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2 (토)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김영욱의 동서남북

【김영욱의 동서남북】 전두환氏 심판 날…“5·18 헬기사격 있었다”

URL복사

[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  한 젊은 병사의 눈을 통해 베트남전(戰)을 가차 없이, 그러나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플래툰>(Platoon)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전쟁영화 중 하나다. <플래툰>은 ‘전투소대’라는 뜻이다.


<플래툰>은 1986년 존 달리, 아놀드 코펠슨이 제작하였으며, 올리버 스톤이 감독했다. 찰리 신, 톰 베린저, 조니 뎁, 윌렘 데포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이 출연했으며, 상영시간은 120분이다.


<플래툰>은 ‘죽기 전에 꼭 봐야할 영화 100선’에 선정된 터라 많은 이들이 관람했을 것이고 기자도 대학시절 찐한 감동을 받은 터라 굳이 줄거리는 얘기하지 않는 것이 나을 듯하다. 


그러나 불쑥 <플래툰>을 꺼내 들은 연유는 이 영화에서 시종일관 등장하는 미군의 수송 및 공격지원용 ‘UH1H’ 헬기 때문이다.


‘휴이’(huey)라는 별명으로도 불리우는 UH1H 헬기는 1955년 미국에서 개발돼 1976년까지 1만2000여 대가 생산됐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7000여 대가 베트남 전쟁 중에 만들어져 ‘베트남전 아이콘’으로 불렸다.


이 헬기는 국내에 1967년 미국의 원조로 6대가 처음으로 들어왔다. 1969년부터는 국민들의 방위성금과 국방비로 지금까지 모두 150여 대를 도입, 100여 대가 운영 중이다. 


이 UH1H 헬기가 5·18민주화운동에 투입돼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활동을 한 사실에 대한 재판이 1일 있었다. 당시 광주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이날 재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광주지법은 “1980년 5월 21일 당시 헬기 사격을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며 전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은 없었던 만큼 조 신부는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검찰은 광주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탄흔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등을 근거로 헬기 사격이 사실이라고 결론 내고 전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1심 법원은 검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살상 의도가 농후한 헬기 사격이 있었다면 사격 유무만 판단하는 선에서 그칠 문제가 아니다. 


사법적 단죄와 별개로 과연 헬기 사격을 한 의도는 무엇이었는지, 이를 지시한 지휘 · 명령 계통은 어떠했는지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재판부는 “전씨가 미필적이나마 당시 헬기 사격을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재판이 시작되고 1심 선고가 나오기까지 2년 7개월 동안 숱한 증언과 증거가 나왔지만 전씨 측은 “헬기 사격설은 비이성적 사회가 만들어낸 허구”라고 일축해왔다. 


게다가 전씨는 알츠하이머 등 지병을 이유로 법정 출석을 거부하면서도 태연하게 골프를 치거나 삭스핀 폭탄주 만찬을 즐기는 장면이 포착돼 비난을 사기도 했다. 진솔한 사과나 반성하는 기색도 전혀 없었다. 


헬기사격 실체를 인정하고 전씨에게 유죄를 내린 재판부의 판결은 당연한 결과다. 다만 그를 법정 구속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그가 보여 온 후안무치를 생각하면 그렇다. 


지난해 3월 32년만에 처음 광주에 모습을 드러낸 그의 첫마디는 “이거 왜이래!”였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이날 법정 출석을 위해 서울 자택을 나서던 그는 사과를 요구하는 시민을 향해 “말 조심해. 이놈아!”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이번 판결은 신군부에 의해 은폐 · 조작되고 보수인사들에 의해 왜곡됐던 헬기사격의 실체가 사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5·18민주화운동은 40년이 지났지만 아직 발포 명령자와 행불자 처리 등의 진실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당시 신군부가 철저하게 관련 자료 등을 파기했기 때문이다. 40년 동안 뻔뻔하게 역사의 진실을 감추고 왜곡해온 신군부의 수장인 전씨에 대한 엄벌은 당연하다. 이를 통해 역사를 바로세우고 어둠 속에서 진실을 끄집어내야 한다.


첨언.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의 폭동이라고 주장한 세 권짜리 회고록을 펴낸 전씨는 이번 법원의 선고에 어떤 심정일까. 


그는 회고록 서문에서 “광주에서 양민에 대한 국군의 의도적이고 무차별적인 살상 행위는 일어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발포명령’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서술했으니까.


이번 재판은 제대로 된 적폐청산(積幣淸算)만이 역사의 퇴행을 막을 수 있고 5·18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이 더 철저히 진행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지 않은가.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방송3법·노란봉투법, 여당 주도로 국회 법사위 통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법사위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이춘석 법사위원장은 방송3법에 대한 질의응답이 진행되는 중 국회법에 따라 토론을 중단시키자는 민주당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곧바로 방송3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슨 토론 종료냐" "이렇게 진행하는 게 어디 있느냐"라며 항의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몇 시간을 준비한 토론 절차를 생략하면 국회랑 의회는 왜 있나. 헌법재판소 판결에도 소수의 의견 표명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상황에 대해 법사위원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일방적인 법안 상정과 발언 기회 박탈을 놓고 지속적으로 항의하자, 이 법사위원장이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혔다"며 한때 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방송3법은 KBS·MBC·EBS 공영방송 이사 수를 확대하고 이사 추천 주체를 늘리는 내용이 골자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개념을 근로계약 체결 당사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KNSO아카데미 ‘컬러풀’ 공연...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 협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는 오는 8월 20일(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KNSO아카데미 5기 청년 교육단원들의 성과를 담은 무대 ‘컬러풀’을 선보인다. KNSO아카데미는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무대 경험과 실무 교육을 통해 균형 잡힌 역량을 갖춘 차세대 음악가를 양성하는 실전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2020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올해 초 통합 공모를 통해 교육단원 60명이 선발됐다.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단한 이들은 국립심포니뿐 아니라 파리 오케스트라와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등 내한한 세계 유수 교향악단의 단원들과 솔리스트들의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국제적인 수준의 밀도 높은 교육을 받았다. 또한 올해 총 14회의 실내악 및 지역 공연에 참여하며 무대 경험과 앙상블 역량을 실전에서 체득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이들이 상반기 동안 갈고닦은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현대음악, 협주곡, 교향곡을 아우르며 단원들의 음악적 스펙트럼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연의 포문은 김은성 작곡가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만화경’이 연다. 2023년 ‘작곡가 아틀리에’ 우수작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국립심포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