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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기업

【코로나19 K극복 ‘히든기업’을 찾아서 시즌2 - ➃】 통우무역㈜ 조보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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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 업계 리딩회사로 시장 신뢰구축 … 적자 딱 한 달
전기차 2차전지 스크랩 재활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
진정한 강소기업 “작지만 강한 조직이 되자” “싸우면 이기자”

 

 

전세계 50여개국에서 국내로

비철금속 스크랩 수입 판매

 

[ 시사뉴스 박성태 대표 겸 대기자 ]  사상초유의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은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사회적 변화를 가져왔고 이에 따라 기업창업, 기업경영 환경도 급변하고 있는 뉴노멀 시대를 맞았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위기 수준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 성장률인 2.3%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창업기업의 86%가 3년 만에 폐업한다는 통계는 이미 예전 얘기가 되었고 현재 운영 중인 기업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에 본지는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 성장전략을 짜고 있는 히든기업, 강소기업을 찾아 그들의 생존과 미래, 실천전략 등에 대해 기획특집 시리즈기사로 지난 10월 5일부터 11월 2일까지 20개 기업을 보도 한 바 있다.

 

히든기업들의 발굴 보도는 대기업군은 아니지만 해당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 스타트업 위주로 취재하고 보도하여 소비자는 물론, 정부, 학계, 산업계까지 전 방위적으로 히든기업과 스타트업의 성공을 확산시키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본지는 1차 기획특집시리즈에 이어 2차 기획특집시리즈를 11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총 16회에 걸쳐 보도할 계획이다.


2차 시리즈의 네 번째로 비철금속 스크랩 공급업체인 통우무역㈜의 조보현 대표를 만나봤다.  [편집자 주] 

 

“대학 졸업 후 종합상사에 근무하면서 날마다 야근과 특근에 시달려 만 35세가 넘으면 무슨 수가 있어도 창업하리라 결심했고, 1989년 진짜 실행에 옮겨 통우무역㈜을 설립했다. 종합상사 근무 당시 맺었던 인맥과 생소한 시장이던 중동지역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것이 적중했고 창업 이래 적자가 난 적은 딱 한 달이었다. 


스크랩(금속폐자재)시장 특성상 매출은 커도 회사 순익은 크지 않지만 그래도 직원들 봉급 제날짜에 주고 적자 난 적이 없다는 것은 나름 열심히 회사를 이끌었고 같이 한 직원들도 불철주야 뛰어다닌 결과여서 그들에게 항상 고마운 생각이다.”
 

매출 400억 원 회사를 이끄는 대표임에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인상의 조보현 대표는 “창업이후 한 번도 창업을 후회하거나 힘들어한 적이 없다”며 그 비결로 고객과의 신뢰를 손꼽았다.

통상 스크랩 중개업은 사고가 발생해도 법적·물적 책임이 없는 것이 관례이나 조 대표는 지난 2005년경 인도와의 거래 중 사고발생으로 현금 5억 원을 일시불로 물어주는 등 고객들과의 신뢰를 쌓았고 30년 이상 기존 고객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통우무역㈜의 설립배경과 기업소개.

 

1978년 대학 졸업 후, 10년간 ㈜쌍용과 ㈜LG상사 비철금속 수입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 한국 제조업 고도성장기에 원자재의 중요성과 스크랩 재활용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봤다.

1989년 통우무역㈜을 설립해 당시로는 국내에서 생소한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요르단, 사우디, 예맨 등 중동국가들과 미국, 유럽 등지로부터 비철금속 스크랩을 국내 비철금속 합금업체에 수입 중계를 시작했다.

 

통우무역의 그간 주요 실적.

 

1989년 설립 이후, 30년 넘게 꾸준히 전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국내로 비철금속 스크랩을 수입 오파 판매하고 있다. 기존 공급자뿐만 아니라 신규 공급자 발굴 및 새로운 아이템 모색으로 국내외 공급 및 수요를 늘렸다.

 

2019년 기준 통우무역은 매출 490억 원, 자회사 통우인터내셔널(주)은 200억 매출을 기록했다. 총 연간 15만7천 톤의(Aluminum 7만 톤, Copper 2만3천 톤, Lead & Battery 5만9천 톤, Silicone 2천6백 톤) 비철금속을(약 3억 불 상당) 국내로 오파 및 내수 판매하고 있다.

 

 

통우무역의 주요 콘텐츠, 상품에 대한 설명을 하면.

 

비철금속 스크랩은 2가지 공정에서 발생한다. 첫 번째는 금속을 가공 · 성형 · 주조하는 과정에서 부산물이 되는 경우, 두 번째는 금속 제품이 제 수명을 다한 후 각각의 금속 종류로 분류돼 재활용되는 경우다.

 

예를 들면 자동차 폐차시 철, 알루미늄, 구리, 납 등을 해체해 각각의 금속 재용해로 원료로 다시 공급된다.

공장에서 부산물로 제조 공장서 직접 나오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외국의 스크랩 재활용 시장에서 거래되는 경우 특히 국내의 구매자가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아니라 외국에 있는 스크랩을 단지 설명만 듣고 판단해 구매 및 판매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통우무역과 같은 전문성·신뢰성이 충분한 회사가 중간에 있지 않다면 섣불리 계약하기가 어렵다. 실제 무역사기 및 분쟁이 다분한 업종이 비철금속 무역 분야다. 백번 잘하다가 한 번만 실수해도 그동안의 모든 이익을 상쇄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기존 유사업체와 비교했을 때, 통우무역의 특장점은?

 

요즘은 디지털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예전보단 쉬워졌다 해도 최소 계약단위가 20톤이다. 통상 자동차 1대나 아파트 1채 값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물건을 안 본 상태에 중간에서 소개하는 사람 말만 믿고 구매하는 것은 구매자·판매자 모두 위험 부담을 안게 된다.

 

통우무역은 구매자·판매자 사이에서 신뢰를 바탕해 계약된 품질과 정확한 납기, 대금결제까지의 전 과정을 보증한다. 또 계약한 물품이 구매자의 공장에 도착할 때까지의 일련 과정을 꼼꼼히 체크 · 관리하며 클레임 발생 시 신속하게 해결까지 중재한다.

 

통우무역의 경쟁력은 지난 30년 이상 업계 리딩회사다. 시장 흐름을 예측 · 분석해 고객과 원활한 원자재 수급으로 최적기에 구매 유도로 원가 경쟁력에 기여한다. 또한 공급자와 수요자의 중간에서 생기는 품질특성상 많은 분쟁을 책임지고 이를 해결한다.

 

개발 예정인 콘텐츠, 상품이 있다면.

 

세계적 추세인 그린딜(Green Deal) 영향에 한국, 중국,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규모가 커지면서 전기차는 요즘 핫한 시장이다. 그린딜은 탄소중립을 목표로 에너지, 산업 및 순환경제, 건축 수송 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다.

 

전체 자동차 중에서 전기차는 올해 2%를 차지하고 2025년엔 10%가 전기차로 추정한다. 친환경차 범주에 드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포함할 경우 올해 8%에서 2025년엔 26%로 추정한다. 기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점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로 전화되는 과정이다.

 

전기차 시장 핵심 부품인 2차전지 배터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차전지 제조과정뿐만 아니라 폐2차전지의 재활용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우무역㈜은 향후 2차전지 스크랩 재활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우무역의 앞으로의 사업발전 전략과 계획은.

 

지난 40년간 누구보다도 열심히 후회 없이 일해 왔다고 자부한다. 통우무역이 설립된지도 30년이 넘었고 이제 새로운 사업전략과 계획은 본인 몫이 아니라 후배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통우무역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직원이 10년, 20년 넘게 각자 자리에서 열정을 가지고 함께 통우무역을 이끌어온 직원들이다.

이들이 회사를 물려받아 본인은 통우무역이 앞으로도 금속관련 전문회사로 꾸준히 연속성을 갖고 국내 No.1 오퍼상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서 경쟁력 있는 회사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대표 경영철학이 있다면.

 

직원들에게 “작지만 강한 조직이 되자”와 “싸우면 이기자”고 자주 말을 한다. 대한민국처럼 자원도 풍부하지 않은 작은 나라가 세계 9~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 모든 국민이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처음 외국에 출장 다니던 198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를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예전처럼 여전히 작지만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과 경쟁력은 아프리카 대륙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크리라 생각한다.

 

통우무역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소수 정예 인원으로 비록 회사 규모는 작아도 신용과 경험을 바탕해 전 세계 어떤 큰 기업들과 경쟁에서 당당히 이기는 강한 조직으로 계속 성장하기를 바란다.

 

또한 모든 기업이 마찬가지겠지만 통우무역도 비철금속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매일매일을 경쟁자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전투를 한다. 앞서 말했듯 업계 리딩컴퍼니로서 후발기업들의 끊임없는 도전을 받고 있다.

 

“작지만 강한 조직이 되어 감히 누구도 함부로 도전할 생각을 못 가지게 하고 그럼에도 도전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기꺼이 경쟁하여 이기는 회사”가 되자는 것이 통우무역의 목표이며 경영철학이다.

 

부존자원이 절대 부족한 한국으로서는 좋은 재질의 금속원료를 좋은 가격에 적기 확보한다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갖추는 데 절대 필요한 일이다. 이에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를 상대해 일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요!!

 

“‘통우무역?’ 입사 전에는 통우무역㈜에 ‘?’가 붙었다. 작은 기업이고 비철금속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기업, 통우무역이 얼마나 대단한 중소기업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입사 후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 사라지는 시간은 순식간이었다.”

 

사장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작지만 강한 회사”라고 강조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규모가 큰 대기업은 아니지만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이 많아 돌발변수가 많은 무역업무에 적기 대응해 큰 사건, 사고 없이 국내외 거래처와 신뢰관계를 이어 오고 있다.

 

이런 선배들로 인해 신입직원들은 실무에 유용한 지식을 습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으며, 기초부터 탄탄하게 기반을 쌓아 충분한 성장기회와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히든기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통우무역은 전 세계의 수많은 비철금속 스크랩 공장 및 트레이딩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으며 세계 모든 대륙, 문화권의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며 비즈니스를 배워 각 국가별·문화권별 사람들의 특성이나 대처법을 배운다. 이는 무역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무엇보다 큰 경험이자 능력이다.

 

우리 회사의 직원들이 좋아하는 장점으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몇 가지 자랑한다면 첫째, 가능하면 야근을 못 하게 하려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고 퇴근할 때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둘째, 회식이 강제가 아니며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의 날(직원들이 영화나 뮤지컬 선택)행사를 회식 대신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문화의 날을 중단해 아쉽다.

 

셋째, 여성이 결혼해서 출산하게 되면 퇴사에 대한 압박이 은근히 있지만 우리 회사는 임신, 출산여성에게 더 관대하다.

 

넷째, 고졸 채용을 함으로써 학력에 의한 채용이 아니라 능력을 갖춘 우수한 인재채용으로 좀 더 넓은 기회를 주고 있으며 학력에 대한 차별이 없다.

 

마지막으로 월 실적이 좋으면 직원들에게 보상과 성과금을 지급한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대한민국 최고의 비철 트레이딩 기업으로 자리했음에도 통우무역은 지금도 성장에 목말라 있다.

 

국내 · 외 모두 최대 규모의 거래처를 보유했음에도 통우무역의 임직원들은 더 많은 거래처를 발굴하기 위해 발로 뛰어다니고 있다. 세계는 무한하며 스크랩 또한 무한하기에 통우의 미래가치 역시 무한할 것이다.

 

<대담> 시사뉴스 박성태 대표 겸 대기자  sungt57@naver.com
<정리> 시사뉴스 황수분 기자  news00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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