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23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책과 사람

중국을 지배해온 한자의 힘

URL복사
문자와 권력, 언어와 욕망, 이데올로기와 무의식의 조합에 관한 서양의 이론을 녹여 동양 고전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을 해온 김근 교수가 한자에 숨어든 권력 담론과 그 너머에 존재하는 잉여와 역설을, 동전의 양면을 번갈아 보이듯이 드러냈다.
욕망을 대변한 과정과 이치
중국은 대략 400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한 국가 체제를 유지해온 나라다. 중국은 오랜 시간 그 모습으로 존재해왔기에 특별히 기이한 현상은 아닌 걸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마다 다른 정서와 시각을 지닌 개인이 모인 한 사회 틀 안에서 그토록 오랫동안 통일을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구성원 사이에 상호 이익에 근거한 느슨한 연합 형태라면 모를까 종족이나 민족 정서와 같은 정체성에 근거한 전체주의적인 통일이라면 더욱 유지하기 어렵다. 한 통일 체제로서 4000년의 역사를 유지해온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면, 여기에는 어떤 인위적인 힘이 작용했을 터인데 중국인들은 그 힘을 한자에서 찾는다. 국가와 사회의 분화는 대개 언어의 분기에서 비롯되는데, 중국 역시 방언의 복잡한 분기로 인해 의사소통이 어려워 분화 분열의 위험이 상존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미지로 소통하는 한자를 문자로 쓴 덕에 이 난관을 극복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먼저 이러한 주장이 일리 있다고 받아들이되, 단순히 의사소통만 된다고 해서 한 사회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짚어낸다. 중국에는 역사의 흐름을 뒤바꿀 만한 획기적인 혁명이 없었다. 저자는 그 이유를 상징 주변에서 배회하는 잉여가 세력화되지 않도록 모순을 적절히 흡수해왔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면서 모순과 역설에 적응할 줄 아는 존재론적 사유 방식이 중국 문화에 전반적으로 전이된 현상을, 적벽대전과 잘 알려진 새옹지마 고사, 루쉰의 ‘아Q정전’의 장면, 역설을 담은 한시 등을 인용해 설명한다. 중국은 넓은 대륙을 하나의 통일국가로 유지하고자, 이상적인 국가 및 사회 체제와 그 속에 사는 인간의 바람직한 인격상을 관념적인 틀로 만들어놓고, 이를 한 이념으로써 세계에 무차별적으로 적용하는 통치 방식을 채택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무(無) 위에 세워진 관념적인 사상 체계를 사람들이 당연한 이치로 받아들이게 하려면 문화적 도구나 통로가 필요했는데, 그 역할을 한자가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자가 중국인들의 욕망을 제조하고, 그 욕망을 대변해온 과정과 이치를 주장하고자 한자의 언어학적 특성과 주체들의 욕망에서 비롯되는 환상을 억압해 권력의 담론을 헤게모니로 인식하도록 기획한 과정, 역사의 흐름에 따른 한자 서체의 발전 과정을 서술한다. 또 역대 권력의 이데올로기 생산 과정에서 산출된 결과물인 ‘설문해자’가 어떤 책인지를 설명하고, 표의 기능, 관념을 형성하는 기능을 통해 한자가 헤게모니를 구성하는 원리, 육서를 통해 한자가 구성하는 사물의 질서를 밝힌다. 한자가 중국을 통치해온 과정을 분석하는 이러한 서술의 흐름 안에 언어학과 서양 철학의 관점이 녹아든 퓨전적 해석이 돋보인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김문수 “李, 과거 ‘미군 점령군’ 발언 사과해야”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3일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는 지금이라도 과거 (미군)점령군 발언을 사과하고, 한미동맹에 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후보는 과거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며 폄훼한 바 있고,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매도한 적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4500명을 괌 등지로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며 “미국 정부 차원의 공식적 검토나 발표는 아니지만,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단순한 병력 이동이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와 직결된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주한미군 철수가 현실이 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 섞인 전망이 퍼지고 있다”며 “저는 앞으로도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 한미 핵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한국형 3축체계 고도화 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즉각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주한미군 주둔과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긴밀히 협의해 나

경제

더보기
허영인 회장 중대재해처벌법 고발 당해...사면초과 SPC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SPC 계열사 공장에서 또다시 사망사고 발생했다. 최근 3년간 벌써 세 번째다. 현재 형사재판 중인 허영인 SPC 회장의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강력 대응을 주문하고 있고, 고객들의 불매운동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동일한 패턴의 반복되는 사망사고 지난 19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작업자 A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A씨가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A씨 부검을 진행한 뒤 경찰에 “머리, 몸통 등 다발성 골절로 인한 사망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을 냈다. 시흥경찰서는 공장 관계자 일부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고용노동부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SPC시화공장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회

더보기
호산대, 방사선과 ‘경주월성원전 및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산업시찰’ 시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호산대학교 방사선과는 2025년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에서 학과별 실험실습 수월성 제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경주월성원전 및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 산업시찰’을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방사선과 재학생 38명은 지난 13일 ㈜한국수력원자력 경주월성원자력 본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을 견학하여 국내 가동 중인 주요 원전 중 하나인 월성본부의 발전 설비 및 안전 관리 체계, 원자력 발전의 원리, 비상 대응 시스템, 방사선 관리 등 실제 운영 현황, 방사성 폐기물의 수집, 분류, 운반, 저장, 처분 과정 등을 체험하였다. 산업시찰에 참여한 방사선과 1학년 이진규 학생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 어떻게 분류되고 안전하게 처분되는지를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었고, 평소 궁금했던 점을 전문가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투명하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또한 원자력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호산대 방사선과 학과장 곽병준 교수는 “에너지 안보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원자력의 역할과,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 모델을 이해하는 계

문화

더보기
독자가 대통령에게 추전하는 책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대통령이 읽었으면 하는 책을 회원들에게 직접 추천받는 ‘21대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책’ 기획전을 진행한다. 이번 기획전은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맞이해 새 대통령이 책을 통해 국민들과 소통하고 연결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기획됐다. 도서 추천 기간은 6월 15일까지이며, 예스24는 댓글로 추천하고 싶은 책을 소개한 회원 1000명에게 YES포인트 500원을 선물할 예정이다. 5월 20일 기준 현재까지 예스24 회원들이 가장 많이 추천한 도서 1위에는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의 사회정치 분야 역작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가 올랐다. 세계 여러 나라의 사례를 통해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 신호를 미리 인식하고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 법을 담은 이 책은 2018년 출간된 구간임에도 지난해 12월 이후 역주행하며 다시 사랑받고 있다. 이외에도 △‘공정하다는 착각’(‘사회적 분열을 이해하고 진정한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 △‘손자병법:세상의 모든 전략과 전술’(‘고전에서 리더의 모습을 배우고 사회통합과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 △‘다정한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대선투표 안하고 여행가겠다”는 정치무관심 층.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요즘 TV뉴스는 아예 안 봅니다. 보면 신경질만 나고 스트레스받는데 그걸 왜 봅니까? 예능프로하고 스포츠 중계만 봅니다. 이번 대선투표요?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 안 하고 아예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해 보았다. “아니, 그래도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데 대선후보 공약도 확인하고 TV토론도 보시고 관련뉴스도 챙겨보면서 누구를 찍을지를 선택하고 투표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투표를 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자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상황, 마치 대통령이 된 듯한 야당 후보를 보면 어차피 결론이 난 게임 같아서 투표할 마음이 싹 없어지더라구요.” 청년층들에게도 “이번 대선 투표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대선 투표를 언제 하는데요?” “나라만 잘 살게 해준다면 누가 대통령 되어도 상관없는데 그런 대통령 후보가 없는 것 같아서요.”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선 유권자 중 50대(지난해 말 기준 870만6,37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0대(781만8,783명) 노년층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원래 정치에 무관심한 편인 20대 청년층에서조차 이러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