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중국이 35년 만에 산아제한 정책인 한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2자녀 정책'을 허용함에 따라 우유가격 하락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전 세계 낙농업계가 돌파구를 찾게 됐다.
13억7000만명의 세계 1위 인구수를 자랑하는 중국은 세계 최대의 분유시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중국의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 중국은 외국산 분유를 선호해왔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분유시장이었던 중국도 올해 경기 둔화로 인해 분유 소비량이 급감, 국제 우유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시장의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는 유제품 거래 플랫품인 글로벌유제품트레이드(GlobalDairyTrade)의 지난 8월 분유가격은 2008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중국은 전 세계 전지분유의 절반 가량을 수입하는 큰 시장이다. 그러나 미국 농무부는 올해 중국의 전지분유 수입량이 40%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기존에 수입된 전지분유의 재고품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2자녀 정책'시행 발표가 나자마자 지난 8월 바닥을 친 분유가격이 이미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30일 보도했다. 그러나 세계 낙농업계의 실질적 수출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최소한 몇 달은 걸릴 것으로 통신은 전망했다.
미국 금융회사인 INTL FCStone의 낙농 분석가인 존 랭케스터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도 2분기에나 분유가격이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랭케스터는 "2자녀 정책으로 신생아 수가 급증하면, 중 장기적으로 분유가격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달 간의 우유가격 하락으로 유럽과 뉴질랜드 등의 농가는 막대한 피해를 봤다. 농부들의 항의시위가 이어지자 유럽연합은 위기에 처한 낙농가에 5억5500만 달러 규모의 긴급 원조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1~9월 뉴질랜드의 중국 전지분유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5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수입물량 하락도 원인이었지만, 러시아가 유럽과 미국으로부터 낙농제품 수입을 금지한 것도 세계 낙농제품 가격 하락을 불러왔다.
중국의 '2자녀 정책' 발표로 낙농업계에 희망이 보이자 유제품 관련 회사 주가도 크게 올랐다. 프랑스 거대 식품 기업인 다농(Danone)주가는 약 3% 상승했다. 중국 분유시장에서 큰 활약을 해 온 스위스의 네슬레(Nestle), 미국의 미드 존슨 뉴트리션(ead Johnson Nutrition)의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