 학생들의 선택지는 넓어질 수 있다. 반면 문과 학생들은 정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차지원 등 여러 변수를 면밀히 예상하고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