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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살얼음판 걷는 ‘위드 코로나’…추가 일상회복 유보하고 ‘부스터샷’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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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의료 역량 한계와 방역 지표 악화로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을 미뤘지만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내놓은 방역 대책은 사실상 추가접종(부스터 샷)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 벌기용'에 그쳤다는 평가다.

 

유행 확산에 따른 중환자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이 제안해 온 방역패스 확대 등 대책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결정을 유보했고, 단계적으로 적용해오던 재택치료는 모든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꺼번에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유연한 손실보상 준비나 코로나19 환자 응급 이송 등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환자 억제 대책 없이 현 방역 수준을 유지하는 이번 조치가 자칫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3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정부는 지난 4주간 일상회복 1단계 기간을 면밀하게 평가해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면서 앞으로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선 이달 1일부터 시작해 이날부터 2주간 평가 기간을 거쳐 2단계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단계적 일상회복은 현 1단계 수준을 4주간 유지키로 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1차 단계 평가 결과는 전국이 '매우 높음'이었다. 비수도권은 '중간'으로 평가했지만 수도권의 주간 위험도 평가가 2주 연속 '매우 높음'으로 평가되면서 나온 결과다.

 

이달 21일~27일 수도권 중환자실 가동률이 83.4%로 한계치에 도달한 데다, 주간(248명) 및 일일(52명) 사망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발생 지표도 악화됐다.

 

이에 맞서 정부가 이날 발표한 특별방역대책은 ▲모든 확진자 재택치료 원칙 ▲병상 확충 및 효율화 ▲추가접종(부스터 샷) 조속 시행 및 18~49세 확대 ▲청소년 접종 독려 ▲오미크론 변이 유입 관리 및 감염취약시설 관리 강화 등이다.

 

방역 강화 대책이 없어도 정부의 특별방역대책으로 중환자 급증 상황에서 비롯된 지금의 의료 대응 체계 한계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까.

 

이날 정부가 내놓은 대책 가운데 중환자 억제로 즉시 이어질 수 있는 대책은 추가접종 확대와 청소년 접종 독려,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관리 강화 방안 정도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4개월까지 좁힌 추가접종 간격을 잔여백신 활용 시 3개월까지 줄이기로 하고 50대 이하도 5개월에서 4개월로 1개월 단축이 가능하다. 요양병원·시설 등은 신규 입원까지 억제해 코로나19 노출 위험으로부터 고위험군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감염이나 중증·사망 예방 효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도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인정했다.

 

정통령 질병관리청 총괄조정팀장은 "지금 발생한 확진자들이 향후 1~2주에 일정 비율이 위중증 또는 사망으로 전환될 수가 있기 때문에 지금 이런 조치들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바로 위중증이나 사망이 급격히 줄어들거나 병상 가동률이 바로 호전되는 것들은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모든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재택치료를 원칙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건 대책이라기보다 현행 방역·의료체계에선 중환자실은 물론 일반 병상까지 한계에 부딪혔다는 방증에 가깝다.

 

지난 25일까지 재택치료는 입원 요인이 없는 70세 미만 무증상·경증 확진자로 재택치료에 동의하는 경우에만 가능한 선택 사항이었지만 26일부턴 모든 코로나19 확진자는 재택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다만 입원요인이 있거나 감염에 취약한 주거환경, 보호자가 없는 돌봄 필요자 등 특정한 사유가 있어야 입원·입소 치료가 가능하다.

 

대신 단기·외래진료센터를 설치해 재택치료 중 증상 변화 등으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24시간 상담 핫라인, 이송의료기관 사전 지정을 통한 응급전원용 병상 1개 이상 상시 확보 등에 나서고 추가 생활지원금 지원도 검토한다.

 

그러나 이 같은 재택치료 원칙 대책에 대해선 우려가 앞선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도 응급환자가 생기면 환자를 병원에 제대로 못 보내고 있는데 재택치료가 전면화되면 하루 수천명이 전국에서 입원 대기 중일 수 있는데 그때 후송은 누가 감당할 것이며 병상 자동 배정이나 빈 병상을 보고 구급대원이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없는데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준비를 했다면 시스템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놨어야 하는데 재택치료를 확대하면 이를 감당 못 하는 지자체도 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방역 강화 대책 논의가 없었던 건 아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등에 따르면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선 의료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사적모임 규모 축소나 식당·카페 미접종자 인원 축소,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 대상 대폭 확대 등 '비상계획' 수준의 방역 강화 의견이 제시됐지만 최종 대책에는 담기지 않았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이러한 방안들은 국민들의 불편과 국민 경제, 민생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사회적 의견을 좀 더 수렴할 필요가 있어 추가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밟도록 결정했다"면서 방역 강화 대책으로 "최근 영화관의 집단감염 사례를 고려하여 영화관 내의 실내취식 시범운영은 중단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러한 방역 강화 대책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의 반대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정부의 '소상공인 손실보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보상 대상을 집합금지나 영업시간 제한 조처 영업장으로 제한하고 있어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나 방역패스 확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다시 희생을 강요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방역 조처를 강화했을 때 어느 분야에서 사회·경제적 피해가 심한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며 "사적모임 인원 제한 강화로 매출은 분명히 떨어질텐데 현행 손실보상법은 집합금지나 영업시간 제한이 있는 곳에만 보상할 수 있고 여행업·숙박업 등에 대한 별도 대책도 없어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계속되는 중환자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떠안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의료진은 물론,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확보 과정에서 치료 접근성 저하가 불가피한 코로나19 이외 응급·중환자 피해를 우려한다.

 

장영욱 부연구위원은 "그동안 제대로 준비를 안했던 부분 때문에 손발이 묶이고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비용을 치르게 되는데 누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지 파악해 그분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한다"며 "당장은 의료진들이 되겠다. 의료 질이 떨어지면 다른 질환 환자들이나 가족분들도 될 수 있어 그런 분들에게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도 "우리나라는 사방에 병원이 있어 이대로 끌고 가면 수습은 되겠지만 그 사이 불필요한 희생이 생기고 있다"며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느라 제때 치료를 못 받는 응급·중환자들이 제법 있는데 그 환자들의 피해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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