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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 정부 개혁특명 1호 “재벌부터 조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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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개혁특명 1호 “재벌부터 조져라”



두산 검찰수사 우려 BW 소각 …한화 분식회계 검찰조사중

재계 3위 SK 최태원 회장 구속, 재벌들 드디어 단두대에 오르나




“일
국민들은 아직도 세금 없는 대물림 관행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땀 흘리지 않고 쉽사리 부를 이전하고 축적하는 전근대적이고 후진적인
풍토는 빠른 시일 내에 불식되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전국경제인연합회 신년포럼에 참석, 400여명의 최고 경영자들에게 전달한 메시지다.

노 대통령은 또 “우리 스스로는 기업의 투명성과 지배구조가 대폭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외국 투자가들의 눈에는 여전히 미흡하고, 미진한 부분이
남아있다”고 강조하면서 “국내 펀드메니저의 설문조사에서 대다수가 증권분야 집단 소송제 도입에 찬성했다는 것을 돌이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재벌 개혁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던 대목이다.

지난달 25일 마침내 노무현 정부가 정식 출범했다. 노무현 식 개혁이 본격 시작된 것이다.



SK 최태원 회장 구속



재벌개혁은 노무현 정부 출범 전에 터졌다. 바로 재계 3위인 SK그룹이 검찰 사정의 칼바람을 맞은 사건이다.

JP모건 사와의 이중거래, 부당내부거래를 통한 편법상속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 부장검사)는 지난달 22 최태원 SK(주)
회장에 대해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의 배임죄를 적용 구속했다. 최 회장은 영장실질 심사도 요구하지 않아 사실상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해 3월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 소유 워커힐호텔 주식과 지주회사인 SK(주) 주식을
적절한 가치평가 기준 없이 맞교환 하는 내부거래를 통해 7백 억에서 8백 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다.

최 회장은 이밖에 지난 99년 SK그룹과 J.P.모건간의 SK증권 주식 이면계약 과정에 개입, 1천78억원의 옵션 이행금을 SK글로벌 해외현지법인들이
부담토록 해 SK글로벌 등 자회사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J.P.모건과 이면거래 과정에서 우발채무를 연결 재무제표에
기재하지 않는 등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혐의도 포착, 수사중이다.

검찰 조사를 위해 서울지방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낸 최태원 회장은 배임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좋은 회사를 만들려고
했지만, 능력이 모자라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최 회장을 구속시킨 데이어 손길승 회장을 28일쯤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재계 수사 방향 촉각



최 회장의 전격 구속에 당황한 재계는 검찰의 재벌 관련 고발 사건 수사가 어느 기업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 LG,
두산, 한화 등 불법 증여 및 분식회계 등의 고발 사건에 연루되어있는 기업들은 특히 그러하다.

한편 SK그룹에 이어 다음 수사 대상으로 주목을 받아왔던 두산은 문제가 된 대주주 일가의 대규모 신주인수권(BW)을 무상 소각키로 결정했다.


두산 대주주 일가의 BW 문제는 지난해 참여연대가 미공개 정보를 통한 대주주 일가의 부당이득 혐의로 고발한 이후 지속적으로 비판의 표적이
돼 온 사건이다. 두산의 이번 신주인수권 무상 소각은 최근 SK그룹에 이어 자사가 재벌 개혁의 ‘두번째 타깃’이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따라 위기탈출을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꼬리 내린 두산



두산은 지난달 24일 대주주가 보유한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 1억달러와 국내신주인수권부사채 250억 원의 신주인수권을 전액 소각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소각 대상 신주인수권은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 1억 달러의 신주인수권(1만3459 워런트) 6729만5000달러 △국내 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한 121억 원의 신주인수권(신주인수권 행사시 30만212주)다.

이번 소각대상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분리형이며 사채는 모두 상환된 상태. 이들 신주인수권이 모두 행사됐을 경우 주당 행사가 7362원에1115만4969주의
신주가 발행될 예정이었다. 이는 두산의 전체 발행주식수2112만주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두산그룹의 BW논란은 두산이 지난 99년 7월 해외 BW를 발행하면서 국내기관투자가들에게 이를 팔고도 유가증권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지배주주 일가 32명이 이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 한 부당 내부자거래를 했다는 참여연대의 의혹제기로 시작됐었다.

당시 BW를 사들인 두산의 대주주들 가운데는 창업4세 26명이 포함되어있었으며 이중 상상수가 20대 이하로 편법적인 지배권 승계 논란과
함께 자금출처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두산 측은 “대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의 행사로 소액주주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고, 투자자들의 신뢰와 기업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신주인수권을
전량 무상으로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며 “대주주들의 이 번 결단으로 회사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소액주주를 비롯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여 신주인수권부사채 소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여유를 보였다.



“두산 불법행위 수사해야”




그러나 참여연대는 “두산은 99년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 1억 달러를 발행할 당시 발행공시를 누락했으며, 발행이후 신주인수권과 사채권을
분리 두산그룹의 지배주주일가가 총 발행 물량의 70% 가까이 신주인수권만 인수함으로써 지배권 확장 및 재산증여를 하려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3세와 4세가 신주인수권을 취득한지 한달 여만에 3세가 보유한 신주인수권 대부분을 4세에게 양도한 것은 경영권 승계 또는 자산증여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두산그룹이 이날 대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신주인수권 대부분을 무상 소각키로 결정했으나, 신주인수권 취득 과정 등에서 나타나는
의혹들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화, 대한생명 인수도 도마위에



두산그룹과 함께 김대중 정권에서 잘나간(?) 한화그룹도 지금 떨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말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는 김대중 정권의 특혜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현재 이와 관련해 한화는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역시 SK와 마찬가지로 참여연대의 고발조치에 의한 것이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10월 ㈜한화, ㈜한화유통, ㈜한화석유화학 등 3개 한화그룹 계열사가 대한생명 인수를 위해 주식거래를 통해 이익을 부풀려
부채비율을 축소했다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포함한 그룹 관계자들을 분식회계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한화그룹 분식회계는 단순히 회계방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감축하는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충족시키고, 대한생명 인수조건을 맞추기 위한 고의적인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한화계열 3사가 1999년 과 2000년말에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서로의 주식을 순환 매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한화측의 시인으로 사실관계는 대부분 드러나 있으나 이를 법리적으로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의 대생 인수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뭘까. 자산규모 11조 4,000억의 한화그룹이, 자산규모만도 한화의 두 배가
넘는 26조 1,000억원의 대한생명을 어떻게 인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생이 비록 3조 5,500억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갔지만 2001년 8,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익을 냈었다. 반면 한화그룹은 2001년까지
지난 10년 동안 단 한 해도 흑자를 낸 적이 없으며, 특히 2001년에는 5,808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한화그룹은 부채에 대한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부실기업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한나라당 김부겸 의원은 지난해말 국감에서 “한화의
이자보상비율은 3년 연속 1이하였다”면서 “정부의 특혜가 없었다면 3년 연속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영업상태가 불량한 한화가 대생을
인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1 이하인 경우는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도 내지
못한 것을 뜻한다.



떨고 있는 재벌들



두산, 한화 그룹 외에도 참여연대로부터 고발을 당한 삼성, LG 그룹들도 가시방석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들도 편법증여 및 내부자거래 의혹
등으로 각종 송사에 휘말려 있다.

삼성은 삼성종합화학㈜ 주식의 저가 처분 및 부실기업으로 청산된 이천전기의 인수 등과 관련, 지난 98년 10월 참연연대로부터 3,500여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참여연대는 삼성전자가 액면가 1만원에 취득한 삼성종합화학㈜ 주식 2,000만 주를 1994년 12월 1주당 2,600원에 계열사인 삼성항공과
삼성건설에 1,000만 주씩 처분했으며, 또 지난 1997년 3월 인수한 이천전기㈜가 퇴출기업으로 선정, 청산됨에 따라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 1심 판결에서 이건희 회장 등 전ㆍ현직이사 10명이 977억원 지급명령을 받았으며 현재 2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또 참여연대는 지난 1월 구본무 LG회장 등 당시 LG화학 이사들이 지난 1999년 회사가 100% 보유했던 LG석유화학 지분 중 70%를
자신들과 구 회장의 일가 친척들에게 적정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팔아 수천억 원의 이득을 챙기고 회사에는 약 823억원의 손실을 끼쳤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금융감독원과 참여연대에 따르면 LG그룹 경영진 일가족은 1999년 6월 LG화학이 보유중이던 LG석유화학의 전체 지분 70%에 해당하는
2,744만주를 주당 5,500원에 매입했다. 이들은 LG석유화학이 2001년 거래소에 상장되자 보유주식중 170만여 주를 일정기간 주당
1만-2만원에 장내에서 매각, 1천651억원의 차익을 거뒀으며 이후 잔여지분도 장내매각해 차익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

참여연대는 “이달부터 시작되는 대기업들의 주총에 앞서 현재 소유주의 경영잘못이나 재벌 2세의 경영참여 문제에 대해 기업별로 자료를 수집중”이라면서
“경영활동에 문제가 발견되면 모두 고소, 고발 등 소송을 걸 방침”이라고 말해 앞으로 새정부의 재벌정책과 어떻게 연계해 재벌개혁을 이끌지
관심이 집중된다.

고병현 기자 sama1000@sisa-news.com 이범수 기자 skipio@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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