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새정치민주연합 이용득 최고위원의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거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11일 최고위에서“박 대통령은 어찌 된 건지 출산이나 제대로 알고하시는 말씀인지, 누리과정 예산은 안 된다고 하면서 신혼부부에게는 10만 채 넘는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하고 대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를 하고, 또 출산시키기 위해 노동개혁을 하겠다고 하니 속된 표현으로 동물이 웃을 얘기”라고 박 대통령을 원색 비난했다.
그는 특히 “아무리 결혼 안 해보고 노동 안 해보고 이력서 한번 안 써본 대통령이지만 밑에서 써주는 글만 읽어대는 사람이 아니라 가슴이 있는, 이해할 줄 아는 착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미혼인 박 대통령을 비꼬는 발언까지 했다.
새누리당은 즉각 “여성 비하 발언”이라며 공식 사과와 최고위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소위 “애 낳아봐야” 발언의 원조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 그때도 공격 대상이 박 대통령이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2007년 1월 20일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명박 후보는 대전에서 이뤄진 한 특강에서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있고, 고3을 4명 키워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문제의 발언을 했다. 누가 봐도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박근혜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에 박근혜 캠프는 “여성 비하 발언”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급기야 박근혜 후보가 직접 나서 “제가 검증얘기를 하니까 저쪽에서는 그럼 네거티브하자는 얘기냐고 나왔다”면서 “애를 낳아보지 않는 사람이 보육 말할 자격있냐, 여자라 안된다 시기 상조다. 이런거야 말로 네거티브라고 생각한다”고 이 후보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박 후보는 “그런 논리대로 얘기하자면 남자로서 군대 안갔다 오면 군 통수권자 될 수 없다는 거냐고 논리 전개될 수밖에 없지 않냐”며 이명박 후보의 군면제 문제를 거론했다. 이처럼 “애 낳아봐야” 발언 논란은 한동안 정치적 공방 거리로 비화됐고, 또다른 대선주자였던 원희룡 후보는 “애들 싸움같다”고 혀를 차기도 했다.
이명박 후보는 이후 보도자료를 내고 “그 발언은 국정에 있어 경험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과거 서울시장 시절에 있었던 일을 예로 들었던 것”이라면서 “2-3년 전부터 강연을 통해 저출산과 관련한 대목에서 여러 차례 같은 얘기를 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한 것으로 비쳐졌다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박근혜 후보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공개 사과 이후에도 여러차례 사석에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자신이 해당 발언을 한두번 한것도 아닌데 갑자기 박근혜 후보와 이 발언이 엮이게 됐다는 푸념이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서울시장 퇴임 후 전국 특강 투어에서 심심찮게 “애 낳아봐야” 발언을 해왔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날 언론에서 이 발언을 문제삼고, 박 후보가 자신에 대한 역공 소재로 삼았다는 억울함의 토로였던 셈.
더 재밌는 사실 하나. 이날 “애 낳아봐야” 발언을 한 이용득 최고위원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한국노총 위원장 자격으로 ‘MB 지지’를 공개리에 선언했던 인사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