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22 (목)

  • 맑음동두천 -13.1℃
  • 맑음강릉 -7.6℃
  • 맑음서울 -11.4℃
  • 구름조금대전 -8.4℃
  • 맑음대구 -6.4℃
  • 맑음울산 -5.9℃
  • 구름조금광주 -5.5℃
  • 맑음부산 -4.8℃
  • 흐림고창 -5.4℃
  • 제주 0.9℃
  • 맑음강화 -11.3℃
  • 흐림보은 -8.3℃
  • 맑음금산 -8.1℃
  • 맑음강진군 -4.3℃
  • 맑음경주시 -6.7℃
  • -거제 -4.1℃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빛과 어둠을 오가는 조성희식 판타지

URL복사

한국형 안티히어로 성장물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고전 소설 ‘홍길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탐정 홍길동의 개인적 복수 과정에서 민중을 학살하려는 악의 조직의 실체가 드러난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서 탐정물, 느와르, 안티히어로 액션 등 복합장르를 취했다. ‘늑대소년’ 조성희 감독의 신작이다.


1980년대 배경의 만화적 세계


 가난하지만 따뜻한 가족애로 살아가는 할아버지와 두 명의 어린 자매의 집에 어느 날 낯선 사람들이 찾아온다. 할아버지는 이 날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두 자매를 숨기고 납치범에게 끌려간다. 하지만 할아버지를 찾는 자는 또 있었으니 그가 바로 탐정 홍길동이다. 그는 거대 탐정 조직인 활빈당의 유능한 조직원이자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악몽에 시달리는 피폐한 인간이다. 그는 어머니를 살해한 김병덕을 죽여 복수하기 위해 찾아왔으나 원수의 집에는 두 자매만 남아있다. 두 자매는 할아버지를 찾아줄 공무원이라는 말을 믿고 홍길동과 동행한다. 김병덕을 찾는 과정에서 홍길동은 국가를 장악하고 있는 사이비 종교 단체 광은회의 실체와 함께 자신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헐리우드의 안티히어로물, 일본의 탐정만화 등의 장르를 연상시킨다. 조성희 감독은 영화의 빛과 색, 의상 등 미술적 효과에 매 장면 공들여 동화적이자 만화적인 세계를 만들어낸다. 또한 잔혹하지만 상처받은 히어로, 순수하면서 발칙한 꼬마아이 말순, 선과 악을 넘나드는 김병덕, 우둔하지만 정의롭고 따뜻한 전직 조폭 여관주인 등 캐릭터의 입체성에도 정성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전작 ‘늑대인간’과 상통하는 강점이다.
 1980년대 복고적 배경도 전작과 비슷하다. 각종 소품과 의상 등은 시대를 부분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하지만 고전 탐정물의 전형적 패션을 취하고 있는 주인공을 비롯한 몇몇 캐릭터의 복장은 시대를 벗어나 장르화 돼 있다. 리얼리티보다는 모호한 시대와 장소를 묘사하는 조성희식 세계관이다.
 빛과 어둠을 오가는 조성희식 판타지는 고전소설 ‘홍길동’과도 접점을 찾을 수 있다. 부정적 인간 홍길동이 민중을 구제하면서 열등감을 극복하는 것처럼, 이 영화 또한 주인공의 성장물이자 민중을 구원하는 영웅 판타지다.




비논리적 전개, 의도된 신파


 하지만 아쉽게도 각종 익숙한 장르의 버무림으로 탄생한 이 판타지의 세계는 새롭거나 창의적인 인상은 아니다. 그렇다고 익숙한 장르의 공식으로 관객에게 쾌감을 주기에도 힘에 부치는 느낌이다. 부분적으로 매력적인 영상들이 적지 않은 이 영화는 영상의 완성도에 비해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부족하다.
 가장 큰 문제는 스토리의 완성도다. 주인공의 ‘추리 독백’이 점차 줄어가고, 후반으로 가면서 한국적 신파마저 등장하면서 느와르와 코미디가 공존하는 안티히어로물이던 영화의 색깔이 산만해진다. 신파는 느와르의 깊이를 떨어트리고, 이중적 정체성과 가족애와 살인 사이의 도덕적 갈등마저 철학보다는 신파로 해결된다. 주인공의 변화 과정은 감성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며 근거가 부족하다. 이 지점이야말로 ‘홍길동’이라는 이름보다 더 한국적인 요소다. 악의 실체 또한 살인과 노동력 착취를 일삼는 사이비 종교라고 두루뭉술하게 표현될 뿐이지 신념의 배경도 설명되지 않으며 악행의 이유도 명확치 않다. 특히 문제를 해결하는 결말이 탐정인 주인공의 추리력과는 동떨어진 활빈당이라는 단체를 만든 개인 자본의 힘이라는 점이 장르적 쾌감을 현격히 떨어트린다. 이 영화가 사실상 스타일만 탐정물이지 진정한 탐정물이라고 보기 힘든 이유다.
 이 영화는 모든 장르에 욕심을 내고 모든 장르를 버린다. 하지만 신파를 비롯한 이 모든 불완전한 설정이 흥행의 전락이라고 주장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영화에서 악은 감정이 없는 존재다. 실체를 불명확하게 함으로써 냉혹함은 곧 악이라는 단순 등식이 강조된다. 인간애가 부각된 아이들이나 이웃과는 대치된다. 이들의 사랑이 홍길동의 상처를 회복하고 비인간성에서 구원한다. 대중성을 의식한 의도된 단순함이다. 이 영화는 사실상 헐리우드 장르를 코스프레하고 있는 지극히 한국적인 드라마인 셈이다.
 이제훈 특유의 오버된 연기나 극단적 요소가 공존하는 얼굴은 비현실적 캐릭터에 부합된다. 말순 역의 아역배우 김하나의 연기는 신선하다. 자칫 대중성을 잃을 수 있는 느와르적 분위기를 해소시켜주는 핵심 캐릭터인 말순은 귀여운 코미디를 비교적 작위적이지 않게 잘 소화했다. 활빈당이나 광은회 등 조직에 대한 묘사는 겉핥기식인데 시리즈물인 특성상 속편에서 구체화할 수 있을 듯하다. 감독의 세계관을 비롯해 캐릭터와 상상력 등이 가능성을 가진 만큼 더 나은 속편을 기대하게 한다. 킬링타임용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서울시의회 국힘 "김경 의원 윤리강령 정면으로 위반…윤리특위, 제명해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이 강선우 국회의원에게 공천 대가로 뇌물 1억원 건넨 혐의를 받는 김경 시의원(무소속·강서1)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21일 성명서를 통해 "서울 시민의 민의를 대변해야 할 시의원이 파렴치한 범죄 의혹의 중심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은 "공천헌금 1억 상납부터 당원 위장전입, 당비 대납,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상임위원회 권한을 이용한 수백억 원대 가족 회사 용역 수주, 직원 갑질까지, 제기된 의혹 하나하나가 시의원으로서의 윤리강령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김 시의원의 안하무인격 태도는 서울 시민과 동료 의원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면서 "김 의원은 공천 대가로 1억원을 건넨 사실을 자백하면서도,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하는 일'이라며 후안무치한 발언을 내뱉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를 향해 "가장 강력한 징계인 '제명'을 통해 의회의 자정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도 제 식구 감싸기 식의 온정주의를 버리고, 제명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시의원은 구차한 변명 대신 시민 앞에 석고대죄하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박홍배 의원,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안’ 대표발의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일하는 사람의 최소한의 권리를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비례대표,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초선, 사진)은 20일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률안 제2조(정의)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일하는 사람’이란 고용상의 지위나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자신이 직접 일하고 이를 통해 보수 등을 받는 사람을 말한다. 2. ‘사업자’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가. 일하는 사람으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아 사업을 하는 자로서 일하는 사람에게 직접 보수를 지급하는 개인, 단체, 법인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자. 나. 다른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을 소개·알선하는 사업을 하는 자로서 일하는 사람의 보수 결정, 노무제공 조건 등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단체, 법인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자. 3. ‘일터’란 업무와 관련한 모든 물리적·사회적 공간과 장소(온라인 환경을 포함한다)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3조(다른 법률과의 관계)제1항은 “일하는 사람과

문화

더보기
소통이 잘되는 조직을 만드는 요령... 성과·권한·책임이 얽힌 구조적 소통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많은소통 관련 책은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실제 직장 현장에서는 말을 잘해도 조직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이 질문에서 출발한 책이 바로 ‘직장인 소통의 마력’(저자 화담 김해원, 출판 바른북스)이다. 이 책은 일상적 대화나 관계 중심의 일반 소통과 달리 직장 소통은 성과·권한·책임이 얽힌 구조적 소통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저자는 36년간의 직장 생활과 조직 경험을 통해 직장에서의 소통 문제는 개인의 화법이나 성격이 아니라 조직 시스템과 말의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직장인 소통의 마력’이 기존 소통서와 다른 지점은 명확하다. 공감, 경청, 배려 같은 미덕을 강조하는 대신 이 책은 회의가 왜 실패하는지, 지시가 왜 왜곡되는지, 상사의 말이 왜 조직 분위기를 무너뜨리는지를 현장 사례 중심으로 해부한다.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성과가 멈추는 지점에서 소통을 바라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에서는 소통이 잘되는 조직을 만드는 핵심 요소로 △사람의 힘 △시스템의 힘 △조직문화의 힘이라는 세 가지 축을 제시한다. 이는 개인의 말버릇이나 태도 교정을 넘어 조직 전체의 소통 구조를 점검하는 프레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새해에도 계속 목도하는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세상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혜성처럼 나타난 대통령이 되었으나 2년10개월여의 재임기간 동안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선고가 어떻게 날 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무기징역은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무너진 ‘공정과 상식’은 추악한 과거로 돌리고 병오년 새해에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그러나 새해 벽두부터 터져 나온 한 장관 후보자의 갑질, 폭언, 투기 등으로 인한 자질 논란과 정치권 인사들의 공천헌금과 관련한 수많은 의혹, 대장동 일당들의 깡통 계좌 등을 지켜보며 우리는 깊은 회의감과 자괴감에 빠진다. 평생을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를 등불 삼아 살아온 이들이 “불법과 비리를 멀리하고 공명정대하게 살라”, “과유불급을 가슴에 새기고 욕심내지 마라”, “남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보다 자존감을 키워라”라고 강조해 온 말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법을 만드는 이들과 나라를 이끄는 이들이 정작 그 법과 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