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대만의 향방과 양안관계를 크게 뒤흔들 것으로 보이는 총통과 입법위원 동시 선거가 16일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 1878만명이 참여해 전국 1만5000여 곳 투표소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투표하며 밤 8시께 당락이 가려질 전망이다.
4년 전보다 69만명 가량 늘어난 유권자의 남녀 비율은 1대1.02이며 연령 분포는 20~40세 37.82%, 40~60세 38.41%, 60세 이상 23.77%다. 129만명이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다. 아무래도 초장년층이 선호하는 야당에 유리한 유권자 구성이다.
투표일 열흘 전인 지난 6일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대체로 민진당 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59) 주석이 국민당 후보 주리룬(朱立倫·59) 주석과 친민당 후보 친민당 쑹추위(宋楚瑜·73) 주석을 20% 포인트 이상 여유 있게 앞서나가면서 판세를 굳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차이잉원의 첫 여자총통 당선이 막판 이변이 없는 한 확실시 되는 배경에는 지난 8년간 마잉주 정부 하에서 중대 관계가 한층 긴밀해졌지만, 국민당 정권이 악화하는 대만경제를 돌보지 않고, 중국의 국익 추구에 지나치게 관용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생각하는 민심의 흐름 탓이다.
이를 간파한 민진당은 중국과의 급속한 접근이 대만의 정체성과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선거전략으로 유권자를 끌어당겼다.
반면 국민당은 그간의 대중 융화정책과 실정에 따른 후유증에나 불안감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대중관계 확대가 대만에 이익이 된다는 호소로 일관해 좀처럼 전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민진당은 8년 만에 정권탈환은 물론 염원하던 입법원 과반수 의석도 처음으로 획득할 기세다. 입법위원 113명 전원을 개선하는 총선에서 현재 40석인 민진당은 과반수인 57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분위기대로 민진당이 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승리하면 민진당의 정체성을 의심해온 중국의 경계심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차이잉원은 중국을 도발하지 않겠다고 언명하지만 당선된 후 계속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진 않을 땐 중국은 먼저 대만에 경제적 비용을 부담시킬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럼에도 차이잉원이 대만독립 성향을 고수하면 중국이 대만의 외교적 고립화와 군사적 위협도 불사하게 되면서 양안관계가 급속도로 경색, 천수이볜 정권 시절로 회귀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