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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 대통령 "독립 수사단 구성해 기무사 신속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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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배제 지침으로 해·공군 검사 투입
김관진, 한민구 , 조현천 등 수사 대상
민주당 "환영" VS 한국당 "적폐몰이"



[시사뉴스 최승욱 기자]  촛불 집회 당시 계엄령과 위수령 발동 검토 문건을 작성한데다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까지 받고 있는 국군기무사령부가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특별수사를 받게 됐다.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과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등이 주요 수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만약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황교안 전 대통령권한대행이 연루될 경우 이번 파문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 해외순방 중 첫 특별지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집회 당시 기무사가 계엄령과 위수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과 관련해 "군 내에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송영무 국방부장관에게 지난 9일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독립수사단이 기무사가 세월호 유족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도록 했다.


김  대변인은  "이 사안이 갖고 있는 위중함, 심각성, 폭발력을 감안해서 국방부와 청와대 참모진들이 신중하고 면밀하게 들여다봤다"며 "그런 의견을 보고받은 문 대통령이 순방을 다 마친 뒤에 돌아와서 지시를 하는 것은 너무 지체된다고 판단해 현지에서 바로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지난 8일부터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청와대 비서진이 논의한 현안점검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9일 저녁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 대통령이 군의 정치적 중립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국기 문란 행위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기무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절실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지에서 특별지시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연관 사건에 독립수사단이 구성되는 것 자체도 창군 이래 최초로 알려졌다. 그만큼 강도 높은 수사가 예상된다. 

 
 김 대변인은 "독립수사단은 군 내 비육군, 비기무사 출신의 군검사들로 구성될 예정”이라며 “독립수사단은 국방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이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독립수사단 구성을 지시한 이유에 관해 김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전·현직 국방부 관계자들이 광범위하게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있고, 현 기무사령관이 계엄령 검토 문건을 보고한 이후에도 수사가 진척되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국방부 검찰단 수사팀에 의한 수사가 의혹을 해소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점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의 안이한 대응에 대한 질타와 불신

  
문 대통령의 특별지시에는 국방부의 안이하고 미온적인 대응에 대한 불신은 물론 질타 성격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구성되는 독립수사단의 지휘체계에서 송 장관이 제외된 것도 이를 반증한다.  송 장관은 독립수사단장을 임명한뒤 수사에 일체 개입하거나 보고받을  수 없다.


이진우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무사의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란 문건을 인지한 시기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난 3월 말경에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법무관리관실은 해당 문건에 대한 법리 검토를 진행한 결과 기무사의 월권행위이며 당시 상황인식에 문제가 있었지만, 수사대상이 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기무사의 문건을 보면 합동참모본부의 위수령 및 계엄 업무를 짜깁기한 것으로 실행계획은 아니라고 봤다"며 "기무사 업무가 아닌 분야에 개입했다는 점에서 월권이고, 문서에 담긴 당시 촛불집회에 대한 인식에도 문제가 있어 기무사 개혁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이 사실상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 국방부 검찰단에 수사를 지시하지 않은 것이다. 

 

이철희 의원이 기무사 문건을 공개해 논란이 커진뒤 국방부가 국방부검찰단을 통해 법리 검토를 한 뒤 수사전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뒤늦게 내놓은 것도 문제다. 국방부는 지난 6일 "국방부 검찰단이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란 문건의 작성 경위, 시점, 적절성, 관련 법리 등에 대해 확인 및 검토 후 수사전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 송 국방 " 깊은 유감을 표한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탄핵 정국 당시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경위에 대해 수사를 지시한 것과 관련,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수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송 장관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최근 제기된 국군기무사령부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위수령·계엄령 검토 의혹 등에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송 장관은 "국방부는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고려해 국방부 검찰단과는 별도로 독립적인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최단시간 내 수사단장을 임명하겠다. 수사단장이 독립적인 수사권을 갖도록 보장해 장관에 의한 일체의 지휘권 행사 없이 수사팀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수사 진행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사 종료 전까지는 수사단으로부터 일체의 보고를 받지 않겠다"며  "독립적인 특별수사단으로  기무사와 관련해 최근에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명명백백한 진실을 규명하고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엄중하게 의법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기무사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지난 정부 기무사가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을 촛불집회 기간에 검토한 사실은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명확한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로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한편 다시는 군 본연의 업무이탈 의혹이 제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이 총리도 5개 수사방향 거론 


 이낙연 국무총리는 촛불집회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밝히고 법에 따라 처분하는 일이 불가피해졌다"며 "관련 부처들이 그 일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여부 결정을 앞두고 기무사가 계엄령 선포와 탱크를 포함한 대규모 병력동원을 검토했음을 보여주는 문서가 지난주에 공개됐다"며 "이 문서는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 어떤 사람들이 계엄령 선포와 병력동원을 논의했는지 △ 누가 지시·허락했는지 △ 누구에게까지 보고했는지 △ 문서대로 실행 준비를 했는지 △ 실행 준비를 했다면 어디까지 했는지 등을 규명해야 할 문제로 지적했다.


이 총리는 "평화로운 촛불집회에 병력을 투입한다는 것이 온당한 발상인지, 그런 검토와 문서작성이 기무사의 업무에 속하는지 등을 규명해야 한다"며 "그러잖아도 기무사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포함한 민간인을 사찰하고 선거에 개입하는 댓글부대를 운영하는 등 잇따른 일탈로 지탄을 받아왔고 쇄신이 더욱 절박해졌다"고 덧붙였다.


 ◇ 해·공군 검사가 수사 맡아


 문 대통령이 '비육군, 비기무사 출신 군검사'이란 가이드라인을 정한만큼 독립수사단은 해·공군 소속 검사로 구성될 전망이다.  세월호 민간인 사찰과 계엄령 문건 작성 등에 기무사의 육군 전·현직 장교들이 개입된 것으로 판단, 육군을 배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국방부 검찰단은 기무사의 위수령과 계엄검토 문건,  세월호 사건 민간인 사찰 사건 등을 조사해왔다. 국방부 검찰단에서 해군 소속 군검사 4명과  군 소속 군검사 5명이 근무 중이다.  해군본부와 예하 부대에는 14명, 공군본부와 예하 부대에는 22명의 군검사가 있다. 이들중 일부가 독립수사단에 파견될 수 있다.

 
독립수사단은 탄핵정국 때 계엄검토 문건 작성과 세월호 사건 사찰 등과 연관이 있어 보이는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장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등을 수사 선상에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사 과정에서 민간인 신분이 된 관련자를 조사하기 위해 민간 검사 등이 수사단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 박 전대통령, 황 전 총리도 수사받나


 청와대는 기무사에 대해 '수사'와 '제도개선'이란 두가지 방향에서 접근할 것임을 밝혔다. 기무사의 정치색을 빼는 쇄신 등 제도개선과는 별개로 기무사가 어떻게 촛불시민을 상대로 계엄령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는지 그 절차와 경위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수사의 초점은 △누구의 지시로 기무사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만들었는가 △구체적으로 탱크 등을 어떻게 전개할지에 대한 문건까지 만든 경위 △이와 관련, 누가 누구의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 등이다.

 

계엄령 검토에 대한 '지시'를 내리고 '보고'를 받은 선이 누그까지냐에 따라 이번 사건의 파급력은 더 커질수 있다. 당시 국회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박 전 대통령의 임무를 대신한 황교안 전 권한대행은 한민구 전 장관의 상급자이다. 이철희 의원은 지난 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계엄을 만약에 발동한다면 위수령도 마찬가지이지만, 그것은 국방부 장관 선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당연히 윗선이 있었을 것이다. (윗선에) 보고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에서 "계엄령 선포권자가 대통령"이라며 "발동권자에게 보고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실제로 탄핵이 기각됐더라면 이 시나리오대로 갔을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여야 날 선 공방 


정치권은  문 대통령의 '국군기무사 촛불집회 계엄령 검토 논란' 수사 지시에 대해 각각 "환영한다", "적폐몰이 연장선"이라는 상반된 반응을 내놓았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기무사에 대한 독립수사단 구성 지시를 환영한다"며 "촛불집회 참석자를 종북 세력, 잠재적 폭도로 규정하고 상황별 시나리오에 따른 매우 구체적이고 노골적인 계엄 계획까지 세운 것은 군이 위험천만한 의도나 목적을 가졌던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국가적 소요사태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군 내부적으로 검토한 문건을 쿠데타 의도가 있는 양 몰아붙여서는 안 될 일"이라며 "현 정부여당의 '적폐몰이 연장선'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반발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독립수사단은 기획적, 정략적으로 수사를 해선 안 된다"며 "적폐몰이를 하거나 국가기관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수사를 해서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국회 차원에서의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국민을 지켜야 할 군 기무사가 국민을 향해 총구를 들이댈 계획을 세운 것도, 안보이슈도 아니었던 세월호 참사에 여론 조작 개입을 한 의혹도 어느 하나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번 사건은 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이 넘어가도록 군이 아직도 과거의 잘못된 행태를 계속하고 있으며, 군의 대대적인 개혁이 시급함을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에게만 이 사안을 맡겨놓기에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없다"며 "국회 차원에서 관련 상임위를 통한 청문회 개최로 기무사 사건의 진상규명을 하는 것을 여야 각 당에 제안한다"고 했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계엄령을 최초로 기획하고 검토한 군 내외 인사와 배경에 대해 끝까지 밝힐 필요가 있다"며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을 통해 국회 차원에서의 진상조사와 함께 명백한 위법사실이 밝혀질 경우 형사적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은  수사진 확대를 요구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수사 상황에 따라서는 (수사 인력을) 군 검사뿐만 아니라 검찰 등으로 확대해 청와대와 군의 전현직을 막론하고 수사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현전 전 기무사령관, 소강원  참모장 고발돼 


 기무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기각될 때를 대비해 계엄령 선포 등을 검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현직 기무사 수뇌부들이 검찰에 고발됐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이날  내란예비음모 및 군사반란예비음모 등의 혐의로 조현전 전 기무사령관과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들은  "기무사가 지난해 3월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을 때를 대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병력을 동원해 촛불시위를 진압한다는 내용의 구체적인 계획 문건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인권센터는 지난 6일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직전 기무사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시계엄과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라는 문건을 입수해 공개한 바 있다.


탄핵심판 기각을 가정한 이 문건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 탱크 200대와 장갑차 500대, 무장병력 4800명과 특전사 1400명을 투입할 것 △전국에 육군으로만 편성된 기갑여단, 공수특전여단, 기계화보병사단을 배치해 지자체를 장악할 것 등 구체적인 군사운용계획이 담겼다. 아울러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를 비롯해 공군, 해군을 작전에서 배제할 것 △계엄사령관은 육군참모총장이 맡을 것 △비상계엄 선포 2개월 내로 국회를 장악할 것 등도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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