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5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문화

3대 이어온 궁중떡 대가 '원조낙원떡집' 이광순 씨

URL복사


시사뉴스






“백일떡 해갔던 손님 이바지떡 해가요”



3대 이어온 궁중떡 대가 ‘원조낙원떡집’ 이광순 씨

비원과
창경궁이 인접된 낙원동은 예로부터 ‘궁중떡’을 만드는 곳으로 이름나 있다. 지금도 이 골목에는 맞춤떡을 전문으로 하는 10여개의 떡집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원조낙원떡집’이 가장 유명하다. 70년 남짓 3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는 이곳의 현재 터주는 이광순(59세) 씨다.
외조모 고익보(1959년 작고) 씨가 한일합방 후 관인 출신 과수댁으로부터 떡 만드는 일을 배워 1920년께 조그만 가게를 차린 것이 낙원떡집의
효시가 되었다. 그 후 이 씨의 친정어머니 김인동(78세) 씨가 솜씨를 전수받았고 그것을 이광순 씨가 물러받아 지금에 이르렀다. 이광순
씨의 경력만도 근40년이다.



햄버거나 피자에 밀려 수효 줄어



“주로 50세이상 나이든 손님들이 옛맛을 잊지않고 찾아와요. 백일떡을 해갔던 분들이 이제는 결혼 이바지떡을 해가죠.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도
꾸준히 오는 단골이 많아요.”

이 씨의 말대로 들어서는 손님마다 안부를 전할 정도로 친분이 있다. “한번 맛본 사람은 계속 찾아온다”며 자부심을 나타낸 이 씨는 간혹
소문을 듣고 처음 오는 손님에게는 입맛에 맞게 떡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약식이 제일 잘 팔려요. 쑥굴레떡이랑 오색경단도 맛있고요.”

특히 이광순 씨가 가장 자랑하는 것은 오색경단이다. 새알 반죽에 밤채, 대추채, 검정깨, 파란콩, 노랑콩을 박아 끓는 물에 삶았다가 찬물에
넣어 건진다. 색깔과 모양이 예뻐 선물용으로 잘나간다.

쑥인절미 양옆에 계피를 넣은 흰팥을 붙여 만드는 쑥굴레떡은 지금은 다른 떡집에서도 볼 수 있지만 원조는 ‘낙원떡집’이다.

“우리집이 다른집보다 특별히 다른 점은 없어요. 단지 재료를 우리농산물만 사용하고 오랫동안 하다보니 손맛이 배어나서 그런거죠.”

이 씨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여고졸업직후다. 외할머니로부터 떡만드는 기술을 전수받은 어머니가 일제말기와 6·25의 격동사에서 떡을 빚어
식구들을 부양하는 것을 보면서 가업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갖게됐다. 그때부터 배우기 시작해 평생을 떡 속에 파묻혀 지내게 됐다. 지금도
곡물 빻는 일만 기계로 할 뿐 나머지 전작업은 손으로 하기 때문에 한시도 손에서 떡이 떠날 줄 모른다.

전통에 대한 긍지가 강한 이 씨지만 “이제는 떡을 놓아야할 때가 된 것 같다”며 말끝을 흐렸다.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에 길들어진 젊은 세대들이
더 이상 떡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아직은 단골이 있어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이 씨의 얼굴에는 염려하는
빛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 씨는 오늘도 떡을 빚는다. 시대가 변했지만 쉽게 놓을 수 없는 가업이자 전통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흙으로 반죽하여 숨결을 불어넣었다는
성경 속 조물주처럼 이광순 씨는 정성으로 반죽하고 애정을 심어 떡을 ‘창조’하고 있다. 70년간 이어온 궁중떡에는 생명이 숨쉬고 있었다.


·문의) 02-732-5579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양곡관리법·농안법, 국회 본회의 통과...농안법도 국회 본회의서 가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前대통령 1호 거부권'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과잉 생산된 쌀을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시장 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찬성 199표, 반대 15표, 기권 22표로 가결했다. 쌀값이 급락한 경우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규정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됐다가 윤석열 정부 당시 거부권이 처음 행사돼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이 재추진한 이번 개정안의 수정안에서 여야는 사전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통한 수급 조절, 당해년도 생산 쌀에 대한 선제적 수급조절 및 수요공급 일치, 쌀 초과 생산 및 가격 폭락 시 수급조절위원회가 매입 관련 심사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산물 시장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내용의 농안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 결과 찬성 205표, 반대 13표, 기권 19표가 나왔다. 농안법 개정안은 국내 수요보다 농수산물이 초과 생산되지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