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1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빛과 어둠을 오가는 조성희식 판타지

URL복사

한국형 안티히어로 성장물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고전 소설 ‘홍길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탐정 홍길동의 개인적 복수 과정에서 민중을 학살하려는 악의 조직의 실체가 드러난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서 탐정물, 느와르, 안티히어로 액션 등 복합장르를 취했다. ‘늑대소년’ 조성희 감독의 신작이다.


1980년대 배경의 만화적 세계


 가난하지만 따뜻한 가족애로 살아가는 할아버지와 두 명의 어린 자매의 집에 어느 날 낯선 사람들이 찾아온다. 할아버지는 이 날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두 자매를 숨기고 납치범에게 끌려간다. 하지만 할아버지를 찾는 자는 또 있었으니 그가 바로 탐정 홍길동이다. 그는 거대 탐정 조직인 활빈당의 유능한 조직원이자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악몽에 시달리는 피폐한 인간이다. 그는 어머니를 살해한 김병덕을 죽여 복수하기 위해 찾아왔으나 원수의 집에는 두 자매만 남아있다. 두 자매는 할아버지를 찾아줄 공무원이라는 말을 믿고 홍길동과 동행한다. 김병덕을 찾는 과정에서 홍길동은 국가를 장악하고 있는 사이비 종교 단체 광은회의 실체와 함께 자신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헐리우드의 안티히어로물, 일본의 탐정만화 등의 장르를 연상시킨다. 조성희 감독은 영화의 빛과 색, 의상 등 미술적 효과에 매 장면 공들여 동화적이자 만화적인 세계를 만들어낸다. 또한 잔혹하지만 상처받은 히어로, 순수하면서 발칙한 꼬마아이 말순, 선과 악을 넘나드는 김병덕, 우둔하지만 정의롭고 따뜻한 전직 조폭 여관주인 등 캐릭터의 입체성에도 정성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전작 ‘늑대인간’과 상통하는 강점이다.
 1980년대 복고적 배경도 전작과 비슷하다. 각종 소품과 의상 등은 시대를 부분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하지만 고전 탐정물의 전형적 패션을 취하고 있는 주인공을 비롯한 몇몇 캐릭터의 복장은 시대를 벗어나 장르화 돼 있다. 리얼리티보다는 모호한 시대와 장소를 묘사하는 조성희식 세계관이다.
 빛과 어둠을 오가는 조성희식 판타지는 고전소설 ‘홍길동’과도 접점을 찾을 수 있다. 부정적 인간 홍길동이 민중을 구제하면서 열등감을 극복하는 것처럼, 이 영화 또한 주인공의 성장물이자 민중을 구원하는 영웅 판타지다.




비논리적 전개, 의도된 신파


 하지만 아쉽게도 각종 익숙한 장르의 버무림으로 탄생한 이 판타지의 세계는 새롭거나 창의적인 인상은 아니다. 그렇다고 익숙한 장르의 공식으로 관객에게 쾌감을 주기에도 힘에 부치는 느낌이다. 부분적으로 매력적인 영상들이 적지 않은 이 영화는 영상의 완성도에 비해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부족하다.
 가장 큰 문제는 스토리의 완성도다. 주인공의 ‘추리 독백’이 점차 줄어가고, 후반으로 가면서 한국적 신파마저 등장하면서 느와르와 코미디가 공존하는 안티히어로물이던 영화의 색깔이 산만해진다. 신파는 느와르의 깊이를 떨어트리고, 이중적 정체성과 가족애와 살인 사이의 도덕적 갈등마저 철학보다는 신파로 해결된다. 주인공의 변화 과정은 감성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며 근거가 부족하다. 이 지점이야말로 ‘홍길동’이라는 이름보다 더 한국적인 요소다. 악의 실체 또한 살인과 노동력 착취를 일삼는 사이비 종교라고 두루뭉술하게 표현될 뿐이지 신념의 배경도 설명되지 않으며 악행의 이유도 명확치 않다. 특히 문제를 해결하는 결말이 탐정인 주인공의 추리력과는 동떨어진 활빈당이라는 단체를 만든 개인 자본의 힘이라는 점이 장르적 쾌감을 현격히 떨어트린다. 이 영화가 사실상 스타일만 탐정물이지 진정한 탐정물이라고 보기 힘든 이유다.
 이 영화는 모든 장르에 욕심을 내고 모든 장르를 버린다. 하지만 신파를 비롯한 이 모든 불완전한 설정이 흥행의 전락이라고 주장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영화에서 악은 감정이 없는 존재다. 실체를 불명확하게 함으로써 냉혹함은 곧 악이라는 단순 등식이 강조된다. 인간애가 부각된 아이들이나 이웃과는 대치된다. 이들의 사랑이 홍길동의 상처를 회복하고 비인간성에서 구원한다. 대중성을 의식한 의도된 단순함이다. 이 영화는 사실상 헐리우드 장르를 코스프레하고 있는 지극히 한국적인 드라마인 셈이다.
 이제훈 특유의 오버된 연기나 극단적 요소가 공존하는 얼굴은 비현실적 캐릭터에 부합된다. 말순 역의 아역배우 김하나의 연기는 신선하다. 자칫 대중성을 잃을 수 있는 느와르적 분위기를 해소시켜주는 핵심 캐릭터인 말순은 귀여운 코미디를 비교적 작위적이지 않게 잘 소화했다. 활빈당이나 광은회 등 조직에 대한 묘사는 겉핥기식인데 시리즈물인 특성상 속편에서 구체화할 수 있을 듯하다. 감독의 세계관을 비롯해 캐릭터와 상상력 등이 가능성을 가진 만큼 더 나은 속편을 기대하게 한다. 킬링타임용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정부 "이스라엘 이란 공습 수출입 영향 최소화…임시선박 투입 등 추가 지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 긴장 격화된 가운데 정부가 국내경제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 논의에 나섰다. 중동사태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정부는 16일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컨퍼런스콜 형식으로 개최해 중동 사태 및 시장 동향과 국내경제 영향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가 참석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주요국 주가가 하락하고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등 금융·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주말에도 양국 간 무력충돌이 반복되고 향후 사태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로 인한 금융·실물경제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특이동향 발생시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신속히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중심으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이 우리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괴리 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경우 상황별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치한다는

사회

더보기
한국마사회, 명예경주마에서 AI 동물복지까지... 말복지 수준 높인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새 정부가 동물보호에서 복지로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 가운데 급성장하고 있는 말산업 규모에 발맞추어 말 복지를 위해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가 다양한 방식으로 말 복지를 추진하고 나선다. 먼저, 지난 2023년 ‘청담도끼’를 시작으로 지속 추진되어 온 명예경주마 휴양사업이 3년차를 맞이했다. 은퇴 경주마의 복지증진을 위한 동 사업은 ‘당대불패’, ‘클린업조이’, ‘백광’ 등 역대 우수 경주마를 발굴해 은퇴 후에도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참여형 복지 모델을 구축해 왔다. 최근 6번째 명예경주마로 선정된 ‘모르피스’는 활동 당시 우수한 성적과 함께 무려 9세까지 노익장을 발휘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지난 6일 제주 성이시돌 목장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진 ‘모르피스’는 경주마 시절 동료였던 ‘이스트제트’와 한 울타리에서 생활하며 편안한 여생을 보내게 된다. 한편, 첨단 인공지능(AI)을 활용한 K-동물복지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한국마사회가 국내 기업인 아이싸이랩, 에이아이포펫과 공동 개발해 온 프로젝트가 오는 7월 ‘글로벌 써밋 2025’에 공식 발표 사례로 선정되는 등 국제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문화

더보기
책과 콘텐츠, 체험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축제 '사람사는세상 책문화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노무현재단이 주최하는 ‘제1회 사람사는세상 책문화제’가 오는 6월 27일(금)부터 29일(일)까지 3일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좋은 책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꾼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기획됐으며, 책과 콘텐츠, 체험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축제를 통해 ‘사람사는세상’을 실현하고자 한다. ‘사람사는세상 책문화제’는 단순한 전시·판매 행사에 그치지 않고, 책을 매개로 한 시민 간 소통과 문화적 연결의 장을 목표로 한다. 이곳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문화, 사람과 공간이 만나고 연결되는 진정한 문화의 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행사 기간 동안에는 강연, 토크쇼, 공연,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 공개방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강연 프로그램에는 강원국 작가가 참여해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김제동이 진행하는 토크쇼 ‘내 말이 그 말이에요’도 마련된다. 공연으로는 이아립의 ‘이응 품은 미음’과 오지은·김사월이 함께하는 ‘내 곁에 사람들’이 준비돼 있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책문화제에서는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유튜브 및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