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와 5자 회동을 갖는다.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회동은 지난 3월17일 중동 4개국 순방 성과 설명을 위한 회동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이번 회동은 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 순항 여부를 내다볼 가늠자가 되는 동시에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를 포함한 정국 향뱡에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촉발된 극한의 여야 대치정국이 이번 회동을 통해 해법을 찾고 정상화돼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탄력을 받을지, 아니면 좁힐 수 없는 입장차만 확인한 채 정국 파행을 부채질 할지가 이번 회동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여서다.
일단 새정치연합측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거듭 반대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터라 이번 회동이 박 대통령과 여당의 바람대로 각종 입법 과제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고 정국 정상화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한 미국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등 핵심 국정과제 완수를 위한 여야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할 전망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민생과 경제 이슈 등이 묻힌 상황에서 이번 회동을 통해 핵심 국정과제 완수를 위한 실마리를 찾아보려는 게 박 대통령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박 대통령은 미국 순방을 통해 한미동맹과 대북 공조 강화 등의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강조하고,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 등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한 국회 차원의 뒷받침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서비스발전기본법, 의료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관광진흥법 등 야당의 반대로 국회에 장기간 계류돼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들의 조속한 처리를 주문하고, 386조7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법정 시한 내에 원안대로 통과시켜 줄 것도 요청할 전망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청년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면서 노동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어렵사리 이뤄낸 노사정 대타협이 결실로 이어지도록 노동개혁 5대 법안의 국회 처리를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올해보다 11조원 가량 늘어난 한·중 FTA 비준이 늦어질수록 하루 40억원의 손해가 발생한다는 점을 들면서 중국, 뉴질랜드, 베트남 등과의 FTA 국회 비준도 촉구할 방침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민생·경제 이슈에 초점을 맞춰 박 대통령을 전력 지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야당이 교과서 문제로 공세를 취할 경우 '좌편향 교과서의 정상화'라는 논리를 앞세워 박 대통령을 적극 엄호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현재 노동개혁, 한중FTA, 예산안 처리 등 민생현안이 산적하고 경제가 어렵고 국민 힘겨운 상황"이라며 "이번 회동이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정쟁회동이 아닌 희망을 주는 민생회동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회동에서 역사교과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같은날 최고위원회에서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는 회동이 될 수 없다면 모든 책임은 박 대통령과 여당에 있음을 밝혀둔다"며 "국민의 요구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중단하고 경제살리기와 민생에 전념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 대통령은 이미 국정교과서에 대한 공식입장 표명을 통해 야당과 진보진영 등의 공세에도 흔들림 없이 정면돌파하겠다는 확고한 뜻을 천명한 만큼 국정화 방침을 거둘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따라서 이날 회동에서는 교과서 문제를 최대한 부각시키려는 야당과 정치 현안 대신 경제와 민생 이슈를 띄우려는 박 대통령 및 여당 사이에 날선 대립각이 형성될 전망이다. 의미 있는 성과 도출 없이 빈 손으로 회담을 끝낼 가능성이 많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