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7.4℃
  • 구름많음강릉 10.0℃
  • 흐림서울 8.4℃
  • 흐림대전 5.8℃
  • 박무대구 1.8℃
  • 박무울산 8.0℃
  • 흐림광주 9.5℃
  • 맑음부산 12.8℃
  • 흐림고창 13.5℃
  • 흐림제주 15.0℃
  • 흐림강화 8.4℃
  • 흐림보은 1.3℃
  • 흐림금산 3.1℃
  • 흐림강진군 6.4℃
  • 맑음경주시 2.3℃
  • 구름많음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회

'하염없는 눈물만' 평택 화재 순직 소방관 영결식

URL복사

 

고(故) 이형석 소방경·박수동 소방장·조우찬 소방교 합동영결식
유족, 동료소방관, 문재인 대통령, 오병권 지사 권한대행 등 참석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평택 냉동 물류창고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송탄소방서 고(故) 이형석 소방경(50), 고(故) 박수동 소방장(31), 고(故) 조우찬 소방교(25)의 합동영결식이 8일 오전 9시30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유가족, 동료 소방관, 장의위원장인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자리해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영결식장 입장이 제한된 탓에 이른 아침부터 모인 200여명의 시민이 밖에서 이들을 애도했다.

이윽고 오전 9시20분께 소방차량을 선두로 운구행렬이 도착했다. 운구를 위해 대기 중이던 동료직원들은 예(禮)를 다해 고인을 맞이했다.

합동영결실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태극기에 감싸인 관을 차량에서 내려는 과정에서는 울음을 참지 못한 동료 소방공무원은 오열했다.


운구행렬을 따라 영결식장에 들어선 유족들은 걸음마다 눈물을 쏟아냈다. 넋을 놓은 채 한 걸음씩 내딛는 유족들의 두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 운구행렬이 이어지는 동안 여기저기서 훌쩍이거나 눈물을 닦는 모습이 보였다.

영전에는 고인이 더는 쓸 수 없는 정모와 1계급 특진 추서, 옥조근정훈장이 차례로 세워졌다.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영결사를 통해 "세 분의 영웅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떠났다. 경기도민과 함께 이분들의 숭고한 헌신을 기리겠다. 누구보다 마음 아플 유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 분의 영정 앞에서 소방의 건강과 안전을 확고하게 지키겠다고 약속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고 원인 철저히 규명하고, 여러분이 더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동료 대표로 나선 송탄소방서 소속 채준영 소방교는 떨리는 목소리로 조사를 읽어나갔다.

채 소방교는 "늘 그랬듯이 그들은 그곳에 있었다. 그러다 그날 우리의 동료는 돌아오지 않았다. 혹시 단 하나의 생명이라도 남아있을까 연기 속으로 들어간 그 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렇게 갑자기 떠나버린 그들의 자리를 어떻게 채워야할지 마음이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찬이는 이제 6개월이 막 지난 열정넘치는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늘 밝고 활기찼다. 수동이는 착하고 배려심이 많은 친구였다. 항상 믿음직스러운 답변을 주는 직원이었다. 이형석 팀장님은 28년간 소방에서 근무한 우리의 영웅이었다. 늘 직원들을 먼저 생각했으며, '잘하고 있다,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고 해주시던 분이다"라고 동료들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바로 옆에서 호탕한 목소리로 저에게 장난스러운 얘기와 함께 엄지손가락 치켜세워주실 것 같지만 그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그들의 모습이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간직되길 바란다"라며 눈물을 삼켰다.

헌화가 이어지면서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영정사진 앞에 선 유족들은 흰 꽃을 한 송이씩 들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목놓아 우는 소리에 영결식장 안은 숙연해졌다.

묵묵히 아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선 아버지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서로의 어깨를 다독이며 눈물로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내빈석에 앉은 이들도 손수건을 꺼내 연실 눈물을 닦아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장내 흐느끼는 소리는 커져만갔다.

동료 소방관들은 경례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한 소방관은 고인이 된 동료들의 사진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미안하다. 좋은 데 가서 살아. 나중에 보자"라며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마지막 헌화자로 나선 문 대통령은 맨 앞줄에 앉은 유족들 한명 한명에게 고개를 숙이고 위로를 건넸다.

영결식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운구행렬을 따라 밖으로 나가 운구차량이 사라질 때까지 말없이 자리를 지켰다.

고인들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5일 오후 11시46분께 평택시 청북면 고렴리 1137 일원 물류창고 신축공사장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불길이 커지자 14분 만인 6일 0시께 관할 소방서 장비와 인원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같은 날 오전 6시32분께 큰 불길이 잡히면서 진화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다시 연소가 확대되면서 소방당국은 2시간40여 분 뒤인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 과정에서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소방관 5명이 연락 두절됐다. 이 가운데 2명은 자력으로 탈출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미처 건물을 빠져나오지 못한 소방관 3명은 건물 지상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후 3시 57분께 큰 불길이 재차 잡히면서 대응 2단계가 해제됐고, 화재 발생 19시간여 만인 오후 7시19분께 불이 완전히 꺼졌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