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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 이 선량한 배우에게서 악마 끌어내다…신의한수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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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동그랗고 어려보이는 얼굴, 웃을 때 예쁘게 휘어지는 반달눈, 다정다감한 말투와 목소리의 탤런트 김호진(45)의 뒷모습이 무섭다.

그는 MBC TV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극본 손영목 차이영·연출 김상협 김희원)에서 '강일주'(차예련)의 남편 '권무혁'을 연기하고 있다. 언론사 사주의 아들로 여린 감성에 아내에 대한 순정까지 모두 갖춘 완벽한 남자다.

이 정도 남자면 '강일주'의 정략결혼은 성공적인 것이라고 판단할 무렵, '권무혁'은 광기어린 모습을 드러낸다. 세탁물에 붙어 있는 아내의 머리카락을 소중히 모아 책에 끼우고, 다른 사람의 머리를 꽃병으로 내리치고, 아내를 성폭행하려고 하는 데다 심지어 '진형우'(주상욱)를 죽이려 든다.

김호진이 '권무혁'의 이런 행동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사랑이다. 결국 이 모든 행동이 다 아내를 지독하게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랑이 집착이 돼 버린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됐을 때 어느 정도까지 갈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잖아요. 무혁이는 혼자만의 사랑이 커지다보니 더 집착하게 되고 그게 이런 행동으로 표현이 되는 게 아닐까."

그래서인지 '권무혁'의 악행은 어딘지 서툴다. 아내를 성폭행하려던 것도, '진형우'를 죽이려던 것도 미수에 그쳤고, 아내를 향한 이 정도 집착은 부부가 서로 사랑했다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주먹을 휘두를 때도 정확한 펀치보다 달뜬 숨으로 표현하는 감정이 앞선다.

 "무혁이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처럼 비춰지는 게 싫었어요. 얘는 되게 똑똑하고 계산적인 사람이 아니라 감정으로 움직이는 사람이거든요. 원래 싸움을 잘하고 누구를 죽이고 이런 애도 아니고요."

 '권무혁'의 마음을 순수한 사랑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배우 김호진이 '권무혁'으로 연기인생의 어떤 전환점을 맞았다는 점이다.

김호진의 '권무혁'이 더욱 낯설고 소름끼치게 느껴지는 것은 그동안 김호진이 순수하고 착하고 바른 남자로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차곡차곡 성실히 쌓아 왔기 때문이다. 믿었던 김호진의 나쁜 짓은 시청자에게 더 큰 충격을 줬고 훌륭한 반전을 만들었다.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에도 등장하지 않았을 만큼 "김상혁 PD가 그냥 숨어 있으라고" 했던 이유다.

1991년 KBS 탤런트로 데뷔했을 때 "저런 순진한 얼굴로는 악역을 해야 된다"고 했던 드라마 PD들의 예언 같은 말이 14년이 지난 지금에야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한 하나의 큰 이미지만 기억하고 '노란 손수건' '세상 끝까지' 같은 드라마에서 했던 악역은 소모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오랜 연기생활을 하면서 정체돼 있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권무혁'의 힘을 표현할 수 있는 지금 연기할 수 있게 된 게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더 무섭게 생겼거나, 나이가 들었으면 그 쫄깃함이 떨어졌을 것 같아요."

14회까지 방송된 '권무혁' 캐릭터의 관건은 수위 조절이다. 한 대 더 때리거나, 한 번 더 응징하거나 혹은 일련의 악행을 개연성 없이 뚝딱 마무리하면 자칫 막장극으로 치달을 수 있다. 그 키는 김호진이 쥐고 있다.

 "자칫하면 정말 극으로 갈 수 있는 인물이라서 어느 정도로 보여줘야 할지 정하는 게 좀 힘들었어요. 초반에는 PD와 상의도 많이 했고, 지나친 부분은 좀 덜기도 했고요. 50부작이기 때문에 끝까지 지금만큼의 임팩트를 유지하면서 잘 가려면 욕심을 버리고 힘을 빼야 된다고 생각해요."

 '권무혁'이라는 인물의 끝은 결국 사랑의 끝이다. 김호진의 목표 역시 이 집요하고 광기어린 사랑의 결말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것이다. 시놉시스 상에는 '모든 걸 권무혁이 다 안고 간다'고 돼 있다. '간다'는 말이 떠남인지 죽음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는 김호진도 아직 모른다.

 "사람마다 사랑이 완성되는 것의 의미가 다 다를 수 있잖아요. 짝사랑으로 끝나도 완성이라고 할 수 있고, 내 것이 될 수 없다면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권무혁이 하는 사랑의 완성은 어떤 것일지 저도 궁금해요. 마지막 회 대본을 봤을 때 그 과정을 잘 걸어갔다면 제 '인생드라마'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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