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03 (월)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세 여자의 시간

URL복사

인간 내면의 본성을 파고드는 미스터리 스릴러 ‘걸 온 더 트레인’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로 다른 세 여자의 시간을 오가며 맞춰지는 실종 사건을 다룬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들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관찰하는 여자, 사라진 여자, 경계하는 여자


톰과의 이혼으로 알코올 의존자가 된 레이첼은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칸 통근 열차에 앉아 창 밖 풍경을 보는 게 낙이다. 그런 그녀의 눈에 들어온 완벽한 커플 메건 부부. 레이첼은 메건을 관찰하고 동경한다. 어느 날 메건이 실종되고, 그녀의 남편 스콧이 용의선상에 오르지만 톰의 새로운 부인 애나는 사건의 용의자로 레이첼을 지목한다. 메건 실종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용의자로 지목된 레이첼은 메건 실종 사건 당일, 사라진 기억으로 혼란스럽다. 레이첼은 잃어버린 기억을 되짚어가며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고 예측불허의 전개가 펼쳐진다.


‘걸 온 더 트레인’은 하나의 실종 사건을 둘러싼 세 여자의 미스터리한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미묘한 감정선을 주 무기로 사건의 미스터리에 천천히 접근해가는 방식을 취해 사건 자체에만 집중하는 여타 범죄 스릴러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영화라는 매체가 지닌 속성이기도 한 관음증과 타인의 삶, 이상향에 대한 인간의 미묘한 심리를 능숙하게 다룬다.


2015년 1월 출판된 이래로 총 50개국에서 40개가 넘은 언어로 번역 출간된 폴라 호킨스의 스릴러 소설 ‘걸 온 더 트레인’은 1500만부라는 놀라운 판매 기록을 세운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출간 직후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것은 물론, 21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이 소설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여름휴가 독서 리스트로도 알려지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에밀리 블런트의 섬세한 연기


집착과 예민함, 혼란스러움 등 복합적인 감정을 가진 레이첼이란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한 에밀리 블런트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인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강인한 전사부터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의 냉철한 요원에 이르기까지 거칠고 강인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온 에밀리 블런트는 이번 영화에서 극심한 알코올 의존증을 가진 레이첼 역으로 분해 심리적으로 어둡고도 복잡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외로움과 우울감에 시달리는 레이첼의 예민한 심리를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낸 것은 물론, 사라진 기억으로 혼란스러운 캐릭터의 불안함과 죄책감 등 미묘한 변화까지 살려내 한층 몰입감을 더한다. 에밀리 블런트는 이 영화를 통해 제70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제23회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2012년 ‘더 헌트’를 통해 칸 영화제 벌칸상을 수상하며 섬세한 인물 묘사와 감각적인 영상미를 선보인 바 있는 크리스틴슨 촬영 감독은 세 여자의 각기 다른 특색을 깊이 있는 관찰력으로 담아냈다. 알코올 의존자 레이첼은 핸드헬드 카메라를 사용, 한층 가까운 거리에서 메건을 관찰하는 레이첼의 호기심과 기억이 사라져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그녀의 상태를 담아내 몰입도를 높인다. 크리스틴슨 촬영 감독은 메건의 자유로움과 나른함을 담기 위해 스테디캠을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레이첼을 경계하는 여자 애나는 고정된 카메라를 사용해 창문 뒤의 모습을 촬영하며 일정한 거리를 만들어냈고, 관객들이 한층 레이첼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냈다. 한편, 필름 촬영으로 진행해 필름만이 담아낼 수 있는 깊은 그림자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의 영예를 거머쥔 ‘버드맨’과 첩보 스릴러 ‘본 레거시’의 프로덕션 디자이너 케빈 톰슨은 원작의 배경이었던 런던을 맨하탄으로 옮겨오며 실제 열차를 활용한 세트를 재구성, 매일 50만명 이상이 스쳐 지나가는 통근열차 속 레이첼의 은밀하고도 위험한 이야기를 더욱 긴장감 넘치게 그려냈다. 특히 레이첼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통근열차는 북적이는 시내부터 숲이 우거진 공원, 들판이 펼쳐진 교외 지역까지 이국적이고도 다채로운 풍광을 스크린에 담아내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맨 인 블랙’ ‘미션 임파서블’ ‘스파이더맨’ ‘배트맨’ 등 블록버스터의 웅장함을 한층 고조시키는 음악을 선보여온 대니 엘프만 감독이 인물들의 모호한 심리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끌어내는 음악을 선보였다.


이외에 ‘울버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마이클 맥커스커,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의 앤드류 버클랜드가 편집을 맡아 인물들의 미묘하고 치밀한 심리 변화를 감각적으로 담아냈으며, 2016년 최고의 화제작 ‘라라랜드’의 제작을 맡은 마크 플랫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최대 식품 전시회 '푸드위크 코리아' 성료...식품 트렌드 한눈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와 코엑스는 지난달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 코엑스 A, B, C홀과 더플라츠에서 '제20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 푸드위크 코리아 2025)를 개최했다. 코엑스를 대표하는 식품 전시회인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은 국내외 프리미엄 식품부터 대체·신식품, 제조자동화, 스마트유통, 팜테크까지 미래의 식품산업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규모 국제 종합 식품 전시회로 올해는 42개국 950개사가 참가했다. '식탁혁명, 푸드테크가 만드는 내일의 식탁'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기업들은 AI 영양분석, 대체단백질, 친환경 포장기술 등 첨단 기술과 식생활 트렌드를 선보였다. 전시장은 ▲푸드테크 ▲식품 ▲디저트 ▲외식·급식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또한, 행사 기간 동안 2026 식품외식산업전망, K-푸드+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푸드테크 기술사업화 성과공유대회, 국가식품클러스터 국제콘퍼런스, 글로벌 푸드테크 기술 표준화 심포지엄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함께 열렸다. 개막식에서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식품외식산업 발전 유공자에게 은탑산업훈장을 비롯한 11점의 정부포상을 직접 수여했다. 송 장관은 이날 개막식 격려사를 통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