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6 (금)

  • 맑음동두천 -13.5℃
  • 맑음강릉 -8.0℃
  • 맑음서울 -11.8℃
  • 맑음대전 -9.5℃
  • 맑음대구 -7.4℃
  • 맑음울산 -6.8℃
  • 맑음광주 -5.9℃
  • 맑음부산 -5.8℃
  • 흐림고창 -6.9℃
  • 제주 2.0℃
  • 맑음강화 -11.5℃
  • 맑음보은 -10.1℃
  • 맑음금산 -9.1℃
  • 맑음강진군 -5.3℃
  • 맑음경주시 -7.5℃
  • 맑음거제 -4.8℃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1980년의 언론학살과 2010년의 언론장악

URL복사
1980년 5월 광주를 피바다로 만든 신군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언론검열을 통해 사실보도를 철저하게 통제했다. 총칼을 앞세운 언론통제가 얼마나 공포적이었는지 편집국내에서도 거개가 모를 정도였다. 그 상황에서 양민을 폭도로 둔갑시키고 학살을 폭동으로 조작한 보도가 모든 언론매체를 도배질했다. 그 뒤 7, 8월 들어 언론인 800여명을 강제해직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등급을 나눠 취업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뒤이어 11월 언론사 통-폐합을 단행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방송, 신문들이 앞을 다퉈 보안사 사령관 전두환을 구국의 화신으로 신격화하며 국권탈취의 길에 붉은 양탄자를 깔았다.
30년이 지나 2010년 1월 7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1980년 언론사 통-폐합 및 언론인 강제해직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1988년 국회 언론청문회, 1997년 대법원 판결, 2007년 국방부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가 이미 불법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보도자료를 보면 다 알려진 내용으로 새로운 사실이 없다. 이번 발표는 과거와 달리 통-폐합에 무게의 중심을 두고 강제해직은 곁가지 정도로만 취급했다. 다만 진실규명을 넘어 명예회복과 피해구제를 유난히 강조한 점이 다르다.
진실화해위는 신군부가 체제에 순응하는 언론구조를 만들려고 언론계의 저항세력을 30%로 규정하고 이들의 해직을 언론사에 강요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한국신문협회와 한국방송협회의 자율결의라는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는 보안사가 비판적인 언론인 명단을 작성해 언론사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언론사는 보안사로부터 지시받은 일정비율에 맞춰 자체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한 다음 비리, 무능 등의 이유로 해직시켰다는 것이다. 일부 해직자는 삼청교육대에 입소시키거나 취업을 불허한 상태에서 부조리, 무능력이란 낙인을 찍음으로써 가정파탄, 생계곤란, 불명예 등의 고통을 당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해직선풍에 앞서 보안사는 언론검열에 항의해 제작거부를 결의한 한국기자협회 회장단을 지명수배를 통해 체포한 다음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온갖 고문을 자행했다. ‘악질’로 분류된 해직기자에 대해서는 전화도청, 동태파악을 통해 취업활동을 봉쇄하고 직장동료와의 접촉도 차단했다. 가족이 직장에서 쫓겨나는 피해를 입은 사례도 허다하다. 지역적으로는 호남출신이 단연 많았다. 유학을 위한 여권발급도 거의 거부했다. 반면에 신군부에 빽을 쓴 사람은 해직시켰지만 곧 복직시켜줬다. 신군부의 실세 허문도를 배출한 조선일보는 해직기자가 2∼3명에 불과했다. 언론사에 따라서는 편집방향과 무능경영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명단에 끼워넣어 자르기도 했다.
언론사가 난립하면 취재경쟁은 필연적이어서 효율적인 언론통제가 어렵다는 것이 신군부의 기본적인 판단이었다. 언론사 통-폐합의 목적은 바로 거기에 있다. 중앙일보 계열의 동양방송(TBC)과 동아일보 계열의 동아방송(DBS-라디오)을 KBS에 통-폐합시켰다. 당시 가장 비판적이었던 기독교방송(CBS-라디오)은 보도기능을 중지시켰다. 신문의 경우 신아일보를 경향신문에, 경제지인 서울경제와 내외경제는 본지인 한국일보와 코리아 헤럴드에 각각 합병시켰다. 통신사는 동양통신과 합동통신을 합쳐 정부소유의 연합통신을 만들었다. 지방지는 1도 1사 방침을 세워 14개 신문사를 10개로 줄였다. 진실화해위가 해직기자가 1,000여명이라고 발표한 것을 보면 통-폐합 과정에서 추가로 200여명이 더 해직된 것으로 짐작된다.
한나라당의 뿌리는 전두환의 민정당이다. 그 탓인지 이명박 정부는 언론장악의 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군인의 총칼은 없지만 경찰의 곤봉을 믿는지 막무가내로 밀어붙인다. KBS, YTN 사장을 언론특보 출신으로 잘아치우고 다음 차례로 MBC를 넘나본다. 낙하산 사장투하를 반대한 언론인을 해고하거나 정직, 좌천, 감봉 따위로 결박하고 있다. 정권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뉴스 진행자, 토론프로그램 진행자의 마이크를 뺏는다. MBC의 <뉴스데스크>와 <100분 토론>이 대표적이다. 쓴소리를 내는 오락프로그램 진행자도 예외가 아니다. 시사프로그램도 수난시대를 산다. 아예 없애거나 제목, 시간대, 성격을 예사로 바꿔버린다. 아니면 검찰이 제작진에 올가미를 씌우고, 아니면 보복인사를 단행한다. MBC의 , YTN의 <돌발영상>이 바로 그 표적이다.
이명박 정부는 법제화를 통해 체계적-조직적인 방송장악을 기도하고 있다. 신문법-방송법 개악이 그것이다. 한나라당이 언론법 개정안을 불법으로 날치기 처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절차적 위법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유효하다고 억지를 부리며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친여신문 조-중-동한테 종합편성채널을 주려는 술책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신문시장은 조-중-동이 독과점 체제를 구축하고 친정권적 여론조성을 주도하고 있다. 방송시장도 신문시장과 유사하게 개편하려는 의도로 조-중-동한테 종합편성채널을 주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을 설득한 논리가 부족하다.
왜 새해 벽두에 진실화해위가 서둘러서 해묵은 언론사 통폐합과 언론인 강제해직을 들고 나왔는지 의문이다. 조-중-동과 한나라당은 언론인 강제해직의 진실규명이나 피해구제에 대해 지난 30년 동안 냉소적이었다. 또 과거사위원회 등을 거론만 해도 신경질적인 거부반응을 보여 왔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언론사 통-폐합은 현실적으로 원상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 까닭에 과거정권들은 이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고 기피적이었다.
그런데 한 세대가 지나서 진실화해위가 “전두환 신군부, 정권장악 위한 언론 통-폐합”이란 주제와 “64개 언론사 18개로 강제 통-폐합…정기간행물 등록취소, 언론인 강제해직도”란 부제를 단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제목만 봐도 통-폐합의 의미는 확대하고 강제해직의 의미는 축소하고 있다. 그리곤 명예회복과 피해구제를 유독 강조하고 있다. 그 의도는 무엇일까?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과 관련해 쉽게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종합편성채널을 조-중-동에 주려는 논리적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속셈일 것이다. 그 해답은 강제해직은 외면하면서 통-폐합만 부각시키는 조-중-동의 보도행태에서도 나온다.
중앙일보는 이 기사를 1면 머리로 다루고 관련기사를 4-5-6면에 깔았다. 사설은 “국가는 언론통폐합의 피해구제조치 취하라”라고 요구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1면 중간 머리기사로 싣고 관련기사를 4-5면 전면에 취급했다. “신군부 ‘언론학살’ 구제조치 있어야”라는 사설을 실었다. 두 사설은 똑같이 강제해직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고 통-폐합의 피해구제만 주장하고 있다. 구제조치는 무엇일까? KBS에서 KBS TV2와 라디오를 뺏어서 달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종합편성채널을 달라는 소리다. 이와 대조적으로 피해가 없는 조선일보는 사설은 아예 없고 기사도 1면 하단에 3단으로 간단하게 취급했다. 종합편성채널 허가에 있어서 경쟁관계에 있는 중앙-동아일보를 의식한 축소보도이다.
연초부터 김인규 KBS 사장이 수신료 인상을 주장하고 이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구체적 액수까지 제시하며 맞장구치고 있다. 수신료 인상의 단행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해 KBS가 700억원 이상의 흑자를 시현했다. 이런 현실에서 수신료 인상이 그리 시급하지 않다. KBS의 수지개선이 아닌 광고폐지 또는 대폭축소를 겨냥한 것이란 판단이 옳다. 종합편성채널 허가를 위한 광고기반을 조성하려는 노림수인 것이다. 다시 말해 수신료 인상은 KBS에서 광고를 빼내 종합편성채널로 몰아주려는 계산인 것이다. 신군부는 무력으로 방송계를 개편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제도를 통해 방송계 개편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의 유통경로를 장악하는 자가 권력을 장악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원 1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73.5%가 “주류신문사들의 방송진출로 여론독과점이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라고 대답했다. 신문시장에 이은 조-중-동의 방송진출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소리다.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의 “채널이 늘어나 시청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질 것”이란 주장에 대해서는 8.8%만이 동조했을 뿐이다. 또 “노무현 정부와 비교할 때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86.4%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 중에서 69.4%는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다”고 대답했다. 심대한 언론탄압이 자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1980년 신군부의 언론학살과 2010년 이명박 정부의 언론탄압이 시대상황에 따라 접근방법이 다른 뿐 본질적으로는 같다는 언론학자들의 합창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5 서울아트쇼’ 개막...국내 미술작품 한자리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 14회 '2025 서울아트쇼’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A홀에서 진행된다. 국내·외 150여 갤러리가 소장한 전시는 제프쿤스 알렉스카츠 등 해외 작가 작품을 포함해 약 3000여점 규모로 전시한다. 한국미술 오리지널리티 특별전과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 등 다양한 기획전도 함께 마련된다. 특별전으로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김환기, 박서보, 백남준, 이우환, 이중섭, 천경자) ▲김창열에서 하태임까지(이배, 이건용 외 18인)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쿠사마 야요이 외 19인) ▲스컵처가든(광화문을 그리는 고흐 등 대형조각전)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도 구성돼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아트쇼 운영위원회는 "그동안 '서울아트쇼'는 타 아트페어와 차별화를 하고자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를 위시해 다양한 특별전을 기획하여 보다 폭 넓은 문화 향유를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결과 매년 크리스마스 미술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운영위원회는 "서울아트쇼는 소수의 전유물로서의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을 모토로 시작된 아트페어이며, 앞으로도 더욱 과감하게

정치

더보기
【특집】 시사뉴스·수도권일보 선정 2025 국정감사 우수의원
[시사뉴스 박성태, 강민재, 홍경의, 이광효, 김세권, 우민기, 양용기 기자] 이재명 정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국감은 17개 상임위가 총 834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실시했다. 올해 국감은 ‘내란청산’과 ‘민생회복’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며 정치적 공방과 민생 현안이 교차한 가운데 치열한 질의가 이어졌다. 정치·행정 분야에서는 사법개혁 논의와 행정부 권한 남용 논란이, 산업·경제 분야에서는 도심 지반침하 및 산업안전 이슈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유독 특정 인물들이 주목을 많이 받은 2025 국감은 초반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 하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증인 채택 여부는 국감기간인 한달 내내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는 정책 검증과 정치적 공방이 병행된 채 막을 내렸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실태를 분석하고 시정을 촉구한 의원들도 있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재난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화려한 한류 문화에 감춰진 어두운 이면에서 고통받고 있는 약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쿠팡 “유출자 3천개 계정 이름과 전화번호 등 고객정보 저장 후 모두 삭제...외부전송 無”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유출자는 약 3천개 계정의 고객정보를 저장하고 이후 모두 삭제했고 외부 전송은 없었음을 밝혔다. 쿠팡은 25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쿠팡은 유출자를 특정했고 고객 정보 유출에 사용된 모든 장치가 회수됐음을 확인했다”며 “현재까지 조사에 의하면 유출자는 3300만 고객 정보에 접근했지만 약 3000개 계정의 제한된 고객 정보만 저장했고 이후 이를 모두 삭제했다. 외부 전송 등 추가 유출은 없다”고 밝혔다. 쿠팡은 “쿠팡은 디지털 지문(digital fingerprints) 등 포렌식 증거를 활용해 고객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을 특정했다. 유출자는 행위 일체를 자백하고 고객 정보에 접근한 방식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유출자가 쿠팡 고객 정보를 접근 및 탈취하는 데 사용된 모든 장치와 하드 드라이브는 검증된 절차에 따라 모두 회수돼 안전하게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은 지난 12월 17일 유출자의 진술서 제출을 시작으로 관련 장치 등 일체 자료를 확보하는 즉시 정부에 제출해 왔다”며 “쿠팡은 현재 진행 중인 정부기관의 관련 조사에도 성실히 협조해 왔다”고 밝혔다. 쿠팡은 “사건 초기부터 쿠팡은

문화

더보기
군복을 입은 음악가의 일상 기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나의 군악대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20대 초반, 용인경찰교향악단에서 군악병으로 복무하며 보낸 2년 2개월의 시간을 바탕으로, 군 생활과 음악가로서의 성장기를 진솔하게 기록한 작품이다. 클라리넷 전공자로 음악적 역량을 한창 키워가야 할 시기에 군 입대를 맞이한 저자는, 군복을 입은 음악가로 살아가며 느낀 복합적인 감정과 현실적인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음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실력이 퇴보하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불안,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연주자로서의 감각을 유지하려 했던 치열한 시간들이 담담한 문체로 펼쳐진다. ‘나의 군악대 이야기’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은 군악대라는 특수한 공간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점이다. 일반 병영과는 다른 군악대의 일상, 훈련과 연주가 공존하는 생활, 각종 국가 행사와 공연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장면들은 기존의 군대 서사와는 다른 결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 한국 군악대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읽힌다. 또한 ‘사라진 다롱이 일경’, ‘전설의 고향’과 같은 에피소드는 군대 특유의 긴장감과 허무함, 그리고 웃음을 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