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여야 지도부와의 5자회동에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논란과 관련해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려는 노력이 정치적 문제로 변질돼 안타깝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국민통합을 위해 올바르고 자랑스러운 역사교과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및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및 이종걸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김성우 홍보수석이 전했다.
김 수석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관련한 논의 결과에 대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박 대통령을 비롯해 회동에 참여한 참석자들이 뜻을 같이했지만 국정화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고 정리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 순방 성과를 자세히 설명하고 노사정 대타협에 기초한 노동개혁 입법 마무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을 포함한 각종 경제활성화 법안과 민생법안 처리, 내년 예산안 법정시한 내 처리 등을 여야 지도부와 논의했다고 김 수석은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노동개혁과 관련해 "17년 만에 이뤄진 노사정 대타협인 만큼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노동개혁 5개 법안을 국회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은 우리 아들딸들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부모님에게 안정된 정년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가정경제를 회복시키고 국가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에 3년째 계류돼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들에 대해서도 "지난 9월 원내대표들이 신속한 처리를 합의했고 이견이 있는 부분도 충분히 논의한 만큼 여야 지도부의 결단으로 이번 정기국회 내 반드시 처리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기존에 타결된 한·중, 한·뉴질랜드, 한·베트남 FTA를 국회에서 하루빨리 비준동의해 줄 것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FTA의 경우 발효가 늦어질 경우 하루 약 40억원의 기대수출액이 사라지는 만큼 늦어도 11월 중순까지는 비준동의 절차를 완료해 연내에 발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내년도 예산안을 지난해처럼 법정 처리시한 내에 처리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예산안이 늑장처리돼 제때 집행되지 않으면 서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경제 대도약의 기회도 놓칠 우려가 있는 만큼 국회가 법정시한을 준수하는 전통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모든 이산가족의 명단 교환은 물론,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해야 하며 인도적 차원에서의 남북교류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동을 마무리하면서 박 대통령은 "19대 국회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며 "3년 동안 부탁드린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주고, 서비스산업에 많은 일자리가 있는 만큼 관련법도 꼭 통과를 시켜서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래서 헌정사에 남는 '유종의 미'를 19대 국회가 거둬 달라"고 당부했다.
회동 분위기에 대해 김 수석은 "박 대통령의 미국순방 성과와 경제정책을 비롯한 각종 현안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고 진지한 대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회동이 오후 3시를 조금 넘겨 청와대 접견실에서 시작돼 오후 4시48분까지 진행됐다고 전했다. 당초 1시간30분 정도로 예상됐던 회동이 약 18분 길게 진행된 것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는 청와대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과 현기환 정무수석도 배석했다.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회동은 지난 3월17일 중동 4개국 순방 성과 설명을 위한 회동 이후 7개월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