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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열린우리 이부영號 보수공사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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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이부영 상임중앙위원이 지난 8월19일 신기남 전 의장의 사퇴로 의장직을 승계하고 내년 1~2월로 예정돼 있는 전당대회까지 당 운영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이 의장은 이날 “3개월동안 신기남 전 의장이 혼신의 힘을 다해 진행시켜온 당 개혁과 국정 개혁작업을 한 치의 오차없이 승계해 나 갈 것을 국민과 당원들 앞에서 다짐한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과거사 청산으로 지지기반 확충
이 의장이 취임후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과거사 청산론이다. 이 의장은 지난 8월20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나의 정치에 장애가 된다고 해도 과거사 청산과 언론개혁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과거사 청산 문제 등과 관련해 박근혜 대표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프락치 총책’이라고 몰아세우는 것을 시작으로 2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뮤지컬 ‘청년 장준하’를 관람한 뒤 “제가 사건을 많이 아는 만 큼 갈피를 잘 찾아 과거사 청산을 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 의장은 이와함께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출연 “이미 연구가 다 돼 있다. 나도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정말 제대로 해보려면 이런저런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의장의 과거사 청산과 관련된 발언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 의장이 대야 관계를 강공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배경에는 이 의장 자신이 유신정권과 신군부 치하에서 옥살이하며 투쟁해온 ‘피해자’로서의 개인적인 관계 뿐 아니라 당내 취약한 지지기반을 확충하고 당권파 및 청와대 쪽의 협력을 얻어 리더십을 세우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함께 이 의장은 97년 대선직전 민주당 조순·이기택씨 등과 함께 한나라당에 합류, 지난해 7월 신당창당을 위해 탈당할 때까지 원내총무 부총재 등을 역임했던 전력으로 인해 당내 일각의 비판기류를 잠재우고 자신의 선명성을 보다 강조하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계파간 조화에 달려
그러나 이 의장이 스스로 인정하듯 당내에 세력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나타내고 있어 향후 당 운영과 내년 재보선을 통한 국회 재진입까지 생각할 경우 ‘천·신·정’으로 불려온 기존 당권파와 유시민 의원 등의 개혁당파, 김근태 그룹 등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 의장 체제의 태동으로 인해  ‘천·신·정’ 트리오에 제동이 걸린 틈을 이용, 당내 주도권을 겨냥한 각 계파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 될 경우 이 의장의 생각보다 여권내 역학구도가 더욱 꼬일수도 있어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지금처럼 ‘소수파’로 남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의장은 우선적으로 김근태 그룹과 호흡을 같이할 확률이 높다. 신기남 전 의장의 사퇴설이 불거졌을 때 김근태 그룹과 개혁당 출신의원들의 지지덕분으로 의장직 승계가 순조롭게 진행된 것이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함께 김근태 그룹쪽에서도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을 반전시키고 세 확장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당 운영권을 쥐고 있는 이 의장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는게 좋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이 의장측은 천정배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의 힘도 무시할 수도 없어 당 운영을 위해서는 제한적이나마 다수파인 천 대표측과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부영 의장 과도체계의 순조로운 운항을 위해서는 각 계파와의 조화에 달려 있지만 당장 당헌·당규 개정의 핵심 쟁점인 기간당원 자격요건 완화 문제를 놓고 당권파와 개혁당파, 김근태 그룹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 의장의 움직임에 따라 여권내 힘의 분배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


청·당·정 가교역할 합격점
당내 복잡한 역학구도와는 상관없이 이부영 의장과 이해찬 국무총리는 8월24일 오찬회동을 갖고 일자리 창출과 투자활성화를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정부와 당이 공동 추진키로 합의하는 등 목소리를 함께 하고 있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용산고와 서울대, 재야운동권 선·후배 사이인 이 의장과 이 총리가 노사 문제와 관련 의견을 일치를 보인 것은 이미 예견된 그림이라는 견해가 많다. 여기에다 이 의장과 이 총리가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겸한 당·정협의를 진행하자 이날 만남을 놓고 공적이라기보다는 사적인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데에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

이같은 상황은 당내·외 지지기반이 약한 이 의장측으로서는 이 총리와의 관계만으로도 청와대와 당, 정부의 가교역할론자로는 합격점을 받았다고 할 수 있으며 이 의장은 이를 통한 정국운영의 큰 틀을 만들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이 의장측으로서는 이같은 잇점을 살려 열린우리당이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갖고 있음을 알리는 한편, 당내 지분을 확보, 여권내에서 거론되고 있는 ‘과거사 청산’과 ‘경제살리기’ 두 마리 토끼잡기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여야 상생정치에는 부정적
이부영 의장의 출현으로 야당인 한나라당 특히 박근혜 대표와의 향후 관계에도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의장과 박 대표 사이에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인연이 얽켜있으며 이같은 인연에 대한 풀이에 따라 정국운영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 의장은 군사정권과의 악연으로 인해 많은 고초를 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 1974년 유신의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돼 2년6개월의 옥고를 치른 적이 있으며 5공때 두차례 노태우 정권때 한차례 투옥된 바 있다. 특히 유신독재에 맞서 민주화투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당시 박 대표가 퍼스트레이디로 활동하고 있었던 점 등으로 인해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관점으로만 볼 경우 여야 상생정치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는 이 의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프락치 총책’으로 규정하고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있는 것 만 봐도 유신에 대한 반감이 어느정도 인지를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함께 이 의장과 박 대표가 이회창 총재 시절인 지난 2000년 한나라당 부총재 경선에서 나란히 당선돼 당무에 참여한 적이 있으나 한나라당 ‘이회창 대세론’속에 치러진 대선경선를 놓고 이 의장과 박 대표가 시각을 달리하는 등 정치적 노선이나 이념 등이 대조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부분도 향후 정국 운영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정민철기자 chull@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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