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북한 당국이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 전격 취소 나흘째가 되도록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일부 매체는 일부 관련 사진을 삭제하지 않고 있어 배경이 주목된다.
1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를 보면 모란봉악단의 중국 공연을 선전하던 코너를 내리긴 했으나 일부 관련 사진들은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있다.
통신은 '대외관계' 코너에 '공훈국가합창단과 모란봉악단 베이징해양관을 참관', '조선예술단체들의 도착소식을 중국의 인터네트(인터넷)망들이 보도', '조선의 국보적이며 관록있는 예술단체들 베이징에 도착'이라는 제목의 사진을 그대로 띄워두고 당시 현장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반면 중국 공산당은 모란봉악단이 평양으로 돌아간 뒤 최휘 노동당 제1부부당과 숭타오 대외연락부 부장이 가진 회담 사진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철수 나흘째가 되도록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철수 배경에 대한 추측도 난무한다.
정보당국에서는 김정은 제1비서를 찬양하는 공연 내용이 문제가 돼 갈등을 빚다 철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수소폭탄' 발언이 문제가 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밖에 지난 10월 류윈산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의 방중을 계기로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추진한 북한이 11월 말 공연을 희망했으나 대관 문제로 연기되면서 북한 내부의 애도 기간과 겹쳐 불가피하게 철수하게 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실장은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후계자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 '수령에 대한 충실성'이기 때문에 김정은도 어쩔 수 없었다"며 "내년 2월 초 설 이후 모란봉악단의 방중이 재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한 당국자는 모란봉악단의 철수 이후 양국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공연 취소가 양국 간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특히 북한은 다음 기회를 도모하기 위해 문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