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청와대는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성과에 대해 "한미동맹의 확고함을 재확인하고, 국내외 일각에서 제기됐던 '대중(對中) 경사론' 등의 우려를 불식함으로써 동북아 지역에서 보다 능동적 외교를 전개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가진 미국 순방 성과 브리핑에서 "이번 방미(訪美)시 정상회담을 비롯한 미 지도부와의 만남을 통해 미국의 한미동맹 심화와 한·중 관계 발전에 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뒤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중국 경사론과 관련해 "미국은 한국이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을 원한다. 그리고 우리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주 수석은 "정상회담에서도 한국이 중국과의 '강력한 관계(strong relationship)'를 발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주 수석은 또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우호의 밤' 행사에 존 케리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의 전·현직 고위인사들이 대거 참석하고, 미 국방성 '펜타곤' 방문 당시 공식의장행사 등의 예우가 제공된 것을 한미동맹의 강력함을 나타낸 장면으로 꼽았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관계는 군사, 경제, 인적교류, 과학, 개발, 글로벌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한 토대 위에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고 언급한 점도 상기시켰다.
◆“통일에 대한 국제적 지지기반 확장… 매우 의미있는 진전”
안보 관련 성과에 대해서는 "10월10일 전후로 예상됐던 북한의 전략적 도발이 현실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발을 계속 억제하면서 북핵 문제가 답보 상태인 현 상황을 타개하는 비전과 전략에 대한 심도 있는 협의를 갖는 기회가 됐다"며 "미·일, 미·중, 한·중 및 한·일 등 우리 주변 안보환경의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의 역내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특히 주 수석은 "9월 초 박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에 이어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통일 문제를 주요 의제로 거론했다"며 "이는 통일에 대한 국제적 지지기반을 확장해 나간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인식을 넘어 구체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정상 간 공동인식을 바탕으로 평화통일에 유리한 환경 조성을 위한 한·미 고위급 전략협의 강화 등의 필요한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통일 문제가 다뤄진 비중을 묻는 질문에는 "박 대통령은 늘 북핵이나 북한 인권 등은 결국 평화통일이 이뤄지면 해결되는 것 아니냐고 해 왔는데 그런 맥락에서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말씀하신 걸로 이해된다"며 "독일의 경우 10년이 걸린다고 헀는데 통일이 바로 왔다는 취지의 말씀을 했고 미국은 평화통일을 지지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답했다.
한·미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고위급 전략 협의 강화'를 약속한 데 대해서는 "앞으로 (계획을) 짜야 하는데 그에 맞는,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고위 인사를 택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 수석은 "박 대통령은 우리의 대북정책 등 주요 대외정책에 대한 미국의 이해와 지지를 바탕으로 우리 외교를 더욱 능동적으로 전개해 나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미국이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환영의 뜻을 표하고, 성 김 국무부 부차관보를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지원을 위한) 고위담당관으로 지명한 것도 협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앞으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제고하기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을 강구하고, 그 일환으로 10월28일 동북아 평화협력 정부 간 고위급회의와 11월초 개최 예정인 한·일·중 정상회의를 내실있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수석은 "당초 6월로 예정됐다가 연기돼 이번에 방문했는데 결과적으로 방미 연기가 오히려 잘된 것 아닌가 할 정도로 의미가 컸다"며 "9월초 베이징 한·중 정상회담, 9월말 미·중 정상회담에 이어 11월초 한·일·중 정상회의를 앞두고 개최된 이번 회담은 양국이 강력한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지역 정세 변화를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가 협의하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