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현대제철이 올해 1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에도 원료 가격 인상분을 적극 반영하며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자신했다. 하반기는 시황 변동성이 큰 만큼 실적 전망에 대해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현대제철은 26일 1분기(1~3월)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1.7% 증가한 6조9797억원, 영업이익은 129.5% 증가한 69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6.2%에서 3.8%p 상승한 10.0%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철강 시황 회복세라는 외부적 요인과 주요전략제품별 영업활동을 통한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향후에도 판매최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김원배 상무는 "최근 원료 가격 급등 추세에 따라 철강재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며 "중국 감산 정책으로 철강 수출 제재가 지속되고 있어 저가 수입산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석탄 가격이 급등했으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철강 생산 중단으로 유럽지역 철강 공급이 매우 타이트하다"며 "이런 영향으로 현재 철강재 가격 수준은 괜찮은 편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실수요와 유통향(중견 이하 건설사들의 구매) 가격도 꾸준히 올리고 있고 수출은 단가 인상을 끝냈다"며 "2분기에는 원료 가격 인상분을 반영할 것이라 실적은 크게 문제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2분기 이후에는 철강 시황에 급변할 수 있어 호실적을 장담하기 어렵다는게 회사 측 설망이다.
각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 부문에서 연초 계획을 초과 달성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후판은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철근의 경우 기존 판매가에 반영하지 못했던 추가 비용을 현실화해 가격체계가 개선됐다.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구조개편을 진행한 점도 눈에 띈다.
현대제철은 ‘수익성 중심의 철강사’로 전환하기 위한 구조개편의 일환으로 올 2월 자회사인 현대비앤지스틸에 STS사업자산양도를 완료, 1021억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연구개발부문에서도 자동차 성능 향상 및 경량화에 대한 지속적인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고자 고성능, 고강도 철강소재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경량화와 충돌 내구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분야에 적용되는 1.5GPaMS강판(MS:Martensitic Steel·열처리로형질이 바뀐 강철 조직) 개발을 완료했다. 세계최초로 1.8GPa 핫스탬핑도금강판을 양산해 자동차 경량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ESG 분야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크스 건식 소화설비를 설치해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한편 추가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친환경제철소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또 외부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안전보건시스템 및 안전문화 진단을 통해 안전보건체계 고도화에 힘쓰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제철은 이날 현대차 등과의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 상황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원배 상무는 "완성차와 차강판 가격 협상은 마무리 단계"라면서도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 수준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라며 "하반기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판가를 다시 인상해야 하면 가격 협상을 통해 스프레드(원재료와 제품 가격 차이)를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룹사인 현대차와의 가격 협상 자체가 불리안 위치에서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현대차와의 차강판 협상은 협상력보다는 시가로 움직이는 강종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며 "전반적으로 시장 가격 추이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