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66) 삼성그룹 회장이 4일 오후 2시 비자금 및 경영권 불법승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조준웅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등 4건의 고소.고발 사건을 중심으로 한 경영권 승계 의혹과 비자금 조성ㆍ관리 의혹, 정.관계 및 법조계 로비 의혹을 조사했다.
이 회장은 출두 현장에서 에버랜드 CB 발행을 지시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런 기억이 없다"고 말하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는지에 대해 "한 적 없어요"라고, 경영권 승계 과정을 보고받았는지에 대해 "아니오"라고 각각 짧게 답했다. 또 글로벌기업인 삼성그룹이 `범죄집단'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자 강한 어조로 "범죄집단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그런 걸 옮긴 여러분이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란을 끼쳐서 대단히 죄송하고 진실이든 아니든 이런 일이 없어야 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사태에 책임을 느끼시는냐"는 질문에 "그룹 회장으로서 당연히 책임을 느낀다"고 답변한 뒤 7층 조사실로 향했으며 조준웅 특검을 짧게 면담한 뒤 조사에 들어갔다. 이 회장은 윤정석ㆍ조대환ㆍ제갈복성 특검보 등 3명과 검찰에서 파견된 강찬우 부장검사 등으로부터 번갈아 가며 의혹 분야별로 조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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