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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억 잃으면 성격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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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억상실증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는 반복되는 원칙이 있다.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사람이 다시 머리에 충격을 받고 기억을 찾는다든지, 악한 주인공이 기억상실로 선했던 예전모습을 회복한다든지 하는 내용은 빈번하게
사용되는 장치다. 이러한 설정들은 무의식중에 기억상실증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놓았다.

현실에서도 기억상실은 충격으로 시작해 충격으로 끝나고 심성이 극과 극으로 바뀌기도 할까? 가능하다면 드라마나 영화처럼 빈번할까? 연세Yoo&Kim신경정신과
유상우 원장의 조언을 토대로 허구적 작품 속의 기억상실증이 어디까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심리적 의지로 불행한 과거 잊기도


드라마 ‘겨울연가’를 보면 주인공이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는다. 사랑했던 여자도 알아보지 못하고
전혀 다른 사람으로 살아간다. 현재 방영중인 ‘아내’에서도 교통사고를 당한 남자배우가 7년째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살아간다. 그 밖의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흔히 나타나며 그러다 다시 외부 충격에 의해 예전의 기억을 되찾게 된다.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일까.


교통사고로 인한 두부손상과 같이 물리적 충격이 뇌신경계에 가해진 경우에 기억소실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두부손상의 영역이나 범위에 따라 소실된 기억이 다시 돌아 올 수도 있고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즉, 기억의
회복 가능성은 뇌의 어디를 얼마만큼 다쳤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또 다른 물리적 충격에 따른 기억회복은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또한 오히려 뇌에 더 큰 손상만 줄 수 있어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머리에 충격을 가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기억상실증이 쉽게 발견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그렇게 간단하게 치료되는 것도 아니다.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에서 여주인공은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녀로 출연했다.
그러다 남자친구의 죽음으로 정신을 잃고 회복된 후에는 성인이었을 때의 불행했던 기억을 잃어버리고 행복했던 어린시절만을 기억한다. 이렇게
자신이 잊고싶은 기억이나 일부분의 기억만을 상실하는 경우가 가능한 것일까.


심리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되는 기억상실을 해리장애(selective amnesia)라고
한다. 개인적 정보를 회상하는 능력 상실이 주요 증상으로 저절로 발생되는 경우는 없고 대개 극심한 스트레스나 감당할 수 없는 심리적 부담이
원인이다. 가족이 전부 사망한 교통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은 환자가 사고 후 며칠간 아무 것도 기억 못하는 예처럼 특정기간동안 일어났던 사건을
회상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이런 경우 대개는 사고가 있은 후 처음 몇 시간동안만 일어난다.

이와 비슷한 부분기억상실로는 일정기간 일어났던 사건 중 전체가 아닌 한 부분만 기억하지 못하는 선택적 기억상실, 가족이나 특정 사람과 관련된
사건만을 기억하지 못하는 체계적 기억상실 등이 있다.

기억상실증 영화의 고전이자 교과서인 ‘마음의 행로’는 클럽 여종업원인 폴라가 실어증에 걸린 행려병자 스미스에게 연민을 느끼고 그를 보살펴
주면서 시작한다. 폴라의 지극정성으로 스미스는 실어증도 고치고 둘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우연한 사고로 스미스는 옛기억이
돌아오고 공교롭게 폴라와의 시간은 망각속으로 잊혀진다. 이렇듯 기억상실증에 걸린 후 자신이 한 행동을 다시 기억을 되찾았을 때 잊는 경우가
있을까.

해리장애 중 해리성 둔주 증상이다. 기억상실뿐 아니라 자기 신분을 망각하고, 완전 딴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다. 집이나 또는 평소 다니던
직장에서 벗어나 갑자기 예기치 않게 엉뚱한 곳으로 여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행은 단지 몇 시간에서부터 장기간 이루어질 수 있으며, 둔주
기간동안 새로운 사람이 되어 일반적으로 이전보다 사교적이고 자유로운 성격으로 변한다. 이때 상황판단력이나 정신은 정상적이어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둔주 이전의 상태로 돌아 온 후에는 과거의 사건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고 통상 심한
스트레스 후에 일어난다.


최면을 통한
일부 기억 교체 가능


영화 ‘메멘토’에서 전직이 보험수사관이었던 주인공 레너드는 자신의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되던
날의 충격으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증 환자가 된다. 과연 10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증이 실제로
있을까.


이 영화의 레너드는 실존인물 해미를 모델로 한 것이다. 그는 간질 때문에 뇌절제수술을
받았고 해마(Hippocampus)라는 부위를 절제해 그때부터 단기 기억상실증이 나타났다고 학계에 알려져있다. 영화상에서도 레너드가 해마에
이상이 있을 것이라는 의사 의견이 인용된다.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시키는 열쇠가 해마에 있다고 생각하여 여러 연구들이 진행됐지만 원숭이의
해마절제실험과 다른 해마 절제환자에게서는 같은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는 해마뿐 아니라 해마주위의 여러 뇌부위를 통째로 절제했을 때
일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해미 역시 해마뿐 아니라 주위부분을 한꺼번에 절제했다.

영화에서 새로운 기억을 전혀 못하는 레너드가 스스로 기억이상이라는 것을 알고 메모와 문신을 이용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그러나 실제 환자
해미도 단기기억에 손상 받았음에도 운동과 관련된 훈련은 잊어버리지 않고 숙달할 수 있었다고 한다. 테니스를 배우게 되면 테니스를 배웠다는
사실은 잊어버리지만 테니스는 점점 더 잘 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레너드가 반복적인 습관을 이용하여 새로운 사실을 익혔다고 설명되어있다.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는 사고 후 일그러진 얼굴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자 기억교체를 통해 새로운 삶을 설계한다. 드라마 ‘겨울연가’에서도 주인공이 기억상실 후 새로운 기억을 이식받는데 이때 최면요법이
사용된다. 실제로 최면을 통한 기억교체가 가능할까.


완전히 전체적인 기억을 바꾸는 것은 무리일지 모르지만 일부분의 기억을 다른 것으로
교체하는 것은 가능하다. 치료의 한 방법으로 부모와 본인의 동의 하에 과거의 끔찍했던 기억을 행복한 기억으로 대체할 수 있다. 최면요법(최면치료)이란
환자를 극도의 의식집중 상태로 유도해서 평소의 의지로는 조절이 불가능한 생리적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2차대전 이후 과학적인
연구가 시작돼 30년 전에 이미 의학협회로부터 치료의 한 방법으로 공인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정신과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불면증 스트레스 천식 공포증 강박증 히스테리 비만 등 많은 분야에서 최면치료가 이용되고 있으며, 기억상실에 대한 정신과 치료는 약물을 제외하고는
최면이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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