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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없는 등원’ 국회서 붙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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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이명박 정권에 사과를 요구하며 장외투쟁을 벌여온 민주당이 조건없는 국회 등원을 전격 결정하면서 국회가 정상화를 되찾게 됐다.
결국 화해와 통합, 의회주의라는 대 화두를 남기고 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바람이 북측에 억류됐던 개성공단 직원의 석방, 연안호의 귀환에 이어 민주당의 등원까지 가능하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등원 결정으로 국회는 1일부터 정기국회를 정상적으로 열고 모든 상임위를 풀가동해 그동안 여야 갈등과 대화단절로 미뤄져 왔던 산적한 민생법안 처리와 장관·총리 인사청문회, 4대강 예산, 선거제도 개선 등을 놓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 안만나다던 與·野 “정책대결하자”
지난 28일 한나라당 안상수,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9월 정기국회의 원만한 운영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만났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계속되면서 한나라당은 그동안 “의회민주주의를 저버리고 길거리 정치를 하는 정당”이라며 조건없는 등원을 촉구해왔고,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의 진실된 사과가 전제되지 않는 이상 등원은 불가하다”는 원칙을 고수해왔지만 이날만큼은 머리를 맞대고 접점찾기에 고심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4시30분까지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나 정기국회 의사일정 등에 합의하지는 못했으나 추후 여야 대화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그동안 미디어법 처리로 서로 서먹서먹하지 않았느냐”며 “오늘 만남에서는 그러한 감정을 녹이는데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특히 "오늘 의견접근을 이룰만한 세부적인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다만 이번 정기국회에서 서로 정책대결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오랜만에 만나 돌아가는 얘기를 한 것으로 합의를 위해 만난 자리는 아니다”며 “양쪽의 불신이 깊어진 만큼 (먼저) 만나는 과정이 있어야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양당 원내대표가 첫 회동을 한 것은 의미 깊지만 국회가 정상화되려면 갈 길이 멀다. 우선, 주요 현안에 대한 여야간 입장 차이가 확연하다.
이번 정기국회에는 내년도 예산안 심의, 국정감사 등 연례행사뿐 아니라 내각 개편에 따른 인사청문회, 10.28 재보선, 정치개혁 등 정국흐름에 변수가 될 정치일정이 연달아 있다.
여권이 개헌과 선거제도, 행정체제 개편 등 정치개혁 공론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이와 관련한 여야간 힘겨루기도 만만치 않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여야는 정기국회 시작 첫주부터 3당 원내대표회담, 원내수석부대표회담 등 각급별 회담을 잇달아 열어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조건없는 등원… “국회에서 보자!”
민주당의 등원선언으로 의사당 내에서 여야간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당의 버릇을 단단히 고치겠다는 계산이어서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당장 국정감사 시기에 따른 10.28 재보선 유불리를 놓고 여야간 ‘동상이몽’ 속에 신경전이 치열하다.
한나라당은 국회법에 따라 오는 10일부터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추석 이후인 10월에 실시하자고 맞서고 있다.
또 민주당이 지난달 강행 처리된 미디어법 재논의를 위한 ‘원내외 병행투쟁’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산적한 민생법안 처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국 각 지역위원회별 범국민 서명운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국회 의사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원내 활동에 주안점을 두고 주말에 장외투쟁을 집중하는 식으로 원내외 병행투쟁을 전개키로 했다.
개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회내 ‘개헌특위’ 설치와 관련해서도 한나라당은 조속한 구성에 따른 공론화에 방점을 두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국면전환용 포석’이라며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개헌 가능성을 수반하는 정치개혁 과제를 제시했고, 국회의장 직속기구인 헌법연구자문위원회는 28일 국무총리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원정부제를 다수안으로 채택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개헌이 국면전환용 아니냐”는 경계심을 품고 있고 한나라당은 정기국회에서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하겠다며 서두르는 입장인 것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개헌특위가 빨리 구성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이것을 국면전환용이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등원하기로 한 마당에 국면을 전환할 것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지난 31일 헌법연구자문위의 개헌안을 보고 받는대로 여야에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이 이처럼 개헌에 속도를 내는데는 내년 상반기에 개헌을 이루려는 ‘시간표’ 때문.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까지 개헌에 아무런 진전이 없으면 사실상 개헌론은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이에 대해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정치권이, 그것도 특정 정파가 (개헌론을) 제안하고 토끼몰이 하듯 몰고가는 것은 당파적 이해에 기초한 정략적 개헌 추진”이라면서 학계와 시민단체의 의견을 먼저 수렴하는 수순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부흥하지 못하는 매우 단견적 개헌안”이라며 “당리당략이나 정치 목적을 숨긴 채 진행되는 개헌 논의가 아니라 진정으로 21세기 대한민국을 선진화로 이끌 수 있는 논의가 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 의사일정 합의되어도 문제
의사일정이 우여곡절 끝에 합의된다 해도 여야가 놓인 상황은 녹록치 않다. 여야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비정규직보호법과 세종시법, 공영방송법 등 한나라당이 내세우는 ‘사회개혁법안’은 휘발성이 높은 화약고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더해 예산안 심의를 놓고서는 여야간 갑론을박이 예상되는데다 야권에서는 4대강 사업을 걸고 넘어질 태세다.
한편 민주당은 원내 지도부와 정책위 공동으로 국감 상황실도 운영하고 9월 3일 의원 워크숍에서 국감 대책을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주요 현안에 대한 문제와 별개로 여야는 10월 재보선이 두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정국’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회창 총재와 함께 자유선진당을 이끌어오던 심대평 대표가 당을 탈당하면서 충청권 정가는 벌써부터 요동치고 있고, 한나라당도 박희태 대표의 경남 양산 공천여부를 두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는 강원 강릉 재선거 공천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되고 있으며 민주당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여기 더해 정동영 의원의 복당론이 솔솔 불면서 당론이 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조문 정국’ 이후 민심을 파악할 수 있는 선거인데다 내년 지방선거의 전초전 성격도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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