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27 (금)

  • 맑음동두천 13.6℃
  • 맑음강릉 15.1℃
  • 연무서울 13.4℃
  • 연무대전 16.7℃
  • 연무대구 19.0℃
  • 연무울산 19.5℃
  • 연무광주 17.4℃
  • 연무부산 20.0℃
  • 맑음고창 17.6℃
  • 구름많음제주 19.7℃
  • 흐림강화 6.8℃
  • 맑음보은 15.1℃
  • 맑음금산 17.4℃
  • 맑음강진군 20.3℃
  • 맑음경주시 18.7℃
  • 구름많음거제 18.2℃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정부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URL복사

많은 이들이 세계화의 급격한 진행을 언급하며 21세기는 드디어 하나의 지구촌이 완성될 시대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지구는 아직도 넓고 인간의 삶의 방식은 여전히 다양하다. 가끔 TV에서는 지금까지도 문명이 전혀 미치지 않는 곳에 살고 있는 말 그대로 '토인'들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릴 때 역사 교과서에서나 읽고 상상하던 원시인들의 삶의 모습이 거기 그대로 있는 것을 보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당장 비행기를 타고 몇시간만 이동하면 수천년 전의 인간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내가 자주 보는 또다른 성격의 TV 프로그램은 현재 KBS에서 방영중인 <동행>과 같은 민생 다큐멘터리다. 거기에는 하루도 쉬지 않고, 잠자는 시간 외에는 온갖 고된 노동을 다 하지만 언제나 가난하고 언제나 고달픈 지금 이곳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걸 보고 있노라면 슬프고 답답하고 가슴 아프다가 결국엔 어딘가 혹은 누군가에 대해 화가 나곤 한다. 어느날은 문득 유럽의 복지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이같은 한국 다큐멘터리를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해졌다. 혹시 그들은 우리 서민들의 삶을 보며 내가 TV에서 현시대의 토인을 볼 때 가졌던 신기하기까지 한 그 아스라함을 느끼는 게 아닐까?
냉혹한 시장논리, 무너지는 삶의 존엄
내가 토인들의 원시적 삶에 놀랐듯이 아마 그들은 한국인들의 '시장적' 삶에 놀랄 듯싶다. 화면을 통해 시장의 약자는 낙오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한국의 현실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선조도 저렇게 살았다는 사실에 새삼 경악할 것 같다. 돈이 없으면 자식들 교육도 제대로 못 시키고, 심하게 아플지라도 병원 가길 두려워하며, 살 집 걱정에 늘 불안해하는 한국 서민들의 현재 모습이 그들 눈에는 그저 아득한 옛날 일로 비칠 것이다. 그들 중 동정심 많은 이들은 필경 '저렇게 열심히 일하는데도 어떻게 그리 가난할 수밖에 없는가! 저렇게 최선을 다해 성실히 사는데도 왜 저들은 떳떳하지 못하고 언제나 누군가에게 굽실거리고 비굴해야만 하는가! 분명 저들의 잘못이 아니지 않는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어지러울 것이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는 하지만 민주주의에 의해 보장되는 자유는 오직 시장에서의 경제적 자유뿐이다. 단지 시민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빈곤과 소외 그리고 공포로부터의 자유, 즉 사회적 자유는 보장돼 있지 않다. 강하고 능력있는 자가 시장의 자유를 만끽하며 돈을 무한정 버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그러나 약하고 능력없는 자가 사회적 시민권을 앞세워 직장, 교육, 의료, 주거 등의 공공성을 요구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다. 고용 여부는 물론 임금 등의 고용조건도 노동시장에서 개별 근로(희망)자와 사용자 간의 '자유로운' 계약을 통해 결정되는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교육, 의료, 주거 등의 문제 역시 각각 해당 영역의 시장에서 각자가 '자율적으로' 해결할 것들이다.
"모든 문제는 시장에서 해결할지니..."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자유고 자율이라 하지만 시장에서의 그것은 사실 강자만이 즐길 수 있는 가치다. 약자는 그저 강자의 시혜만을 바랄 수 있을 뿐이다. 1990년대 이후 한국사회가 줄곧 신자유주의화의 길을 걷게 됨에 따라 이 강자의 자유는 지속적으로 강화돼왔다. 양극화의 심화와 비정규직 증대 등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폐해는 이미 사회통합의 위기를 우려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OECD 국가 중 최악의 수준인 빈부격차는 날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으며, 고용의 질도 갈수록 악화되어 전체 노동자의 과반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빈곤층의 확산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이나 사회안전망은 여전히 허술하기 짝이 없다. 예컨대, GDP 대비 사회적 공공지출은 OECD 평균이 21% 정도이나 한국은 6%를 조금 넘을 뿐이다.
결국 신자유주의화의 심화에 따라 사회경제적 약자가 양산됐으나 그들 대부분은 그저 방치돼왔다는 것이다. 이들이 이런 나라에서 희망을 유지하기는 어려웠을 게다. 지난 십수년간 한국의 자살률 증가 속도는 OECD 국가 중 최고였으며, 2004년과 2005년은 자살율 1위의 국가로 기록됐다. 시장의 낙오자와 절망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시민들이 빈곤과 소외로 고통받으며, 절망하며, 죽어가고 있는 이 상황에서 그들을 돌봐야 마땅할 정부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유가족들은 아직도 하염없이 울고만 있다. 지금도 많은 세입자들이 추운 거리로 쫓겨나고 있다. 내몰린 이들의 자살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없다. 정부는 그저 이러한 문제는 시장에서 해결될 것이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야말로 신자유주의 사회의 왜소하고 무책임한 정부일 뿐이다.
어둡고 음습한 시장의 한구석에 망연자실 쭈그려 앉아 있는 저 수많은 사람들이 바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우리의 시민임을 잊었는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청춘의 이삼년을 군에서 보냈고, 환란 극복에 기여하겠다고 금가락지를 내놓았으며, 월드컵 때는 광화문을 붉게 물들인 이들이 바로 저 사람들 아니던가. 하다못해 소주 한잔을 마시고 담배 한대를 피워물 때마다 꼬박꼬박 세금을 내던 이들도 저들이다. 저들이 있기에 산업화에 성공했고 민주화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저 귀한 이들을 사회적 시민권을 가진 당당한 시민으로 살게 하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일인가? 대체 나라는 왜 있으며 정부는 무얼 하는 거냐고 울부짖는 저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정치구조 개혁,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시급한 과제
현 정부는 '우파 신자유주의' 정부이므로 시장에서의 정부 역할 증대를 더이상 기대하지 말라는 충고도 있다. 그것은 마치 다음 정부에서는 그러한 기대가 가능하다는 말로 들린다. 과연 그러한가? 정권이 바뀌면 분명 지금보다는 나아질 게다. (설마 아니겠는가!) 그러나 나는 크게 나아지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정부의 역할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 역할은 집권정당에 의해 수행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당들 중 집권 가능한 어느 정당이 사회경제적 약자 보호를 자신의 주 임무로 여기고 오직 그 일에 매진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선거제도와 정당구도 하에서는 유력 정당 어디에도 그러한 기대를 걸기 어렵다.
한국의 정당들은 군소정당에 불과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외에는 모두 기본적으로 정책이나 이념적 차이가 선명히 드러나지 않는 인물 혹은 지역 중심의 선거전문 정당들이다. 지역 기반이 튼튼하거나 대중적 인기가 상당한 인물을 확보하고 있으면 선거정치에서 충분히 유리하다고 믿는 이들 정당들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시장조정기제 마련에 큰 노력을 기울일 인쎈티브가 애초부터 약하다. 결국 지금과 같은 정치구조로는 앞으로도 여전히 시장에서의 정부 역할이 최소한에 머무르리라는 것이다. 정부 역할의 획기적 강화는 정치개혁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는 일이다. 기존의 정당구도와 선거제도를 확 뜯어고쳐야 시장의 약자 보호를 자기 임무로 여기는 유력한 이념 정당이 출현할 수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특집-조재희 더불어민주당 송파구청장 예비후보】 송파의 삶을 디자인하다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청장에 출사표를 던진 조재희 예비후보를 만나 구청장 출마의 변과 구청장이 되면 어떤 구청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이번 송파구청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저는 약 40년 동안 송파에서 거주하며 세 아이를 키웠고, 송파의 변화를 몸소 겪어온 '진짜 송파 사람'입니다. 동시에 이재명 대통령 선대위 정책부본부장을 지냈

정치

더보기
대구광역시장 공천배제 가처분 주호영, 무소속 출마에 “모든 경우의 수 준비”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대구광역시장 공천에서 배제된 것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음을 밝히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저는 오늘 국민의힘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천관리위원회)> 이정현 위원장 주도로 이뤄진 저에 대한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며 “내일 오후 2시 30분 가처분심문기일이 잡혔고 가까운 기간 내에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부의장은 “저에 대한 컷오프 결정은 정상적인 의결 절차가 없었다. 찬성-반대-기권수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을 모두 찬성으로 간주했다”며 “헌법, 공직선거법, 당헌·당규, 공천심사규정에 비춰 전혀 민주적이지도 않다. 나는 컷오프 요건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절차적인 흠결 사례가 있는 경우는 법원이 이미 수차례 무효임을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부의장은 “보수 정당이 배출했던 대통령 두 분의 탄핵이 보수 위기를 낳은 결정적인 원인이지만 그동안

경제

더보기
2차 석유 최고가격 3월 27일 0시부터 적용...휘발유 1934원/ℓ, 경유 1923원/ℓ, 등유 1530원/ℓ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2차 석유 최고가격이 3월 27일 0시부터 적용된다. 산업통상부는 27일 보도참고자료를 발표해 “중동전쟁 이후 국제 석유가격 상승에 따른 국민부담 경감을 위해 지난 3월 13일부터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의 2차 최고가격이 3월 27일 0시부터 적용된다”며 “이번에 산업부가 정한 2차 석유 최고가격은 보통휘발유 리터당 1934원, 자동차용 및 선박용 경유 리터당 1923원, 실내등유 리터당 1530원이다. 어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이번 2차 최고가격 대상 유종에 선박용 경유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2차 최고가격은 1차 최고가격(리터당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실내 등유 1320원)에 중동전쟁 발발 이후 국제 석유가격 상승분을 반영하고 국내외 석유가격 변동성, 물가 등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했다. 정부는 이번 2차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최고가격제가 시행되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할 때 주유소 판매가격 기준으로 휘발유는 리터당 약 200원, 경유와 등유는 리터당 약 500원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조정안은 중동전쟁으로 인한 위기 속에서 우리 공동체가 함

사회

더보기
이상훈 서울시의원, 서울교통공사 사장 인사청문회서 ‘현장 안전 인력 공백’ 강력 질타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이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2)은 지난 24일 열린 서울교통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태균 후보자를 상대로 공사의 고질적인 현장 인력 부족 문제와 관련한 당면 현안인 진접차량기지 개통 준비 부실을 지적하며 사장 후보자의 역량을 검증하였다. 이상훈 의원은 서울교통공사의 경영목표인 ‘안전한 도시철도, 편리한 교통서비스’를 언급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적정인력 확보’와 ‘적절한 설비 유지관리’를 꼽았다. 특히, 사장 후보자가 도시철도 안전대책으로 ‘인적 오류(Human Error) 리스크관리’를 여러 차례 강조한 것에 대해 “안전에 필요한 적정 인력 배치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적 오류를 관리하겠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울교통공사 4급 이하 현업 인력은 정원 대비 393명이나 부족한 반면, 본사에서 일하는 4급 이하 현원은 정원보다 96명이나 더 많은 기형적 상황이다. 이 의원은 “현장에서 시민안전을 책임지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데 본사만 비대해진 상황에서 어떻게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겠느냐”며 조속한 정원 확보와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