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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성격·나이 제각각 그래서 더 잘 조화"…6년5개월만의 첫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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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그룹 'f(x)'는 수학공식을 뜻하는 팀명처럼 합이 정교한 음악과 무대를 선보인다. 일렉트로니카 기반의 노래들은 비트가 정교하게 쪼개졌다가 만나고, 저마다의 세심한 동작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안무는 군무보다 부드러우면서 생명력으로 펄떡거린다.

약 2시간30분 동안 쉴 틈 없이 히트곡 34곡을 잇따라 들려주는 데뷔 6년5개월 만의 첫 단독 콘서트는 이런 완벽함을 조금은 내려놓고 팬들과 즐기는 자리다. 루나(23)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 못해도 싱글벙글인 이유다.

루나는 31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디멘션 포–도킹 스테이션' 콘서트에 앞서 "늘 완벽함을 추구하는 팀이다 보니 멤버들끼리 항상 서로 체크를 해줬는데 이번에는 원래 성격을 내려놓고 재미있게 팬들에게 다가가니 이런 실수도 하게 되는데 재미있다"고 신나했다.

엠버(24)는 "이런 것이 콘서트"라고 맞장구쳤다. 루나는 다시 "f(x)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걸 느낄 색다른 무대"라고 기대감을 부풀렸다.

무대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심재원 퍼포먼스 디렉터가 총 연출을 맡아 앞서 29, 30일(31일까지 총 9000명)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 차례의 콘서트는 촘촘한 구성과 멤버들의 뛰어난 역량으로 호평 받았다.

무대 역시 팀의 개성답게 독특했다. 30×10m 크기의 본 무대를 비롯해 최대 6분할로 구동되는 12×6m 의 메인 LED, 6×5m 크기의 중계 스크린 2대 등으로 구성돼 눈을 호강시켰다.

 '디멘션 포(4차원)–도킹 스테이션'이라는 콘서트 타이틀에는 4차원 세계에 현실 세계의 관객을 초대해 함께하는 '특별한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강렬한 퍼포먼스, 신비롭고 몽환적인 소녀, 제트별로의 여행 등 섹션에 어울리는 곡들을 하나의 메들리로 선보인다.

또 크리스탈(Krystal), 루나(Luna), 엠버(Amber), 빅토리아(Victoria)의 이름 앞 글자를 딴 캐릭터 '클라브(KLAV)'가 등장해 f(x)의 다른 차원을 도드라지게 한다.

루나는 "어떤 섹션에서는 극 스토리를 녹여내 하나의 뮤지컬을 보는 느낌"이라며 "다른 섹션은 콘서트를 보는 느낌, 또 다른 섹션은 하나의 퍼포먼스 공연을 보는 느낌이다. 다양한 무대가 마련됐다"고 소개했다.

2009년 9월 디지털 싱글 '라차타'로 데뷔한 f(x)는 '함수'를 가리키는 팀명처럼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누 ABO' '핫 서머' '일렉트릭 쇼크' '첫 사랑니' 등 일렉트로니카를 기반으로 난해한 노랫말과 함께 복잡하게 얽힌 사운드가 특징이다.

지난해 설리가 팀을 자퇴한 후 4인 그룹으로 재편했는데, 이후 발매한 정규 4집 '포월스'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정면 돌파에 성공하며 연착륙했다. 실험적인 콘셉트가 안정적인 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을 받았다.

엠버는 "항상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무대를 보여주려고 노력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그냥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이번 4집 타이틀곡 '포월스'에 영국 작곡가팀 'LDN 노이즈' 등이 참여하는 등 f(x)의 음악에는 해외의 다양한 작곡가군이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외 최신 음악 신에서 이들의 음악이 들려지고 통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4년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북아메리카 최대 음악페스티벌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에 출연하기도 했다.

루나는 "해외 작곡가들과 교류를 많이 하는 편이라서 해외 팬들과도 가깝게 지낸다. 우리도 다양한 음악 색깔을 내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국에서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곡을 나눌 수도 있다. 처음에는 외국 곡에 한국어 가사를 붙이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제 시간이 지나다보니 작가, 작사가들이 독특한 세션과 소스를 찾아준다. 그래서 우리의 표현이 독특해지는 것 같다."

멤버들의 해외 음악에 대한 관심도 한몫했다. 루나는 "크리스탈과 엠버가 트렌디한 음악을 많이 찾아듣는다"며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서 세련된 음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f(x)는 2월 일본에서도 첫 단독 투어 'f(x) 더 1st 콘서트 '디멘션 포-도킹 스테이션 인 재팬'을 열고 해외 보폭을 넓혀나간다. 도쿄, 후쿠오카, 오사카, 나고야 등 4개 도시에서 총 6회 공연한다.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짧은 기간에 명멸하는 이 때, 6년5개월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럼에도 팀워크가 여전히 탄탄하다. 빅토리아는 "멤버들 성격과 나이가 전혀 달라서 조합이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여겼다.

첫 콘서트라 기대도 많았지만 반대급부로 부담도 컸다. 빽빽한 개인 스케줄로 피로도 쌓였다. 다른 스케줄 일정이 많았던 빅토리아(29)는 4일 만에 안무 약 30개를 다 익혀야 했다. 하지만 무대에 오르면 부담과 피곤이라는 변수는 없어지고 즐거움이라는 절대값만 남는다.

엠버는 "아무래도 콘서트 자체가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이라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다"며 "팬들과 노는 분위기라 좋다. 6, 7년은 짧지 않다. 공연장 안에서 라이트 스틱을 들고 있는 팬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렇게 많이 기다려준 것에 대한 감사함과 함께 뿌듯함이 든다"고 눈을 빛냈다.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라차타' 같은 데뷔 초기의 곡들을 선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쑥스럽기도 했다. 엠버는 그러나 "막상 보여주니까 재미있더라. 옛날 생각도 나고"라며 웃었다.

크리스탈(22) 역시 "SM콘서트나 작은 콘서트에서 무대를 몇 분씩 몇 곡씩 짧게 보여줬는데 두 시간 여를 통째로 채우는 것이 처음이라 부담돼 걱정이 많았다"면서도 "무대에 오르니 이내 그 걱정은 사라지고 즐기게 되더라"고 말했다.

루나는 "활동하면서 가장 열심히 했던 준비가 아닌가"라면서 "왜 모든 가수들이 단독콘서트를 행복해하고 열심히 준비하는지 알게 됐다. 이렇게 우리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분들이 많았다는 걸 깨닫고, 열심히 산 보람을 느끼게 됐다. 오늘 마지막 콘서트도 f(x)의 모든 걸 다 끄집어내서 보여주고 싶다"며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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