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대선 이후 규제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각 지역의 집값을 주도하는 이른바 '대장 아파트'의 가격 상승폭이 두 달 연속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월대비 0.39% 올랐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지난 2월 0.09% 변동률에서 3월 0.26%로 상승폭이 확대된 뒤 이달에도 0.39% 오르면서 두 달째 상승폭이 커졌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아파트단지 중에서 시가총액(세대수*가격)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시가총액의 지수와 변동률을 나타낸 것이다. 전체 단지보다 가격변동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전체 시장을 축소해 미리 살펴보는 의미가 있다.
이 지수에는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신반포 2·4차 아파트, 목동신시가지, 성산시영 등이 포함돼 있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영향으로 2021년 9월 1.90% 상승률에서 올해 2월(0.09%)까지 5개월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 그런데 대선이 있던 3월 0.26%로 상승폭이 확대된 뒤 이달에도 0.39% 올랐다.
각 지역 '대장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는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특히 최근 서울에서는 규제완화 기대감에 재건축 단지가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차 전용면적 158.54㎡는 3월19일 51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19년 10월 34억5000만원보다 16억5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2월 25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호가가 27억~28억원 선이다.
부동산R114 자료에서도 이달 서울의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오른 반면 재건축 단지는 0.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도아파트 50지수의 상승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선 후 규제완화 기대감이 더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대선 후 신축보다는 재건축, 재개발 쪽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1기 신도시나 재건축 단지에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이고 있는 분위기"라며 "지난해부터 부동산 자산 격차가 커지는 분위기인데 올해 더 심화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주택자들이) 입지가 좋은 곳과 정비사업이 예정된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 하반기에도 매매시장은 가격 하락 지역이 있는 반면 매물이 제한적인 곳은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