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취재단]광산에 간다며 집을 나섰던 아버지는 네 살배기 둘째 딸의 "아빠 (갔다가) 또 와"라는 말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백수(白壽)를 앞둔 아버지는 북한 황해도에 남겨둔 어린 딸의 마지막 인사를 평생 잊지 못했다.
이산가족 2차 상봉에 참여하는 남측 방문단 중 최고령자인 구상연(98) 할아버지는 65년 만에 만나게 될 두 딸 승옥(71)·선옥(68)씨에게 선물할 꽃신을 들고 24일 금강산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9시 집결지인 강원도 속초의 한화리조트를 출발한 2차 방문단 90가족 254명은 오전 11시 북측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남측 상봉단은 인민군 1명이 소총을 들고 상황을 주시하는 등 다소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도 큰 문제 없이 CIQ를 통과했다.
남측 방문단 중 최고령자인 이석주(98) 할아버지는 북측 CIQ에서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북녘땅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현실에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고 한탄했다. 북에 사는 남동생을 만날 예정인 한원자(92) 할머니는 함께 온 딸에게 "언제 만나?"라고 계속 묻기도 했다.
북측 CIQ를 통과한 2차 방문단은 낮 12시40분에 금강관 관광특구에 위치한 온정각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오후 3시30분부터 있을 단체상봉을 준비했다.
남측 방문단은 오후 3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금강산호텔에서 60년 넘게 꿈에 그리던 북측의 부모와 형제·자매, 친척 등을 만난다. 북측에서는 188명이 이번 상봉행사에 참여한다.
곧이어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금강산호텔에서 2시간 동안 함께 저녁을 먹으며 혈육의 정을 나눌 예정이다.
이산가족 상봉행사 둘째 날에는 외금강호텔 및 금강산호텔에서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단체상봉이 각각 2시간씩 이어진다.
이번 상봉행사의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이 진행된다. 앞선 제19차 이산가족 상봉행사까지는 작별상봉 시간이 1시간이었으나, 이전 행사부터는 작별상봉 시간이 1시간 늘었다.
2차 방문단은 셋째 날 작별상봉을 마치고 육로로 귀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