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주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다. 판가 상승과 전기차 생산 확대 수혜 기대감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차전지주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만큼 추격 매수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지난달 15일 장중 35만5000원을 저점으로 현재 43만5500원까지 올랐다. 한달 새 22.7% 상승한 것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4.0%)을 훌쩍 웃돌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외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등 대부분의 2차전지 업체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14일 32만2400원에서 전날 48만원까지 뛰어 48.9%에 달하는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지난 6일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시총 2위로 밀어내고 석달 여만에 코스닥 대장주를 꿰찼다.
앞서 2차전지주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공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빚어진 니켈과 리튬 등 글로벌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올 초 주가가 하락세를 탔다. 그러나 테슬라,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외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우려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다는 안도 심리가 확산하면서 주가는 반등을 시작했다.
여기에 테슬라가 독일 베를린 신공장 및 미국 텍사스 신공장 가동을 시작하고,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가동을 중단한 상하이의 테슬라 공장 가동도 재개하면서 주가가 주당 1000달러를 회복한 점도 국내 2차전지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테슬라는 올해 연간 1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기차 생산 확대에 따라 2차전지 업체들의 수혜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2차전지주의 주가가 글로벌 2차전지 업체 대비 빠르게 오른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한국과 중국 2차전지 기업 간 밸류에이션 갭이 잠시 좁혀지나 싶더니 지난달 중순 이후 다시 큰 폭으로 벌어졌다"며 "전방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 유럽에 비해 더 강한 데 비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전국적인 봉쇄가 진행되다 보니 중국 2차전지 업체들은 지난해 연초에 비해서 절반 이상 싸졌다. 같은 기간 한국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은 반대로 2배 이상 비싸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