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국경에서 난민 시위가 확산하면서 그리스 정부가 유럽연합(EU)에 국경 관리 지원을 요청했다고 BBC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그리스 이도메니 인근에서 모로코 출신의 20대 남성이 경찰과 대치하다 숨지는 일이 벌어지면서 난민들의 시위는 더욱 격렬해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국경을 지나는 열차 위로 기어 올라갔다가 고압 전선을 만져 감전사했다. 남성의 죽음에 분노한 난민들이 시위하자 경찰은 최루가스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마케도니아 등 발칸반도 국가들은 올 들어 난민 문제가 심각해 지자 분쟁을 피해 도망친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난민들만 수용하겠다고 발표해 여타 난민들의 반발을 샀다.
현재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국경에는 5000명 가량의 중동·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이 체류 중이다. 전날 밤사이 시리아, 이라크, 아프간 난민 43명이 탄 버스가 도착해 국경 통과를 대기하고 있다.
유럽국 내무장관들은 오는 4일 그리스 국경에서 유럽행 난민 유입을 통제할 방법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회담할 예정이다. EU 국경관리기관 프론텍스(Frontex)는 앞서 그리스 정부에 난민 구호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부 유럽국들은 그리스가 국경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해 난민 위기를 심화시켰다며 그리스를 솅겐 조약(EU 회원국 간 자유 왕래 보장)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스가 국경 관리에 필요한 EU의 지원을 고의적으로 거부해 난민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그리스 정부는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리스는 바다를 사이에 놓고 터키와 중동을 마주보는 지형 탓에 유럽행을 원하는 난민들의 집결지가 됐다. 난민 대다수는 발칸 반도를 거쳐 북유럽으로 이동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난민 위기 가중으로 발칸 반도 국가들이 국경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순찰을 강화하면서 난민들의 유럽 진입은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다.
올해 그리스에는 6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정부는 난민 문제 관리를 위해 10억 유로(1조 2653억원) 가량을 투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