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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추모공원 사업, 판결 후에도 난항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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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공원 사업, 판결 후에도 난항 전망



화장로 기수 놓고 평행선 달리는 서초구와 서울시






초구
원지동 추모공원 사업에 대한 적법성이 10월17일 서울행정법원에서 가려진다. 2001년 말 서초구 주민들이 ‘추모공원 부지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 및 도시계획 결정 취소 소송’을 냄으로써 2년 가까이 원지동 추모공원 사업은 표류해왔다. 일단 관심은 법원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쏠린다. 그러나 서울시든 서초구든 재판에 질 경우 항소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원지동 추모공원 문제는 앞으로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화장로 11기로 줄이고 병원 유치

가처분 기간 동안 원지동 추모공원 사업 계획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서울시는 화장로 기수를 20기에서 11기만 일단 짓겠다고 발표했다. 5만위가 수용가능한 납골당 건설계획은 취소했다. 12실의 장례식장,
시장공관 건설계획도 마찬가지다. 대신 공원 내 국립중앙의료원 유치를 내걸었다.

서초구는 납골당 등의 계획취소에는 환영하고 있다. 또 국립중앙의료원의 유치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화장로 11기는 당초에 비해 줄어들기는
했지만 서초구가 주장했던 권역별 소규모(3~5기) 분산 건설에 반대되는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초구는 화장로 기수를 대폭 줄인 것만 봐도 서울시가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추모공원사업을 진행해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측은 수요예측이나 교통, 환경 등에서 서초구가 주장한 문제점 등을 검토하고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계획을 일부 수정한
것이라고 받아친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보다 타당성 있게 추모공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인 만큼 법원이 자신들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혹시 재판에서 지고 서초구가 또다시 행정처분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더라도 법원이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복지여성국 노인행정과의 김상한 팀장은 “가처분 명령을 재차 내릴 경우 공익 사업들은 계속해서 발목을 잡혀 어떤 사업도 추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절차상에 중대한 하자가 없는 이상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화장로 기수 최대 쟁점

추모공원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역시 화장로 기수다. 이와 관련 양측이 판결일까지 합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일단 서울시가 추진하는 것은 서울시 전체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서초구는 강남지역에 국한해 화장수용 기수를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는 20기를 들여놨을 경우 1기 당 하루 2회 화장하겠다는 계획에서 3.5회 화장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따라서 화장처리 횟수에는 크게
변함이 없다. 11기 가운데 예비로 2기 정도를 제외하면 32구 정도를 화장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 1일 사망인구는 105명. 그 중 화장 비율은 57.9%이다. 대략 60명 정도가 하루에 화장을 하는 셈이다. 2010년에는
화장율이 80%에 이를 것으로 서울시는 전망하고 있다.

벽제화장장에는 23기의 화장로가 설치돼 있다. 이중 21기가 가동된다. 1기당 하루 평균 3회를 가동할 경우 63구를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원지동에 최소 11기는 들어서야 2010년의 화장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향후 2020년에는 화장율이 88%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2010년 이후 중장기수급계획에 의해 추가로 화장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의 벽제화장장에다가 서초구에 화장장이 들어서면 동북쪽에만 화장장이 없는 것이 된다”면서 “아직 부지선정
등에 대해 검토된 바는 없지만 동북쪽이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초구,
“화장율 증가 추계 잘못됐다”


그러나 서초구는 이 같은 화장율의 증가 추계와 화장로 기수의 필요분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초구는 서울시가 말하는 수준으로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서울시가 벽제시립화장장 내 납골당 사용을 제한하면서
화장건수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최근 3개월 동안 벽제화장장에서 화장을 한 건수를 살펴보면 지난 6월에는 하루 평균 70.2구가 화장을 했고, 7월에는 69.7구, 8월에는
73.1구가 화장을 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하루 평균 80구가 넘었다.

서울시가 포화상태에 이른 납골 시설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는 이상 화장율은 정체 혹은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사설납골당이
있기는 하지만 시립납골당의 이용료에 비에 너무 비싸기 때문에 이용객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 시립납골당의 이용료는 12만원이지만 사설납골당은 150만원~400만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서초구는 또 우리나라가 점차 노령화사회가 됨에 따라 사망률이 오히려 줄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서울시의 추계는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병원 내 화장로 설치 문제도 결국 기수 다툼

화장시설과 병원을 따로 둘 것이냐, 서로 합칠 것이냐를 두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화장장 부지 5만평 중에서 1만1,000평은
화장장 부지로 이용하고 나머지 3만9,000평은 병원과 공원부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국가중앙의료원이 들어설 경우 원지동은 화장장이 아닌 메디컬센터의 이미지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계산이다.

그러나 서초구는 병원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병원 내 화장시설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굳이 화장시설을 따로 떼어내 혐오시설의
분위기를 풍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 경우야말로 서울시가 말하는 것처럼 추모공원의 이미지보다 메디컬센터의 이미지가 강조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해 서울시는 현행법상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화장로 기수도 소규모로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에는 추모공원의 첫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서 이긴다해도 지역주민에 대한 보상문제가
걸려 있는 이상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지역주민들이 여전히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화장장이라는 혐오시설을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단순히 님비로 매도할순 없다. 보다 나은 혜택을 제공하고 여론을 수렴한 후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지역주민들도 어느 정도의 양보가 필요하다. 서로 마주보고 협상 테이블에서 거리를 좁히는 것, 그것이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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