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호텔롯데 상장 작업 과정에서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이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커졌다.
현행 상장규정 시행세칙에는 지분 5% 이상을 소유한 주주가 보호 예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현재 광윤사 지분 51%를 확보함에 따라 광윤사를 통해 호텔롯데 지분 5.45%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다.
만약 신동주 회장이 광윤사 지분 보호예수에 반대하면 상장 심사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신동주 회장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신동주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 작업 추진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까.
신동주 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텔롯데 기업공개는 필요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롯데그룹 계열사간 순환출자고리를 100%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호텔롯데의 상장은 반대하지 않지만 경영권 분쟁 과정이 끝난 뒤에 상장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나 다름없다.
신동주 회장의 이런 의지에 맞춰 SDJ 코퍼레이션 측도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반대 의사와 이를 위한 방법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측에서는 신동주 회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상장 심사를 통과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상장 심사에서는 매출액, 영업이익과 함께 기업의 투명성과 안정성 등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까다로운 상장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결국 호텔롯데가 원만하게 상장작업을 끝내기 위해서는 광윤사의 지분율을 낮추거나 해외 상장 추진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다만 해외 상장은 또 다시 국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공산이 커 현재로서는 추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호텔롯데를 상장은 계획에 따라 무조건 진행한다"며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서 일본 지분을 축소시키고 주주구성을 다양화해서 그룹의 전반적인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이 강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 작업을 이르면 11월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정 등을 이유로 12월 말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롯데 면세점 수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면세점 사업을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만약 롯데가 서울시내 2곳(소공점, 월드타워점)의 면세점에서 수성을 하지 못할 경우 호텔롯데의 기업 가치는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호텔롯데 상장을 서둘러 진행했다가 면세점 수성을 못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뭇매를 맞을 수 있다. 특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6조6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도 마련할 수 없다는 점은 뼈아프다.
면세점 2곳을 모두 수성을 한 뒤 호텔롯데의 상장을 진행할 경우 적정 시가총액을 확보할 수 있다.
금융업계는 호텔롯데의 적정 시가총액을 12조77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면세점 영업가치 7조4150억원과 투자자산가치 5조4280억원을 합산한 수치다.
계산대로 된다면 롯데는 면세점 수성과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마련된 자금을 이용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