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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쓰비시 자동차 이대로 무너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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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에게 대학을 졸업하고 제일 취직하고 싶은 기업을 들라면, 단연 미쓰비시 그룹을 꼽는 이가 많다. 특히 동경대 와세다대 게이오대 등 이른바 잘 나가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미쓰비시 상사, 도쿄미쓰비시 은행 등으로 대표되는 미쓰비시 그룹에 들어가는 것이 하나의 엘리트 코스로까지 인식될 정도다. 다시 말해, ‘미쓰비시맨’들은 일본인들에 있어 일종의 사회적 신분의 보증수표로 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미쓰비시 그룹이, 계열사인 (주)미쓰비시자동차공업이 계속해서 ‘사고’를 내는 바람에 여간 이미지를 구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리콜쇄도…교통사고 다발







미쓰비시 트럭 버스 CEO Wilfried Porth가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레일러 바퀴 이탈하고 잇따랐던 미쓰비시 트럭. 버스가 바퀴의 구조결함을 인정, 이콜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미쓰비시사의 소형 트럭>

그 첫번째는 다름 아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악화’다. 경영재건을 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7,500억엔(약 7조5,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런데 미쓰비시 자동차의 37% 주식을 가지고 있는 독일의 다임러 크라이슬러사 “더이상 추가적 재정지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는 바람에 미쓰비시 자동차는 더욱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두번째 사고는 잦은 ‘리콜(무상회수 혹은 수리)’이다. 현재 타이어 등의 결함 등으로 거의 전차종에 걸쳐 걷잡을 수 없이 리콜이 늘어나고 있는 것. 심지어는 일본 경시청에 납품하고 있는 경찰 순시차에도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쓰비시 자동차의 이러한 리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 7월에 53만대 이상을, 지난 3월에는 미쓰비시 자동차에서 분사한 미쓰비시 후소(트럭 버스 등 대형차 전문생산)가 11만대를 리콜하는 등 이미 여러 차례의 전과를 기록하고 있다.

세번째 사고는 다발하고 있는 ‘교통사고’다. 이들 사고의 대부분이 리콜을 요하는 차체 결함으로 발생했다는 것이 더욱 어처구니 없게 만든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4년 5월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10년간 리콜이 필요로 하는 결함때문에 사고로 이어진 경우는 총 140건. 그 중에서 미쓰비시 후소가 일으킨 사고만도 총 85건에 달하며, 미쓰비시 자동차와 미쓰비시 후소 양사를 합치면 전체사고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리콜 및 결함 조직적 은폐로 ‘망신’

미쓰비시 자동차의 경영악화와 잇따른 악재는 동사의 주가 및 판매실적 등과 직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주가는 올 들어 계속되는 하락세를 기록하더니 급기야는 6월3일 현재, 200엔대 이하로 떨어졌다. 자동차 판매대수도 지난 5월의 경우, 작년동월 대비 거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저조한 판매현황은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가 매월 발표하는 신차 판매 랭킹을 보더라도 여실히 나타났다. 협회가 발표한 지난 5월 한 달간의 신차판매 톱10에 미쓰비시 자동차는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1위를 차지한 도요타 자동차는 총 6종, 2위의 혼다는 총 2종, 그리고 5위의 닛산이 총 2종이나 각각 10위안에 랭킹되면서 승승장구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설상가상으로, 금번에 미쓰비시 자동차의 리콜 및 결함에 대한 조직적인 은폐가 또다시 발각되고 말았다. 이번에 들통난 것은 적게는 과거 30년 전에 있었던 리콜 은폐가 드러나면서 그 충격이 더욱 컸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관계당국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결정적인 결함을 단순 고장으로 위장해 몰래 쉬쉬하면서 수리한 것만 해도 92건이나 됐으며, 이중에 중대한 결함으로 인한 리콜 대상이 무려 26건이나 됐다. 그럼에도 불구, 미쓰비시 자동차는 당장의 실익에 눈이 멀어, “눈가리고 아옹하는 식”으로 이를 철저히 감춰왔던 것이다. 그야말로 치명적인 대외 이미지 손상을 미쓰비시 자동차 스스로가 자초한 셈이다.


그룹내 ‘왕따’…경영재건 장담 못해

사태가 심각해지자, 동 그룹의 맏형격인 미쓰비시 중공업, 미쓰비시 상사, 도쿄미쓰비시 은행이 주축이 되어 특별대책반을 구성해 미쓰비시 자동차 재생에 팔을 걷고 나섰다. 미쓰비시 자동차도 재무체질의 건전화와 생산판매체제의 재고를 근본으로 대대적인 기업 슬림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음은 미쓰비시 자동차가 내놓은 구체적인 자구책들이다. 첫째, 생산 차종의 축소다. 고급자동차 생산을 중단함과 아울러, 경자동차에서 대형차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생산해 왔던 이른바 ‘풀라인 메이커’ 노선으로부터 과감히 벗어나 중소형차에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경영악화의 주범인 국내외의 문어발식 생산라인 및 판매망을 대폭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북미에 있는 자회사를 없애고, 국내의 대표적 조립공장 거점인 오카사키 공장을 2006년까지 없애기로 했다. 셋째, 연간생산대수의 하향조정이다. 현재의 153만대 수준에서 약 10% 줄인 135만대로 낮추겠다는 말이다. 종업원 해고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2006년까지 현재보다 22% 감소한 38,200명선으로 감원조정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미쓰비시 자동차의 군살빼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사의 미래를 낙관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대외적인 신용도 추락에다가 그룹내에서는 미운털이 박힌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 특히, 경영재건책을 발표하고 채 2주도 되지 않아서 터진 리콜은폐사건은 향후 미쓰비시 자동차의 경영재건 및 이미지 쇄신에 치명타가 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기에다 리콜은폐사건은 재벌내에서 마이너한 미쓰비시 자동차가 아무런 노력없이 미쓰비시 브랜드로 무임승차하려는 반사회적 기업풍토에서 비롯되었다는, 그리고 동사가 내놓은 재건대책안들이 하나같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이 현재까지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또한, 이 회사는 그룹내에서도 말그대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단은 그룹 주력사들이 재정적 지원을 약속하고 있으나, ‘돈먹는 하마’로 통하는 미쓰비시 자동차가 “언제 또 일낼지 모른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있다. 게다가 미쓰비시 자동차의 현상황은 그룹전체의 이미지 다운은 물론, 그룹 계열사의 주가 및 판매실적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그룹내 왕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오늘날의 ‘자동차 왕국 일본’을 선도해 온 도요타 자동차, 그리고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도요타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닛산과 혼다. 이들 3사의 그늘에 가린 미쓰비시 자동차가 과연 자사의 자동차처럼 ‘영원한 리콜의 운명’이 될지, 아니면 ‘초우량 기업 미쓰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거듭날 수 있을지 국내외적으로 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동경 통신원 라경수 rhas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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