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맑음동두천 1.1℃
  • 구름조금강릉 6.6℃
  • 맑음서울 1.5℃
  • 맑음대전 3.9℃
  • 구름많음대구 3.4℃
  • 흐림울산 5.0℃
  • 구름조금광주 4.3℃
  • 흐림부산 5.4℃
  • 구름조금고창 3.7℃
  • 구름많음제주 6.8℃
  • 맑음강화 0.0℃
  • 맑음보은 2.9℃
  • 구름조금금산 3.3℃
  • 구름조금강진군 4.8℃
  • 흐림경주시 3.3℃
  • 구름많음거제 5.3℃
기상청 제공

사회

세살부터 여든까지 ‘리더십 열풍’

URL복사
대통령 선거 앞두고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리더십 부재’라는 소리가 무색하도록 리더십 강좌나 리더십 서적이 유행하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 대한민국은 리더십 강박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리더십 키우기 열풍이 뜨겁다. 이 가운데서도 최근 대선 분위기를 타고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은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직장인부터 어린이까지 너도 나도
리더십 교육은 한때 정치인이나 CEO들만을 위한 교육으로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직장인, 대학생, 주부, 어린이와 청소년까지 가릴 것 없이 리더십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과거 리더십은 힘 있는 목소리, 결단력, 카리스마로 상징되었다면 요즘에는 자신감, 대인관계,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의미가 됐다. 따라서 리더십은 조직 생활의 필수적 능력으로 취급되는 분위기다. 직장 내 인간관계를 조화롭게 꾸려나가는데 있어서 리더십의 역할이 부각되기 때문. 예전과 같은 조직 내 규율과 서열관계로 해결하기 힘든 인간관계의 다면화가 이 같은 경향을 더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교육을 실시하는 곳이 늘고, 개인적으로도 리더십 스쿨을 찾는 직장인들도 많아졌다. 당연히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리더십을 중요하게 본다.
대학이 리더십 교육에 앞장서게 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각 대학에서는 리더십 관련 강좌를 개발해 취업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이제는 리더십 강좌가 없는 대학은 찾기 힘들게 됐다.
입시에서 리더십을 주요 전형요소로 활용하는 대학들도 늘고 있다. 작년에는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등 27개 대학이 임원 경력을 지원자격으로 학생부 비교과 영역 우수자를 우대하는 1천7백여명의 신입생을 선발했다.
부드러움과 친화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여성 리더십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여성리더십 스쿨도 인기다. 기업체 여성 임원, 여성 고위 공직자는 물론 주부들마저 여성 리더십 강좌에 몰려 신설 강좌마다 수강생이 넘친다.
방학 이용 학생 캠프 몰려
최근 리더십 교육의 가장 특이 사항은 연령대가 점차 낮아진다는 점이다. 청소년이나 초등학생의 리더십 교육이 대중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 자녀 가정이 늘면서 자녀에게 온갖 정성을 쏟아 붇는 부모들이 늘고, 그 부작용으로 ‘나약한 요즘 아이들’이라는 개념이 확산되면서 리더십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는 부모들이 많다. 자녀가 학교에서 회장이나 반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리더십 교육에 욕심을 냈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경쟁시대를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과 사회성을 길러 주기 위해 리더십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부모들이 많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교육 방식이 여름과 겨울방학을 이용한 단기 캠프 교육이다. 청소년 리더십 전문교육을 10년째 진행하고 있는 인성스쿨 지영수 본부장은 “최근 3~4년 전부터 청소년 리더십 교육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더니, 지금은 선착순 접수를 받을 정도로 많은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되었다”라고 밝혔다.
한국청소년캠프협회 유제천 이사는 “방학기간 중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리더십 전문교육기관이 적다 보니, 자녀를 보내고 싶어도 조기에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또한, 각종 출판사는 리더십의 아동 및 청소년 교육서를 펴내며 이 같은 열기를 확인시키기도 했다.
숙명여대 테크노경영대학원의 문형남 교수는 “리더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에 의해 누구나 될 수 있는 것”이라며 “학생 때부터 리더십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리더십은 일반인, 대학생 뿐 아니라 초등학생 때부터 교육해야 한다”며 리더십 교육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등 주의’의 또 다른 모습
하지만 리더십 열풍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의무적으로 리더십 교육을 강요당하고 있는 현실에 착잡한 심정을 표하는 사람도 흔히 볼 수 있다. 여성창업과 마케팅 분야의 저서를 준비 중인 김정연 씨는 “조직원 모두가 리더가 되어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는 없다. 수많은 무리 중 리더의 위치는 단 한 사람이며 그 한 사람은 지시에 따라 일을 진행할 사람이 있어야 존재하기 때문이다”며 리더십 콤플렉스를 비판했다.
리더십에 대한 강박증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면서 리더십 열풍이 재생산되는 측면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돈 되는 책만 내놓는 요즘 출판계의 동향은 현대인의 콤플렉스를 가장 민첩하게 파악한다. 리더십 서적의 수만큼 리더십을 키워야 한다는 조바심에 현대인들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더십 학원이나 캠프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리더십은 이미 긍정적인 인간관계와 자아발전의 틀을 넘어 하나의 상업적 시스템으로 편입되고 있다. 그 같은 시스템은 또 다른 강박증을 재생산, 확산하기도 한다.
이는 IMF 이후 경제지도가 바뀌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사회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기도 한다. 언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걷는 직장인들이 최근 회사와 사회가 원하는 자기개발에 목을 맬 수밖에 없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뭔가를 수강이라도 해야’ 마음의 안식이나마 찾는 형편인 것이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에 취업을 걱정해야 할 대학생 또한 영어 학원을 다니고, 연수를 가는 것처럼 필수 코스로 리더십 교육을 자신의 ‘스펙’을 보강하는 한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다.
모두가 리더이지 않는 현실에서 리더십 교육을 모두가 받는 것은 한국인들을 항상 쫓아다녀온 ‘1등 주의’의 연장선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상적 리더십에 대한 열망이 최근 정조 신드롬을 낳고 있고, 이 같은 사회적 이상을 따라가야 한다는 조급증이 리더십 교육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하면 리더십에 매진하는 요즈음의 분위기가 달갑게만 받아들이기 힘들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