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8.5℃
  • 흐림강릉 13.6℃
  • 서울 9.0℃
  • 대전 8.3℃
  • 박무대구 6.3℃
  • 흐림울산 13.6℃
  • 구름많음광주 12.1℃
  • 흐림부산 16.4℃
  • 구름많음고창 16.1℃
  • 구름많음제주 17.9℃
  • 흐림강화 10.1℃
  • 흐림보은 5.9℃
  • 흐림금산 6.2℃
  • 구름많음강진군 10.0℃
  • 흐림경주시 9.0℃
  • 흐림거제 11.9℃
기상청 제공

문화

경쾌한 붓놀림 정겨운 산하

URL복사



경쾌한 붓놀림 정겨운 산하


화폭 그득히 피어나는 아! 내고향



그는 붓을 사랑한다. 새까만
먹물을 가슴 그득히 품은 붓을 하얀 종이 위에 물흐르듯 놀리노라면, 화폭에는 어느샌가 꿈처럼 정겨운 고향 산하의 모습이 점이되고 선이되어
나타나곤 했다.

이럴 즈음이면 자신이 그린 그림에 스스로 취해 그의 얼굴 가득히 미소가 피어 오른다. 늘 그랬다. 화폭 하나 가득 때로는 경쾌하게 더러는
섬세하게 터치된 붓놀림 뒤로는 늘 유현한 먹물의 농담이 배경으로 깔렸고, 무심한 촌부 한두명은 나름대로의 역할로 등장하곤 했다.

원륜 이중환(元崙 李中煥, 67)의 산수화를 두고보면 보는 이 자신이 그림 속으로 들어가 점이되고 선이되고 산수가 되면서 그림속의 주인공으로
동화되어 버린다. 그만큼 40여년동안 붓 한자루에 삶을 맡겨온 원륜 이화백의 산수화는 그 자체만으로 우리네 삶과 자연을 그대로 승화시켜
왔다.


○ 원륜 이중환 화백은○

한국의 대표적 재야작가로 지금까지 한곳에서 살아온 이 화백. 그가 본격적으로 붓을 잡고 전라남도 광주에서 평생 터를 닦아온 스승 의제 허백련화백
밑으로 들어간 것은 군에서 갓 제대한 그의나이 26세 무렵이었다.

한국의 서정적 산수와 향토색 짙은 삶을 화폭에 담아 내고 있는 그의 화풍은 바로 스승인 의제 허백련 화백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라 해도
틀림이 없으리라. 남농 허건화백과 함께 우리나라 남종화의 큰 맥을 이루고 있는 스승의 남도적 체취를 그의 역동하는 붓질로 화폭에 옮겨 놓음으로써
그만의 한국적 향토색을 또 다르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이 화백인 것이다. 비록 한국의 자연을 서정적 풍광으로 간결하게 그려냈다 하더라도
그의 그림 가운데 흐르고 있는 생명력과 한국인만이 느낄수 있는 본원적 감성은 결코 숨겨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무르익을대로 익은
예술적 경지에 다다른 작금, 원륜의 작품 세계는 장식적 흔적이나 설명적인 붓놀림이 크게 생략되어 있다. 그 결과 그의 화풍은 더욱 함축적이고
명료해져 이제는 우리네 산수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내는 한국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갔다 하겠다.

“크게 생각하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우주적 세계의 혼돈 속에서 이제는 내가 살고있는 현실세계의 질서 속으로 눈을 돌리고 가장 한국적인 풍광을
있는 그대로 담아 내고자 합니다. 오직 우리한국인만의 정서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과 작품을 통해 교감을 나누고 싶기 때문이지요.”

젊은 시절의 활달하고 즉흥적인 붓터치에서 이제는 고향으로 돌아와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부드러운 붓질, 그로부터 오는 선의 흐름과 극히
향토색 짙은 근간의 작품속에서 이제는 원숙의 경지에 다다른 작가의 기량을 한껏 느낄수 있음이다.

한국미술대전 · 제2회 신미술대전·아시아미술문화초대전(일본)·한국미술대상전 초대작가·범태평양 미술 서울대전(10개국 여의도 63빌딩)·롯데호텔
개관기념 개인전 등 20여년 전의 수상경력으로부터 최근 제2회 민족문화예술대상까지 100여회의 입상과 40여년간 한국화·산수화·문인화 등을
그려온 그의 작품활동은 가히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경지를 이루고 있다.



○ 이제는 자신만의 세계로○

최근 10여년동안 그는 화두로 추구해온 우리의 토속적 산천을 그렸으나 어느 구체적 풍광을 담아내지는 않고 있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한국의 실경이 아닐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극히 관념적 표현은 더욱 아니며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본듯한 우리의
정겨운 산하임에 틀림이 없다. 바로 우리가 두고 온 고향이며 어딘가에 있음직한 우리의 산하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그림은 우리에게
친근하면서도 너무나 익숙하게 다가오고 있으며, 한국인만이 느낄수 있는 감흥과 여운이 있다.

이제 지나온 모든 세월을 안으로 갈무리하고 젊은 시절 붓끝으로 튀어 오르는 거칠음과 대담함은 생략한채 좀더 유현함과 부드러움으로 남은 시공을
메꾸어야 함이 그에게 남은 과제이리라.

조용하고 담백하면서도 화폭 가득히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먹의 농담과 선의 흐름이 새벽 안개처럼 그윽한 분위기로 자연스레 표출되어야 할 것이다.


불광동 허름한 산아래 동네의 한켠에서 오늘도 붓을 잡고 있는 그는 결코 칠순 노인이 아니었다. 돌아보면 굽이굽이 지나쳐온 세월의 흔적들,
이들을 붙잡고 있지 않고 머지 않은 시기에 그 밟아온 발자취를 모아 또다른 비상을 꿈꾸는 그의 동안은 영원한 20대의 청년이었다.


강원지역본부/ 김승호 기자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