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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팔, 끊임없는 보복의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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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끊임없는 보복의 악순환



로드맵 합의 후,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으로 사태 더 악화







레스타인 강경 무장세력 하마스(Hamas)와 이슬람 지하드, 아라파트를 추종하는 알 아크사 순교여단의 자살폭탄
테러. 이에 보복 공격을 서슴지 않는 이스라엘. 피가 피를 부르고 있다. 중동평화를 위한 로드맵(단계적 이행안)이 작성됐지만, 이-팔 간
분쟁은 오히려 더욱 격렬해지는 양상이다.


이스라엘, 로드맵 무시

그 내용의 합리성을 떠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화해무드를 조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로드맵이 미국,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에 의해 6월4일
전격 합의됐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 마저도 지킬 생각이 없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6월5일 요르단강 서안 툴카렘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조직원
2명을 사살했다. 또 6월10일에는 하마스 지도자 압델 아지즈 알 란티시가 탑승한 차량에 미사일을 발사해 란티시가 다치고 경호원 2명이
사망했다.

란티시에 대한 공격으로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중동평화 로드맵이 중대 위기에 봉착할 것이 명백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 하마스가 그 이튿날 예루살렘에서 버스에 자살테러를 감행, 17명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20여명을 부상시켰다.
이에 이스라엘은 즉각 응징했다. 예루살렘 자살테러 한 시간 후 이스라엘은 아파치 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 동부 샤자야 인근에서 미사일로 하마스
간부가 탄 차량을 요격, 7명의 목숨을 빼앗은 것. 이 공격에서는 민간인 5명이 사망했고, 30여명이 부상당했다. 1차 보복 공격 6시간
후에는 2차 보복공격을 감행, 2명이 또다시 사망했다.


미사일에 맞서는 인간폭탄

양쪽은 한 치의 물러섬도 없다. 이스라엘의 샤론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고위 지도자와 소속 대원들에 대한 인간사냥을 멈추지 않을 태세다.
그들은 ‘계획된 제거’를 체포과정에서 발생한 ‘유감스런 사건’이라고 주장하며 하마스를 자극했다.

하마스 또한 팔레스타인에서의 이스라엘 철수, 무장 대원들에 대한 표적 살해 중단 등이 선행되지 않는 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결의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하마스를 설득할 힘이 없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부패한 자치정부보다 가장 강력한 무장세력인 하마스를 더 신뢰하고 있다.


수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앞다퉈 자랑스럽게 하마스의 군사조직 ‘이제디네 알 카삼’에 인간폭탄을 자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미국으로부터 사들인 아파치 헬기와 전투기, 미사일 등에 맞서 고작 구소련의 AK 소총으로 응대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선택한 것은 몸에 폭탄을 숨긴 채 버스나, 레스토랑 등으로 돌진하는 자살테러다. 그들은 이를 ‘순교’라고 여긴다.


하마스, 휴전 권유도 거절

하마스는 6월11일, 이스라엘의 공격 후 즉각 성명을 발표, 외국인들에게 안전을 위해 이스라엘을 떠날 것을 경고했다. 이는 이스라엘에 대해
추가공격을 감행하겠다는 뜻이었다.

하마스는 이집트의 휴전 권유도 잘라 거절했다. 하마스의 고위 지도자 이스마일 아부 샤나브는 6월16일, “지금은 휴전이 아닌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단결할 때”라면서 “이스라엘이 중동의 테러리스트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샤론 총리도 같은 날 의회 연설을 통해 “승리할 때까지 언제 어디에서든지 테러집단과 그 조직원들을 추적해서 검거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샤론 총리는 곧 실행에 옮겼다. 이스라엘군은 6월21일 또 다시 탱크를 동원해 가자 지구를 공격, 팔레스타인의 요르단강 서안 책임자 압둘라
카와스메를 비롯해 대원 4명을 사살했다. 샤론 총리는 이날 카와스메를 사살한 것을 두고 “성공적인 작전”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로드맵의
내용과 배치되게 “정착촌 건설을 조용히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6월10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 구사일생한 하마스의 지도자 란티시는 이스라엘의 행위를 ‘암살’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보복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보복의 악순환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중동평화 로드맵, ‘해도 너무 한다’



이-팔 간 평화 위해 로드맵 합의…팔레스타인 일방적 희생 강요


지난 6월4일 요르단 아카바에서 부시 미 대통령, 샤론 이스라엘 총리, 압바스 팔레스타인 총리
등 3자가 평화회담을 열었다. 이 때 합의한 것이 중동평화를 위한 로드맵이다. 로드맵을 입안한 것은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유엔
등 4자. 그러나 실상 이 로드맵은 미국에 의해 재단됐다. 그 결과 거의 일방적으로 팔레스타인에게 양보와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앉혀 놓은 ‘바지저고리’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총리는 한 마디 불평조차 하지 못 하고 로드맵을 받아들였다. 샤론과
부시는 웃었고, 이를 지켜본 팔레스타인 국민들은 “압바스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부시와 샤론에게 팔아넘겼다”고 비난했다.



분쟁 모든 책임 팔레스타인에 전가


대체 무슨 내용을 담고 있길래 팔레스타인 국민들이 이토록 흥분하는가.

로드맵은 총 3단계로 이뤄져 있다.

우선 1단계는 2003년 6월에 완료된다. 2002년 3월 이후 건설된 유태인 불법 정착촌을 팔레스타인 땅에서 철거하는 것이다.


2단계는 2003년 6월부터 12월까지로 잠정적 국경과 주권 국가의 속성을 갖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창설 방안에 대해 모색한다.


3단계는 갈등을 종식하는 시기로 국제회의를 통해 유태인 정착촌, 예루살렘 귀속, 국경확정, 난민 귀환 등의 문제를 해결한다.


이 3단계의 로드맵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는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평화라는 미명 아래 팔레스타인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태인 정착촌 철거에 관해서 어디에도 이스라엘에 의해 점령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그리고 동예루살렘에 거주하고 있는 40여만명의
유태인 철거에 대한 언급이 없다. 가장 중요한 문제를 덮어두자는 것이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의 원인은 한
마디로 ‘영토’에 대한 소유권에 있다. 이 로드맵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숙원인 고토(故土) 회복을 뒤로하고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는 2단계에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못 하고 있다. ‘잠정적인 국경과
주권 국가의 속성을 갖는 독립국가’라고 해 여전히 영토에 대한 확실성을 심어주지 못 하고 있다.

1, 2단계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 하고 있는데, 3단계로 나아갈 수 있겠는가. 이 모든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단지 ‘협력’만 하면 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의 갈등 원인이 팔레스타인의 테러 등에 있다고 책임을 전가시키면서 팔레스타인으로
하여금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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