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공천룰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당내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이번엔 공천관리위원회 내 이한구 위원장과 비박계 위원들간에 고성이 오가며 결국 계파 갈등이 폭발했다. 특히 지도부로 확산된 공천 전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공관위는 18일 오전 새누리당사에서 6차 회의를 갖고 공천룰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상황이 빚어졌다.
이한구 위원장은 "이번 공천에서 개혁공천을 하겠다고 분명히 밝힌 바가 있다"며 "역사상 처음 실천하는 상향식 공천 제도를 취지에 맞게 공정하게 실시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개별 의원들을 심의하고 경선 과정을 집행하는 것에서 철저히 취지에 맞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다"며 "개혁공천, 공정경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개별적인 사안을 심의할 때 반드시 실천될 수 있게 하자"고 주문했다.
이때 비박계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위원장이 너무 독단적으로 회의를 운영했고 앞으로 그런 일은 다시없겠다고 얘기했다"며 "그 부분에 대해 한 말씀 하고 얘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기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어제 공관위 위원들이 내부 이견이 있는 게 노출이 되니까 이 부분을 어떻게 논의해야 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이것이 비박, 친박 계파의 이해로 비치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혀 그런 문제가 아니라 개혁을 하겠다는 사람과 기득권을 수호하겠다는 사람들의 문제"라며 "앞으로 가야할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어지간하면 지나가는 과정에서 하나하나 룰을 정하면서 가는 게 맞다는 생각인데 굳이 중요한 건 정하고 가야한다고 하면 그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비공개에서 얘기하자"라며 '비공개 전환'을 선언했지만 황진하 사무총장이 "홍 의원이 말한 상황을 외부에서 오신 분들이 잘 모른다"며 제지, '기싸움'이 벌어졌다.
이 위원장은 "또 시작이냐"며 "기자들 있는데 그러지 말고, 꼭 그렇게 해야 하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황 총장은 아랑곳 않고 "합의되면 확실히 얘기하겠다는 게 분란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이 위원장의 태도를 제지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회의 시작 전 기자들에게 김무성 대표가 최고위원회에서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용납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며 거듭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지도부로 확산된 공천 전쟁 갈수록 심화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격돌한 데 이어 김 대표와 친박계 맏형 서청원 최고위원이 정면 충돌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새누리당 대표로서 공관위가 당헌, 당규의 입법 취지를 벗어나거나 최고위에서 의결한 공천룰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제어할 의무가 있고 앞으로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이 위원장에 경고했다.
그는 이어 "당내 민주주의는 민주적 절차로 공천을 실현함으로써 민주주의는 실현된다"며 이 위원장의 독주를 사실상 '반민주' 행위로 규정했다.
또 "우리 공천 과정에서는 과거 미운놈 쳐내고 자기사람 심기, 그런 공천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서 최고위원이 마이크를 넘겨받아 "김 대표 이야기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동을 걸었다. 그는 "공관위는 독립기구로 누구도 손 댈 수 없다"며 김 대표에게 공천 문제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앞으로 이런 문제들이 공관위원들에게 영향을 주는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당 대표도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못박았다.
김 대표는 이에 "똑같은 말을 또하게 만든다"며 "공관위가 당헌 당규를 벗어나는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서 최고위원은 이에 "그런 언행도 분명히 용납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김 대표는 그러자 "그만하세요"라고 서 최고위원에 역정을 냈다. 이를 듣고 있던 김태호 최고위원은 "당이 잘 돌아간다. 국민이 보고 어떤 말을 하겠나"라고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