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왜 당신은 대통령이 되고자 하십니까?”
1980년 암살된 케네디 대통령의 막내 동생인 테드 케네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TV뉴스 앵커 로저 머드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 그는 앵커의 엉뚱한 질문에 당황하여 횡설수설 말을 장황하게 하였고 결국 대통령의 꿈을 접었다.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셀 오바마는 처음엔 남편의 대통령 출마를 만류했었다. 미국 사회의 흑인에 대한 편견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녀는 남편에게 물어본다.
“왜 당신은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가?”
오바마는 잠시 생각을 한 후, “내가 대통령 선서를 하는 순간 수많은 다른 피부색을 가진 미국인들이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할 거야!”라고 담담한 표정으로 아내에게 말한다. “그리고 세상이 바뀌는 날, 전 세계가 미국을 다시 보게 될 거야!”
흑인 대통령이 되는 아메리칸 드림이 이뤄지는 꿈이 있고 품격이 있는 나라에 대한 소망을 피력하자 미셸은 남편의 가장 적극적인 후원자가 된다.
합참의장을 지낸 콜린 파월은 오바마보다 더 먼저 흑인 출신 대통령이 될 기회가 있었다. 그는 1996년 미국 대선에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거명되었다. 그러나 파월은 대권에 도전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자신은 준비와 각오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대통령이 반드시 되어야 하는 이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왜 나 아니면 안 되는가?’ 하는 이유를 모든 이들이 공감할 때 성공은 가능한 일이다.
흔히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중학교 다닐 때부터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키워왔다고 말한다. 꿈을 가진 자는 꿈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면 그 포부에 어울리는 준비를 해야 한다.
대선전이 본격 시작되었다. 많은 분들이 출마를 저울질했었고, 출발선 상에 많은 주자들이 발을 디뎠으나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4명, 국민의힘 8명, 그밖의 제3지대에 두세 명의 후보가 있다.
필자는 모든 후보들에게 묻고 싶다.
“왜 당신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가?”, “어떤 꿈을 갖고 있는가?”, “왜 내가 아니면 안 되는가?”, “어떤 준비가 되어있는가?”
모든 것이 궁금하다. 지지자들의 피를 끓게 하는 필연성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많은 국민들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적어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선거전을 보면 말이다. 코로나로 대면이 어려운 상황에서 벌어지는 TV토론엔 후보의 꿈과 비전을 찾아볼 수 없다.
이전투구의 명낙대전만 남고, 청약통장과 작계 5015의 퀴즈풀이만 남는다. 후보에 대한 선의의 지지가 아니라 역선택의 계략으로 판을 엎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느 여인의 공익신고로 시작된 고발사주는 여전히 잠복중이고, 단군이래 최대 성공이라는 화천대유와 대리 퇴직급 50억의 신화는 선거의 블랙홀이 되어간다. 유력 후보가 이 커다란 문제에 걸려있는지가 중요하지 이들 후보의 미래청사진은 어떤지는 관심권 밖이 되어버렸다.
후보들 스스로가 펼치는 ‘후보다움’을 보고 싶다.
대통령이 되어야 할 이유, 대통령으로 국민이 뽑을 만한 필연성, 그 ‘대통령다움’ 말이다.
공과에 대한 평가는 다르겠지만, 필자는 역대 대통령 모두가 국민이 공감할만한 정당성이 있었기에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생각한다.
1987년 최초의 직선제 대통령 노태우, 1992년 최초의 문민 대통령 김영삼, 1997년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 대통령 김대중, 2002년 최초의 서민 대통령 노무현, 2007 최초의 경제 대통령 이명박, 2012년 최초의 여성 대통령 박근혜, 2017년 최초의 촛불(국민 저항) 대통령 문재인. 시대상황 속에 대통령이 될 법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고, 그 이유와 필연성에 국민이 표로 답했다.
정국 이슈에 매몰된 후보로는, 정치공학만으로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대통령을 꿈꾸는 모든 후보들은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와 ‘내가 대통령이 되면 만들어질 대한민국의 미래’를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5개월여 남은 기간, 그 모습을 강하고 진실하게 보여주는 후보가 20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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