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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식에 대한 오해와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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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오해와 편견


풍부한 문화적 지식 돋보이는 ‘음식, 그 상식을 뒤엎는 역사’


국인의
상징인 매운맛은 사실 그 역사가 불과 200년밖에 되지 않는다. 1613년에 집필된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따르면 고추는 처음에 독초로
인식됐다. 고추를 먹고 목숨을 잃은 사람이 많았던 것. 18세기 초가 돼서야 고추가 요리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스파게티의 기원이 중국이라는 사실도 뜻밖이다. 요리분포도와 문서에 따르면 중국의 면이 실크로드를 따라 이탈리아로 건너가 스파게티가 됐다.
국물이 많은 동아시아의 국수 같은 형태가 아닌, 버터와 치즈로 버무린 스파게티가 발달한 것은 이탈리아인들이 당시 손으로 음식을 먹었기 때문이다.


유럽인들이 개를 먹지 않은 것은 단지 개에 대한 사랑 때문만은 아니다. 원래 육식동물인 개는 고기의 공급원으로서는 효율성이 떨어졌고,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쇠고기나 돼지고기가 충분히 공급되었으므로 굳이 개를 먹을 필요가 없었다. 반면,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육류가 항상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흔한 개가 단백질 공급원으로 제공됐다.

그밖에 미국에서 패스트푸드가 발달한 이유, 음식 금기와 관련된 미신의 근거, 힌두교가 소를 신성시하는 이유, 이슬람교가 돼지고기를 금지시킨
배경, 식사 방법과 식기에 감추어져 있는 문화사 등 이 책은 음식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일본의 여행잡지 기자 출신인 저자 쓰지하라 야스오는 비교문화와 세계의 풍속에 대한 다채로운 지식을 동원해 음식을 매개로 세계사와 문화사를
읽는다. 저자는 책 서장에서 “풍요로운 식생활이란 다양한 문화와의 접촉이나 자극에 의해 탄생하는 것이고, 그런 배경과 문화의 축적을 검증하는
작업 없이 음식을 거론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군것질 거리처럼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는 것은 이 책의 장점이지만, 단편적인 지식이 나열되는 수준이기 때문에 음식 문화에 대한 깊은 고찰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먹거리 읽으면 인류가 보인다


최근 음식 문화 관련 서적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음식혁명’을 기획한 시공사의 유영준씨는 이 같은 현상을 “개인적인
것에 대한 관심의 하나”라고 지적한다. 건강과 취미 등 사적 영역이 주목받는 시대에 음식의 개념 또한 변했다는 것.

“단순히 먹어서 배부른 식품에 불과했던 수준에서 벗어나 문화행위로 인식하는 추세”라고 유씨는 강조한다. 현대인들은 음식의 기원과
문화적 배경을 연구하는 매니아적 성향이 강하고, 음식을 외국과 교류하는 코드로 생각하기도 한다. 유씨는 “방송매체 등에서 다양한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며, “출판계에 음식문화 서적 열풍은 대중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근래 간행된 음식 관련 서적 중 특히 주목받은 것은 ‘고기-욕망의 근원과 변화’(난 멜링거 지음/해바라기)다. 육식에 대한 찬반이
아닌 육식이 사회적 행동 양


식을 변화시킨 형태에 대해 관련 사진자료와 함께 서술했다. ‘음식혁명’(존 로빈스 지음/시공사)은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저자의
영향력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책이다.

음식과 관련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음식문화 인문서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사서. ‘먹거리의 역사’(마귈론
투생 지음/까치글방)가 인류의 식습관과 음식에 얽힌 일화들을 과학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제시한 서적이라면, ‘공자의 식탁’(장징
저/뿌리와이파리)은 중화요리에 얽힌 중국의 역사와 사상을 담은 책이다. 그에 반해 ‘키친 컨피덴셜’(앤서니 보뎅저/문예당)은
‘주방속 비밀’을 폭로한 독특한 내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의 음식 문화에도 관심이 있다면 ‘한국음식용어사전’(전희정 지음/지구문화사)이
볼만하다. 사전 형식으로 집필되었지만, 한국문화와 음식의 연관관계를 읽을 수 있어 음식 문화에 관심 깊은 독자를 위한 인문서적으로도
손색이 없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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