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한선수와 만난 마이클 산체스(이상 대한항공)가 지긋지긋한 세터 고민에서 벗어났다.
산체스는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예전보다 한선수와 훨씬 호흡이 잘 맞는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2013~2014시즌 V-리그에 입성한 산체스는 세 시즌째 대한항공에서 뛰고 있는 장수 외국인 선수다.
하지만 출중한 공격력에 비해 세터복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동안 수많은 세터들이 산체스와 호흡을 맞췄지만 그의 구미에 맞는 공을 배달하는 이는 끝내 찾지 못했다.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가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하면서 산체스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산체스는 "토스가 안정적으로 온다. 어느 방향으로 공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공격하기 편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선수는 안정적인 세터인데다 기술도 있다"며 동료를 치켜세우는 일도 잊지 않았다.
지난 2년에 비해 훨씬 편하게 공격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정작 성공률은 높지 않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은 그의 비상을 가로 막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산체스는 16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공격 성공률은 팀 평균(51.61%)보다 훨씬 낮은 36.66%에 머물렀다.
팀이 3-1(18-25 25-21 25-21 25-21)로 이기긴 했지만 산체스로서는 만족하기 어려운 수치다. 김종민 감독은 "지금의 공격력을 보인다면 다음부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산체스는 "감독님 말씀이 다 맞다. 한국에서는 용병이 한 명이라 용병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려고 한다"면서 "용병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많이 난다. 최대한 코트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다행히 허리 상태는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웠던 산체스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체중까지 확 줄였다.
산체스는 "부상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전보다는 훨씬 좋아졌다"면서 "허리가 좋아질수록 더욱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