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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굿바이 이상무, 독고탁 아버지…웹툰 꿈 못 이루고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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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팬레터를 쓴 대상이 바로 이상무 선생님이다”(윤태호), “꺼벙이를 따라 그리다 언젠가부터 독고탁을 따라 그렸다”(홍연식), “나도 웹툰을 해야하는데 하셨다. 웹툰으로 독고탁을 만나지 못한 게 참 아쉽다”(이재식 만화·웹툰 발행인)

웹툰작가 윤태호, 홍연식 등 만화인들이 5일 ‘독고 탁’의 아버지 이상무(박노철) 화백의 명복을 빌면서 고인을 추억했다. 1970~80년대 인기 만화캐릭터 독고탁을 탄생시킨 이 화백은 3일 화실에서 작업 중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70.

윤태호는 “진정한 의미에서 ‘순정 만화’를 그리신 분이 아닐까 싶다. 한 번도 직접 뵌 적이 없어서 너무 아쉽다.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홍연식도 독고탁 만화를 기다렸던 초등학생 시절의 아련한 기억을 떠올렸다. “초등학교 시절에 수련장을 산 진짜 목적은 부록으로 준 만화 때문이었다. 당시 이상무 선생님의 독고탁의 새로운 이야기가 수련장에 실렸으니 안 살 수가 없었다. 만화책을 서점에서 사본다는 것은 꿈도 못 꾸던 형편인데 당당하게 수련장을 사서 그 따끈따끈한 만화를 보던 재미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길창덕의) 꺼벙이를 따라 그렸다가 언젠가부터 독고탁을 따라 그렸던 그때 그 추억도 떠올렸다. “‘비둘기 합창’ ‘울지않는 소년’ ‘아홉 개의 빨간 모자’ 등 만화를 동경하던 내게 이상무 선생님의 만화는 그렇게 한 시절의 친구였고 스승이었다. 부디 평안히 영면하시길 빕니다.”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이정헌 편집장은 “어릴 적 독고탁의 마구를 던지겠다고 흉내냈었다”고 회상했다. “챠리킴이 독고탁의 마구 드라이브볼과 더스트볼을 공략했을 때 가슴을 치며 아쉬워하던 동네야구 꼬맹이가 이제 막 마흔이 됐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심이 참, 많이 아쉽다.”

전병진 만화·애니메이션 PD는 한국만화계에서 이 화백의 작가적 위상을 짚었다. “한국만화의 르네상스인 80년대의 꽃을 피우기 위해 꽃망울을 준비하던 70년대를 대표하는 만화가가 이상무이다. 그와 독고탁이 있었기에 80년대와 더불어 이현세와 까치도 존재할 수 있었다.”

만화콘텐츠사 씨앤씨레볼루션의 이재식 대표는 “캐릭터의 힘을 간파한 이 화백의 안목”을 높게 평가하면서 “70세 현역 작가, 독고탁의 웹툰 데뷔를 보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작품은 잊혀도 캐릭터는 남는다고 한다. 허영만 선생의 강토, 이현세 선생의 까치조차 캐릭터가 흐려진 것을 보면, 독고탁 캐릭터는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한국만화걸작선 고전복간만화로 이 화백의 ‘달려라 꼴찌’가 선정되면서 이 대표는 이 책의 편집과 판매를 맡았었다. “당시 웹툰에 대해 이것저것 물으셨다. 그러시면서, 나도 웹툰을 해야 하는데… 하셨다.”

작년 2월 책이 출간되고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는데 웹툰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행사 이후 이어진 식사 자리에 장태산 선생님께 웹툰에 대해 또 자세히 물었다. 선생님이 화실 책상에서 작업 중에 돌아가셨다고 했는데, 웹툰에서 독고탁을 그리고 싶었던 걸로 보인다. 70세 현역 작가, 독고탁의 웹툰 데뷔를 보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다.” 60대인 장태산 작가는 네이버에 ‘몽홀’을 연재 중이다.

앞서 가수 전인권은 이 화백을 애도하며 페이스북에 “나는 이상무님 만화는 지나친 적이 없다. 한 시대의 정의를 풍자했던 게 틀림없다”고 썼다. 이날 오전 11시 발인식에도 참석한 전인권은 지난달 발표한 신곡 ‘눈눈눈눈’ 뮤직비디오를 이상무가 그려준 그림으로 제작 중이었다. 조만간 이 뮤비를 유튜브에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1946년 김천에서 태어난 이 화백은 1963년 고교 재학시절 대구 영남일보의 어린이 지면에 주 1회 네칸 만화를 연재했다. 이듬해 상경해 박기정, 기준 문하에서 만화를 수련했다. 1966년 ‘여학생’에 연재된 ‘노미호와 주리혜’를 박기준에게 이어받아 ‘이상무’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

이후 1971년 ‘주근깨’에 처음 등장한 독고탁이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늘 무언가 부족했으나 밝은 기운을 지닌 독고탁은 70~80년대 다양한 만화의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주로 스포츠 만화였고, 가족의 가치와 스포츠를 통한 감동과 성장의 드라마를 추구했다. 1980년대 성인 만화 잡지가 탄생하자, 어른이 된 독고탁을 만날 수 있는 ‘포장마차’를 발표하기도 했다.

만화평론가인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박인하 교수는 “이상무 작가는 박기정, 기준 작가의 계보를 이어가는 한국 서사만화의 중요한 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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