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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안동 전쟁 성매매 근절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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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법이 시행 4주년을 맞았다. 경찰은 최근 장안동 단속을 시작으로 성매매와의 전쟁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여전히 법 집행 강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전국적 확대, 전면전 돌입
지난 7월 이중구 동대문경찰서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시작한 장안동의 성매매 업소 단속은 성매매방지법의 실효성 논란까지 일만큼 단속이 이뤄지지 않던 ‘음지의 영역’에 대한 제대로 된 전쟁 선포였다. 영업 재기를 애초에 방지하기 위해 욕조 등의 성매매 집기 압수하고 단속 경찰과 업주 사이의 유착 관계를 우려해 담당 경찰까지 교체하는 등 획기적인 모습을 보이며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불야성을 이루던 장안동은 초토화됐고 이 여파로 성매매 단속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은 경찰관 기동대 8개 중 2개 부대를 서울의 주요 성매매 업소에 집중 투입하는 등 전면전에 돌입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대환영이다. 일단 성매매의 온상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살아왔던 장안동 주민들은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38세 주부 김여진 씨는 “동네에 대한 이미지가 성매매 쪽으로 굳어져 창피하고 아파트 값도 오르지 않아 불만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인식을 바꿀 수 있을지 기대된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교육상 좋지 않아 이사도 생각했는데 정말 잘한 조취다”고 말했다.
28세 대학생 이수성 씨는 “너무 붙잡아서 길을 통과해 집까지 가는 게 고역이었는데 요즘은 그런 걱정 없다. 이제 정상적인 동네에 사는 기분이다”며 웃었다.
여성단체도 환영이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정미례 공동대표는 “최근 동대문경찰서의 대대적인 단속이나 성매매업소 대상 ‘기소 전 몰수보전 및 탈세추징’을 적극 시행하겠다는 경찰청의 방침, 성매매업소 임대 건물주를 법정구속 한 울산사례 등은 적극적인 수사의지와 지속적인 단속, 이를 근거로 한 처벌이 결국은 법 집행력을 강화하는 주요한 요인임을 입증한다”며 높이 평가했다.
인터넷매춘, 해외성매매 등으로 변칙
하지만 이번 단속이 보여주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많다. 46세 회사원 김석환 씨는 “단속 때문에 조용해지긴 했지만 암암리에 영업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다”며, “얼마나 제대로 단속하고 지속적으로 해나갈지 많이 속아서 크게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속이 집중되면 성매매가 사라지기보다 음지로 숨어들어가는 것도 문제다. 이른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로 단속은 전국적으로 동시에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원래 단순 유흥가였던 장안동이 소위 ‘안마방’이 즐비한 성매매의 온상이 된 것도 아이러니하게도 2004년 제정된 성매매방지법에 의한 단속 때문이었다. 성매매 업주들이 단속을 피해 장안동으로 몰려와 안마시술소를 세워 음성적인 성매매를 시작한 것이다. 장안동 단속으로 제 2의 장안동이 다른 지역에서 생겨나고 있다는 소문이 벌써부터 퍼지고 있다.
이처럼 대대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은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4년간의 행보가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법이 시행된 이후 오히려 성산업은 대형화되고 은밀한 형태로 변화될 뿐이었다. 성매매 업주들은 기업화됐고,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 해외성매매, 오피스텔성매매 등의 변칙적 방식으로 교묘히 법망을 피해갔다.
2007년 검찰연감에 따르면 실제로 성매매처벌법이 성매매알선 행위를 단속,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성매매알선자 중 성매매 권유, 유인의 법 제19조 위반은 91.7%인 반면, 성매매강요에 관한 법 제18조 위반은 1.9%며,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 위반은 한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매매 광고 행위 위반 역시 2.0%로 실제 거의 적용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모두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정책 일관성 없어
정 대표는 “더 큰 문제는 법 위반으로 기소되었더라도 약식기소율이 높다는 것은 성매매처벌법의 규정이 세분화되고 법정 형량이 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무관행상 약하게 처벌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의 약화는 여성들에 대한 인권보호(피해자보호)를 어렵게 만든다. 실제로 업주들은 수년전의 차용증을 가지고 여성들을 잡으러 다니고 사기로 고소하고 있다. 성매매 행위로 여성들은 처벌되고 있지만, 단속에 걸렸어도 업소는 다음날 그대로 영업을 계속 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 보호는 여성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업주들은 결코 불법 성매매영업을 포기하지 않는다. 결국 성매매문제에 있어서 법 집행력의 강화를 통한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의지가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유엔여성차별위원회 신혜수 위원은 “처음 법을 만들 때의 초점은 성매매로 인해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을 처벌하자는 것이었다. 즉 업소, 인신매매범 등을 적발해서 처벌하고, 추징금을 부과하자는 것이었다. 최근 중구의원의 성매매 의혹 등을 보더라도, 실제 성구매자에 대한 것만 부각될 뿐 업소에 대한 단속은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원래의 초점으로 돌아가서 성매매로 인한 해악을 없애고 부당이익을 몰수하는 것, 그리고 그 중의 일부분을 성매매 여성의 자활에 사용한다고 할 때 성매매와 관련된 우리사회의 문제가 상당히 개선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성매매예방과 방지, 단속과 처벌, 보호를 위한 상시 기구가 총리실 산하에 있어야 하고 이곳에서 실태와 현황, 추진과정들이 면밀히 점검되고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민간단체를 통한 모니터링도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정 대표는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때만이 성산업이 타격을 입고, 국가가 성매매 문제와 인권보호에 책임을 다한 것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어, 결과적으로 정책의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다”는 원칙론을 강조했다. 이 같은 원칙론이 적용된 ‘장안동 실험’은 이미 성과를 거두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원칙이 적용될 것이며,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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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 밀반입 한 5명 적발
(사진=인천본부세관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본부세관은 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해 밀반입한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 인천본부세관은 4일 A(50대)씨 등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12월 중국에서 건조된 마늘 173톤과 양파 33톤 등 시가 17억 원 상당의 농산물 총 206톤을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에 부과되는 고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냉동 농산물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밀수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건조 마늘과 양파에는 각각 360%, 135%의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냉동 농산물로 분류되면 27%로 낮아진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을 실은 컨테이너 적재 칸의 윗부분에는 냉동 농산물 상자를 넣어 현품 검사를 피하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적발된 보세창고 보세사는 현품 검사를 할 때 사전에 확인한 냉동 농산물만 샘플로 제시하는 등 범행에 깊숙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세관은 냉동 보세창고 외부에만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어 내부 감시가 어려운 점이 악용된 것으로 보고 앞으로 창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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