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7.28 (월)

  • 맑음동두천 32.0℃
  • 맑음강릉 33.9℃
  • 맑음서울 32.7℃
  • 맑음대전 32.8℃
  • 맑음대구 31.6℃
  • 맑음울산 31.0℃
  • 맑음광주 32.3℃
  • 구름조금부산 31.5℃
  • 맑음고창 33.1℃
  • 구름조금제주 29.9℃
  • 맑음강화 30.8℃
  • 맑음보은 30.5℃
  • 맑음금산 30.8℃
  • 맑음강진군 33.3℃
  • 맑음경주시 31.9℃
  • 구름조금거제 29.1℃
기상청 제공

문화

일본 미술 속의 한국

URL복사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아시아의 근원적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복고적 스타일의 일본 미술을 보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복고풍은 아시아의 전통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계속해서 되살아나는 양상이다. 한국인은 일본 미술을 복고풍으로 감상할 때, 한일의 공통된 문화적 기반으로 어디에선가 본 듯한 데자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 11월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일본실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관 테마전 ‘일본 미술의 복고풍’은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일본 미술을 이해하는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쇼토쿠 태자 고구려를 그리다
일본은 20세기 초 유럽의 르네상스와 같이 고대 문화를 부흥시키고자 고대로 설정한 아스카시대(飛鳥時代; 538-710)와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의 문화를 일본 근대 미술에서 부활시켰다. 한국인은 일본 근대미술에서 아스카시대와 나라시대를 소재로 한 작품을 감상할 때 한국의 고대 문화를 회고하게 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요시무라 다다오(1898~1952)는 ‘쇼토쿠 태자’(1936)다. 쇼토쿠 태자(573-621)와 그의 부인인 다치바나 오이라쓰메를 주제로 한 작품에서 한국과 관련된 요소들을 도출할 수 있다. 다치바나 오이라쓰메는 쇼토쿠태자의 명복을 빌며 주문 제작한 천수국만다라수장에 고구려의 제작자가 참가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림 속에서 다치바나 오이라쓰메는 무궁화를 들고 있으며, 그 의상에는 고구려 고분벽화의 모티브가 사용되어 있다. 쇼토쿠 태자의 앞에는 그의 스승인 고구려의 승려 혜자의 이름이 새겨진 까치꼬리모양의 향로를 그려 넣는 등, 고대사에서 한국과의 관련성을 해석해 낼 수 있다.
조각 작품으로 고토 세이이치(1893~1984)의 ‘훈염薰染’의 감상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훈염은 한국인에게 성덕대왕신종의 공양자상의 비천을 연상시킨다. 공양자가 단정하게 무릎을 꿇고, 손잡이가 달린 향로를 들고, 향처럼 수직으로 날리는 천의는 한국과 일본, 고대와 근대의 시공을 뛰어넘어 동질성을 느끼게 한다.
금속 공예로서 시미즈 난잔(1873-1948)의 ‘새의 모습을 한 천녀 문양 발’의 역동적인 문양은 호류지 금당벽화의 비천과 같이 아스카시대의 고전적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김명국과 후가이 에이쿤의 ‘달마도’
불교미술은 국경을 초월한 도상이 지속적으로 유포됐다. 일본 선화의 선구자인 후가이 에쿤(1568~1654)의 달마도는 그가 활동하던 시기에 조선통신사의 화원으로 일본에 파견된 김명국(1600-?)의 ‘달마도’를 단번에 연상시킨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친근한 ‘선재동자도’, ‘열반도’, ‘사수도’와 같은 불교의 전통적인 주제들이 근대에 다시 부활한 작품을 전시했다.
소상팔경도는 동아시아에서 매우 인기가 있었던 고전적 주제로서 중국의 소상의 경치를 그린 그림이다. 17세기 도쿠가와 막부를 위해 그림을 제작한 가노 단유(1602~1674)가 제작한 ‘소상팔경도’를 전시한다. 그는 도쿠가와 이에야스(1543~1616)에게 11살 때에 그림의 천재적인 재주를 인정받아, 가노파의 거장이 됐다.
가노 단유는 조선에서 전래된 안견화풍과 남송회화에서 유래한 강남산수화풍의 ‘소상팔경도’ 모두 모사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이 두 가지 계통을 모사한 후에, 소쇄하고 간략한 남송 화풍의 ‘소상팔경도’를 독립된 작품으로 제작해, 일본의 정서에 부응한 특징을 보인다.
한국의 호랑이가 일본 도자기에
일본 문인화가는 한국 문인화가와 같이 한시漢詩를 주제로 한 작품이 매우 인기가 있었다. 대표적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으로 ‘난정곡수도’, ‘매화서옥도’, ‘도화원도’를 전시한다. 한국과 일본은 처음에는 한시와 그에 상응하는 중국 회화의 도상을 수용했다가 점차 자국의 실경에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한 메타포로서 응용했다.
일본의 나카바야시 지케이(1816~1867)의 ‘매화서옥도’는 평화롭게 펼쳐진 강가에 핀 평화로운 풍경이라는 에도시대의 서민계층인 초닌의 정서를 대변한다. 이것은 조선시대 조희룡의 ‘매화서옥도’가 차가운 겨울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고고함을 추구한 유교 문화와 구별된다.
일본에는 호랑이가 서식하지 않았지만, 일본 미술에서는 호랑이의 모티브가 유행했다. 호랑이는 아스카시대의 고분벽화에 사신도로 수용됐다. 벽사를 상징할 뿐만 아니라 서쪽을 상징했다. 무로마치시대(1329~1573) 이후 호랑이는 수묵화풍의 ‘용호도’에서 사무라이의 용기를 나타내는 상징물로서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호랑이를 볼 수 없었던 일본인은 고양이와 같이 귀엽고 해학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호랑이는 그림뿐만 아니라, 17세기에 가키에몬양식과 구타니양식의 채색 도자기를 소재로서 인기 있는 모티프가 됐다. 이 호랑이 문양의 도자기는 유럽의 수출용 도자기에도 주요한 모티프로 사용돼 유럽까지 아시아의 호랑이 도상이 전파됐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염증성 장질환 환자 30%가 ‘비만’, 10년 새 2배 이상 증가 국내 환자 1만여 명 13년간 추적 관찰… 아시아 최대 규모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 방식의 영향으로 비만율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비만 유병률이 일반인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황성욱·김민규 교수팀이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11,216명의 체질량지수(BMI)를 분석한 결과, 평균 비만율이 2008년 13.1%에서 2021년 29.8%로 2.3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율 증가와 함께 혈당, 콜레스테롤 등 대사 증후군과 관련된 혈액학적 지표도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염증성 장질환과 대사 증후군을 동반한 환자를 위한 맞춤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들의 비만 유병률 증가를 처음으로 입증한 데 의의가 크다. 위장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염증성 장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각 환자의 특성과 증상에 맞게 적절한 치료법을 시행해야 하며 평생 치료와 관리를 지속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의 연구는 대부분 전통적으로 비만율이 높은 백인 인종 중심으로 진행되어, 동양인 염증성 장질환 환자 중

문화

더보기
여름밤 무료 국악콘서트 ‘야광명월’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은 오는 8월 시민을 위한 여름밤 무료 국악콘서트 ‘야광명월’을 개최한다. 올해로 세 번째로 선보이는 ‘야광명월’은 서울돈화문국악당뿐만 아니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도 함께 개최되며, 도심 속 실내 문화공간에서 무더위를 식히는 시원한 힐링 무대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8월 13~14일 진행되는 ‘남산 야광명월’은 젊은 국악 아티스트 네 팀의 감각적인 무대로 구성되며, 젊은 국악이라는 특성을 살려 창작의 공간이었던 ‘연습실’을 공연의 ‘무대’로 활용하는 독특한 콘셉트로 진행된다. 13일에는 담백하고 따뜻한 감각으로 국악의 결을 세심하게 빚어내는 가야금 3인조 ‘누룽지’, 전통 판소리에 기반한 폭발적인 고음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이아진’이 출연한다. 14일에는 거문고, 가야금, 해금의 3인조 앙상블 ‘다못’, 일상 속 작은 순간들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2인조 인디국악팀 ‘신수동 3평’이 무대를 준비한다. 특히 화이트·실버·블루 등 달빛을 닮은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착용 후 관람하면 소정의 선물을 증정하는 ‘드레스코드:달빛’ 이벤트가 마련될 예정이다. 8월 16~17일 진행되는 서울돈화문국악당 ‘야광명월: 별, 아리랑’은 국악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