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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집권 보수여당의 권력재편 방정식...이준석·김무성·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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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징계, 집권당 권력재편 파워게임 양상
정치행보 공유한 김무성-유승민 수난사 기시감
당 대표직 복귀 당내 환경 호의적이지 않아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대선이 끝나면 집권여당이나 야당 모두 당내 권력체제 재편에 돌입한다. 특히 집권여당은 신임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핵심그룹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권력투쟁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8일 국민의힘은 대선과 지선을 승리로 이끈 선장을 징계했다. 11일엔 바로 권성동 원내대표 중심의 ‘직무대행체제’를 출범시켰다. 그렇다고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 차기 당권경쟁과 맞물린 본격적인 파워게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김무성, 유승민


“태양은 둘이 아니다. 하나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6월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말이다. 사상 초유의 여당 대표 징계 이면에 집권세력 내 파워게임이 자리하고 있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실제로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 인사들은 대선과정에서부터 잦은 불화로 충돌했었다. 대선 100일을 앞둔 작년 11월 30일에는 이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칩거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당시는 선거가 코앞에 있어 봉합되었지만 대선 승리로 일사불란한 ‘당정관계(이전 당청관계)’ 구축이 절실한 여권핵심그룹으로서는 ‘통제’가 어려운 이준석 당 대표체제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집권세력 내 역학관계가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번엔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과 대통령실이 직접 부딪친 게 아니라는 점에서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집권한 보수여당 대표가 파워게임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사례는 또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김무성 대표가 대표적이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옥새 들고 나르샤’로 회자되는 ‘공천파동’에 휩싸였다. 당시 김무성 당대표가 ‘친박계’의 입김에 공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자 공천장 직인 날인을 거부하고 부산에 칩거해 버렸다. 이른바 ‘옥새파동’이다. 결국 친박계와 협상 끝에 비박계 주요 인사인 유승민, 이재오 등의 지역구에 대한 당의 무공천을 이끌어냈다. 표면적으로는 비박계의 전멸은 막아낸 김무성 대표의 판정승이었다. 이때 박근혜 청와대의 압박에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유승민 당시 의원이 무소속으로 생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의 당 대표직은 오래가지 못했다. 친박계와 비박계간 극심한 내홍을 겪은 새누리당은 2016년 총선에서 참패했다. 안정적인 과반은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은 간신히 120석을 사수하는데 그쳤다. 선거 패배 책임을 두고 친박과 비박간 계파 갈등은 더 심해졌고 김무성 대표는 패배 책임을 지고 당대표 자리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는 유승민 전 의원도 빼놓을 수 없다. ‘원조 친박’중 한 명이었던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시절 수직적 당정관계의 파워게임에서 밀려난 후 지금까지 험난한 정치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그는 ‘할 말은 하는’ 원내대표를 표방했다. 2025년 유승민 전의원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 없다”라며 청와대와 다른 입장을 내보였다. 야당으로부터도 찬사를 받은 연설이었지만, 청와대와 친박계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와 친박계 간 갈등이 전면화된 건 ‘국회법 개정안’이었다. 당시 대통령의 ‘시행령 정치’를 견제하기 위해 국회의 본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유승민 전 의원은 ‘배신자 프레임’에 갇힌다. 그는 친박계의 거센 사퇴 압박에 결국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고 2016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되었다. 이후 ‘배신자 프레임’은 줄기차게 그를 따라다녔다. 지난 대선 당내 경선과 6.1 경기도지사 당내 경선 때도 그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깜짝’ 등장한 30대 당수의 최대 위기


“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 


이준석 대표가 지금의 자신의 처지를 예감한 듯 작년 6.11 전당대회에서 했던 당선 수락연설의 일부다. 가수 임재범이 부른 ‘너를 위해’의 가사를 차용해 헌정사 최초로 30대 제1야당 대표에 선출된 자신을 향한 기대와 우려를 빗대 표현이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춰질 것이고, 이 변화를 통해 우리는 바뀌어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기존 수락연설과 다른 정치 문법의 이 연설로 국민의힘이 “꼰대 정당에서 힙한 정당으로 변모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가 나왔다.


실제로 당시 국민의힘은 ‘이준석 효과’ 등에 힘입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승곡선을 탔다. 리얼미터가 YTN의뢰로 당선 직후인 6월 14~18일 전국 18세 이상 2,514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9.7%로 그해 최고점을 찍었다. 6.11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돌풍을 일으키며 선두를 달리자 5월 셋째주부터 수직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는 사뭇 다르다. 같은 리얼미터가 올 7월 4~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천525명에게 물은 결과 국민의힘은 40.9%로 나타나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내지만 더불어민주당(41.8%)에 역전 당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에서라도 뒤진 건 지난 3월5주차 조사(민주 41.2%·국민의힘 40.4%) 이후 14주 만이다. 동일 조사의 윤석열 대통령 국정지지율을 분석해 보면 20대(12.9%p↓)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부정 평가 상승 폭도 9.5%포인트로, 다른 연령층 대비 가장 컸다.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 징계와 관련한 일련의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대표직 사퇴 불가를 명확히 하며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대표가 향후 어떤 대응을 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당원 가입’을 독려하며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가 징계를 순순히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6개월 후 대표직 복귀가 가능할지, 당내 상황은 호의적이지 않다. 공교롭게도 이준석 대표 역시 한때 박근혜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고, 이후 김무성-유승민으로 대표되는 비박계과 정치적 행보를 공유했다.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일련의 갈등에서 기시감이 드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 특임교수는 SBS 방송에서 “이준석 대표가 내몰리듯 쫓겨났다”며 윤핵관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이재오 전 의원은 CBS라디오에 나와 “대선에서도 이기고 지선에도 이겨 큰 공을 세웠다. 장수는 큰 공을 세웠을 때 물러나야 미래가 있다”며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대가 기반인 이준석 대표는 지금까지 2030의 지지에 힘입어 몇 차례 위기를 넘겨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8일 출근길에 “국민의힘 당원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다”고 언급했지만 10일에는 서울 모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났다는게 알려졌다. 과연 ‘윤심(尹心)’은 어디로 향할까? 대선을 승리하고 연이어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지 한 달여 만에 30대의 집권여당 대표는 최대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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