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배구조 투명약속이 지켜질까.
신 회장은 지난 8월 신동주 SJD코퍼레이션 회장 사이에 경영권 다툼이 악화되자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를 상장하고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구조 전환을 검토키로 했다.
하지만 어떤 계열사를 상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공개(IPO)를 나선 호텔롯데뿐만 아니라 롯데리아, 롯데카드, 우리홈쇼핑 등 롯데그룹의 비상장 계열사 20곳이 상장을 위한 재무요건을 충족했다.
롯데그룹 측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계열사 상장을 약속했으나 구체적인 계열사는 알리지 않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서는 자기자본이 300억원 이상이면서 최근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3년 평균 7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또 최근 사업 연도 영업이익과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을 시현해야 한다.
아울러 최근 사업연도 이익액 30억원(최근 3년 합계 60억원 이상)과 최근 사업연도 자기자본이익률(ROE) 5%(최근 3년 합계 60억원 이상), 대형법인(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의 경우 최근 사업연도 ROE 3% 혹은 최근 이익액 50억원 이상(영업현금흐름+) 등의 요건 가운데 한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81개 계열사 가운데 단 8개만 상장을 시킨 것으로 드러나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은 "롯데그룹은 지난 8월10일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를 연말까지 상장시키겠다고 발표했지만 비상장 계열사를 어느 정도까지 상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바 없다"며 "상장 요건을 충족하는 계열사들을 가능한 빨리 상장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국민들께 고개 숙여 약속해 놓고 어물쩍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더 실망하기 전에 지난 8월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 및 투명성 제고 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형제간 진흙탕 싸움에 신 회장은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해 지난 8월26일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 8월 경영권 분쟁에 대한 대국민 약속에서 투명 경영을 위해 그룹 순환출자 고리 80% 이상 해소를 다음달 말까지 시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순환출자 해소 작업을 이달 말까지 앞당겨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롯데그룹은 27일 호텔롯데가 롯데쇼핑 등 3개 계열사 보유 주식을 매입해 209개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지난 8월 신 회장이 사재 출연으로 롯데그룹 계열사 주식 매입으로 140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롯데그룹의 기존 416개 순환출자 고리 가운데 349개(83.9%)를 없애게 됐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이 보유하고 있던 롯데알미늄 주식 12%, 한국후지필름이 보유하고 있던 대홍기획 주식 3.5%, 롯데제과가 보유하고 있던 한국후지필름 주식 0.9%를 매입했다. 호텔롯데가 3개사로부터 매입한 총 주식 수는 12만 7666주, 총 매입 금액은 1008억원이다.
나머지 순환출자 고리는 앞으로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전환 체제로 가면서 해소될 전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나머지 순환출자 고리 해소는 TF에서 중장기적으로 추진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더욱 간결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